[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정용진 지분과 함께 단물 빠진 신세계I&C, 내부거래는 계속된다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정용진 지분과 함께 단물 빠진 신세계I&C, 내부거래는 계속된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5.20 16: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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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I&C, 정용진·정유경 남매 분리경영 직후 내부거래 급증
공정위 지분 매각 요구, 정용진→이마트→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공고
최근 매출 감소 추세, '쓱페이' 빠지고 1조원 사업 무산…화성국제테마파크로 만회
신세계I&C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신세계I&C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신세계I&C는 정용진 부회장 지분이 이마트로 넘어간 후 그룹 내 입지가 약해졌지만, 내부거래 확장을 통해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 유일한 IT 계열사다.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이마트가 지분 35.65% 보유한 자회사다. 사업 부문은 IT 서비스, IT 유통, 플랫폼 서비스로 나뉘며 이마트, 신세계, 쓱닷컴,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등 그룹 내 39개 계열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지 보수 등 SI(시스템통합) 사업을 담당한다.

신세계I&C는 총수일가 중 정용진 부회장 지배력이 가장 큰 계열사였다. 신세계I&C가 코스피에 상장하던 지난 1999년 정 부회장 지분율은 6.18%로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 지분율(3.3%)보다도 2배 많았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입사 4년 만인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상무로 활동하던 32살 때다.

지난 2015년 신세계I&C에서 신세계그룹 통합 결제 플랫폼 쓱페이를 선보이며 신세계I&C를 통한 그룹 온라인 강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신세계I&C 산하엔 ‘S랩’ 조직을 신설해 신규 서비스와 사업 모델 개발, 핵심 솔루션 확보 등 기술 혁신을 내걸었다. 같은 해 정 부회장은 미래 신산업 3조35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신세계I&C 주가는 역대 최고가 22만3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부거래는 특히 지난 2016년 정용진과 정유경 남매 분리경영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1264억원이던 내부거래 매출이 불과 1년 만에 2배 가까운 2255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도 48.4%에서 76.1%로 한 번에 약 30%p 뛰었다. 이후 3년 간 신세계I&C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76%대를 계속 유지했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전권을 쥐면서 이마트 전체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배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남매 분리경영은 정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전량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7.3%)을 정 사장에게 1523억원에 매각하는 동시에 이마트 지분(2.5%)을 정 사장으로부터 1286억원에 사들였다.

신세계I&C의 내부거래 활동은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감시망에 들어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계열사 중에서도 신세계건설, 신세계I&C,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중 신세계I&C 내부거래 비중이 그룹 내에서도 가장 높았다.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던 지난 2018년 신세계I&C가 76.7%로 신세계건설(63.5%), 신세계푸드(31.4%)보다 크게 높았다.

당시 막 취임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 그룹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에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대기업 그룹들에 비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

이같은 김 전 공정위원장 발언 직후 신세계 총수일가는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에 들어있던 지분 전량을 이마트에 매각했다. 이명희 회장 신세계건설 37만9478주와 신세계푸드 2만9938주,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I&C 7만4170주와 신세계건설 3만1896주, 정 명예회장 신세계I&C 4만주를 매각했다.

이는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나쁠게 없었다. 신세계I&C 지분을 잃어도 이마트가 계열사 지배력이 커지면서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된 결과로 이어졌다. 계열사 주식을 취득한 이마트는 신세계I&C 지분율 29.01%→35.65%, 신세계건설 32.41%→42.7%, 신세계푸드 46.1%→46.87%로 늘어났다. 이마트는 “지배구조 단순화와 계열사 지배력 확대를 위해 장내 취득을 통해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10일 신세계I&C 지분을 매각 기준 취득단가 13만5000원을 적용해 100억원에 팔았고 이는 1년 전 가격 57억원에서 2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이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증여 받아 최대주주가 돼 수직계열화를 공고히 했다. 현재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8.56%로 이명희 회장 10.00%보다 높은 상황이다.

정 부회장 지분이 빠진 직후 신세계I&C 내부거래 성장은 멈췄다. 내부거래 비중이 정점을 찍었던 2018년 76.7%에서 72.0%(2019년), 66.5%(2020년)로 줄고 있으며 절대금액도 감소했다.

또 지난해 신세계I&C 사업부 쓱페이를 쓱닷컴에 601억원으로 양도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쓱페이 기업가치가 경쟁기업 NHN페이코의 1/10 수준이라는 점에서 생긴 논란이다. 당시 쓱페이 가입자는 600만명, NHN페이코는 1000만명이었으며 거래액은 각각 2조4000억원과 6조원 규모였다. NHN페이코는 지난 2019년 한화생명보험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약 7350억원 상당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쓱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합작한 회사로 현재 이마트가 지분 50.1%로 최대주주, 신세계가 26.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초 1조원 규모 경기도 하남시 온라인 센터 구축 계획이 6개월 만에 무산된 점도 신세계I&C 발목을 잡았다.

최근 신세계I&C 내부거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마트와의 내부거래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I&C가 이마트를 통해 올린 내부거래 매출은 290억원이었으나, 2분기 383억원 상당의 계약을 이마트와 맺었다. 시스템 구축, 재해 복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등 40건으로 진행되는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신세계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I&C에 이보다 더 큰 기회를 가져다주는 건 국제테마파크 조성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423만㎡ 부지에 IT 기술을 접목한 테마파크, 호텔,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에 들어가는 금액만 4조5700억원 규모로 올해 본격 추진된다. 신세계건설과 함께 신세계I&C가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또 신세계I&C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전국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소 도입을 시작해 현재까지 119개점에 530개 충전소를 설치하며 충전소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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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0 17:58:39
기사 덕분에 기업 윤리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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