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저작권 소송 이겼지만…게임판 '동북공정'에 중국 진출 험난
위메이드 저작권 소송 이겼지만…게임판 '동북공정'에 중국 진출 험난
  • 이주협 기자
  • 승인 2021.06.1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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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미르의전설2', 중국 저작권 1심 소송 승리
표절 태도 달라진 중국…뒤로는 게임 검열 강화 '사회주의·중화사상' 강조
중국 입맛 맞지 않는 게임 출시 금지…게임 채점제 "외국 게임사 굉장히 두려운 일"
그래픽=이주협 기자

톱데일리 이주협 기자 = 중국 정부의 달라진 저작권 인식에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이 쉬워지는 듯 하지만 오히려 뒤에서는 게임판 ‘동북공정’을 추진 중이라 더 큰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사 킹넷 등 상대로 1심 소송에서 승리했다. 중국 항저우 중급 법원은 ‘미르의전설2’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웹게임 ‘남월전기’와 모바일게임 ‘남월전기3D’에 대해 저작권 위반 판결을 내렸다.

넥슨도 지난 2017년 ‘던전앤파이터(던파)’ 표절 게임 ‘아라드의분노’를 서비스한 게임사를 상대로 서비스 금지 처분을 받아냈다. 아라드의분노는 던파의 횡스크롤 진행 방식, 주요 등장인물과 아이템 이름 등과 유사했다.

중국의 표절에 대한 태도는 달라지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저작권법 개정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중국 표절 문제는 상표권, 제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국내 기업을 위협하던 사항이지만 넥슨이나 위메이드 사례는 그나마 한시름 놓게 한다.

안심할 순 없다. 표절 문제는 앞으로 줄어들지 몰라도 이제는 중국 입맛에 맞는 게임만이 중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공산당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중앙선전부)는 게임 심사 채점제를 시행했다. 채점제는 게임을 최종 심사한 후 전문가가 게임에 점수를 매기는 제도다. 심사 항목은 ▲관념지향 ▲원조창작 ▲제작품질 ▲문화적의미 ▲개발정도 등 5개로 각 항목은 5점 만점이다.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한 항목에서라도 0점을 맞으면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

문제는 최근 중국의 움직임과 연관해 몇몇 심사 항목에 포함된 조항들이다.

콘진원에 따르면 관념지향은 ‘게임 주제/플레이어의 역할/메인 플레이 방식 등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는지’를 따진다. 또 제작 품질은 ‘게임 장면/캐릭터 설정/게임 시나리오 등 제작 정교 정도와 과학, 역사적 사실 또는 합리적인 상상을 기반으로 디자인 실시 여부’를 본다.

문화적의미는 ‘중화 문화를 전파하거나 확산 가능 여부’를 보며 ‘플레이어 시야 확장 및 새로운 영역에 대한 유익한 사고와 탐색 유도 여부’를 심사한다. 반대로 심사위원 판단에 따라 ‘부적절한 국가, 민족, 종교 역사 문화’ 혹은 ‘지적, 상식적 오류가 빈번히 발생 시’ 감정을 받는다.

이는 최근 한복과 김치 등 우리나라 문화를 중국 문화라 우기는 태도와 연관지어 볼 때 노골적인 검열이라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채점제는 완성된 게임만 보는 게 아니라 게임의 초기 버전과 수정 상황도 고려한다. 즉 개발 단계에서부터 중국 입맛에 맞지 않으면 판호 발급을 장담할 수 없다. 채점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지만 심사 항목 자체가 굉장히 주관성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이번 채점제는 지금까지 암암리에 존재했던 중국의 자국문화 강요가 제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일본 게임사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일부 게이머들이 방독면이나 마스크를 쓴 캐릭터를 만들고, 홍콩 시위의 상징 중 하나인 우산을 씌우거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를 게임 속 화면에 장식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유를 밝히지 않고 중국 내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에도 예고됐었다. 2020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는 게임산업을 사회주의 문화 발전에 중요한 구성 요소로 보고, 게임콘텐츠 향상은 문화산업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국내 게임사로서는 가뜩이나 힘든 판호 발급에 이어 채점제까지 도입돼 더욱 어려워 졌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통과 게임 단 2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천공의 아레나가 2017년 넥슨 ‘던파 모바일’ 이후 3년 만에 판호를 받았지만, 2017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가 판호발급을 신청해 놓고 여전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2020년 중국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매출 규모는 약 47조5300억원이며 중국 게임 유저는 약 6억6500만명이다.

판호 발급 조건은 순차적으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판호를 관리했던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2016년 7월부터 권고 사항으로 뒀던 모바일게임 판호 발급까지 의무로 변경했다. 이어 2018년 3월 광전총국이 해체되고 중국 공산당 직속 기관인 중앙선전부가 판호를 관리하면서 게임총량제를 도입했다. 게임총량제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온라인게임 총 개수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또 판호 신청 기회는 3번으로 제한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저작권 보호 측면과 판호 강화 정책은 시진핑 주석이 추구하는 모델의 일관된 흐름으로 봐야 한다"며 "중국이 미국에게 저작권을 도둑질하는 나라란 오명을 받아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에서 이번 위메이드 승소 사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위 교수는 "외자 판호는 외국 게임을 통제해서 사회주의 근간을 흔들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외국 기업에게 판호를 안내주겠다는 의도"라며 "(이번 개정안은)판호를 신청하는 외국 게임사들에게는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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