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회환원 의지,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정리로 보여줄까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회환원 의지,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정리로 보여줄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6.02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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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빌 게이츠·워런 버핏 설립 '더 기빙 플레지' 가입
자산 절반 기부 약속…카카오 지분 등 10조원 중 5조원 예상
페이퍼컴퍼니 논란 '케이큐브홀딩스' 보유 카카오 지분 약 5조원
공익재단 통한 우회상속? 지분 정리로 논란 일축?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자발적 기부 운동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20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 보유 지분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3월 김 의장은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더 기빙 플레지에 가입했다.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이 만든 자선단체다. 자산이 10억달러, 한화로 약 1조원 이상의 억만장자가 사후 자산 절반 기부를 약속하면 가입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오라클의 랠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등이 가입했으며 국내에서는 김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가입돼 있다.

김 의장은 사회환원을 위해 본인과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 5000억원 어치를 매각해 ‘브라이언 임팩트’ 재단 설립을 준비중이다.

공익법인을 통한 사회환원 활동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7개 대기업집단 중 51개 집단이 165개 공익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만 출연하여 설립한 법인이 105개, 주식이 출연된 경우는 38개며, 주식 출연자는 대부분 대기업집단의 총수일가(3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기업집단 중 몇몇 공익법인은 경영승계의 상징적인 자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등을 통해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이건희 전 회장에 이어 물려 받으려 했고, 이를 언론에서는 승계의 상징적 조치로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서 동일인‧친족‧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이사로 참여하는 경우가 83.6%(138개), 특수관계인이 공익법인 대표자인 경우는 59.4%(98개)였다.

공익법인은 주식을 증여받을 때 일정 정도까지는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에 공익법인에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면 우회상속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의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설립을 두고 우회상속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런 시선을 해소하기 위해선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어 보인다.

그 이유로 첫 번째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이 김 의장 자산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김 의장 자산은 카카오 주식 1250만주와 김 의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 그리고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 994만주를 더해 10조원이 넘는다.

두 번째로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지분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케이큐크홀딩스는 김 의장 가족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기 위한 성격으로 여겨진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SI업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175억원이지만 대부분 배당금과 증권처분이익, 파생상품평가이익 등 금융수익이다. 용역수익은 2억4600만원 정도로 실질적인 사업활동이 매우 미미하다.

올해 1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에는 김 의장의 아들과 딸이 재직중이며, 대표이사는 김 의장의 동생이 맡고 있다. 전체 직원 수는 이들을 포함해 5명이며 김 의장 부부는 직원 외 기타 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공시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가 급여로 지급한 금액은 14억원이며 이외 접대비 2억8000여만원, 복리후생비 8700만원, 교통비 2400만원, 차량유지비 6300만원 등을 사용했다.

사업활동이 없는 케이큐브홀딩스에 자녀들이 취업을 하고 급여를 받아가고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으며, 이 회사가 카카오 지분 11.19%를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카카오는 한겨레에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의심을 거둘만한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또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재단으로 옮기는 건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맞물려 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상장 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을 2023년 30%에서 매년 5%이 줄여 2026년 15%까지 제한한다. 김 의장과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24.8%로 2025년이 되면 보유하고 있는 지분보다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줄어든다. 케이큐브홀딩스 보유 지분을 넘긴다면, 공익재단이 보유한 주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순수 재원마련 성격임을 더 강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브라이언 임팩트 재단은 인사 구성 또한 공익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독립성이 확보된 인사로 구성함으로써 사회환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의 행보는 최근 화두인 ESG 경영 강화 측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상속 관련 의구심이 지속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우려를 잠재울 묘수가 필요해 보이며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매각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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