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로사 노동자 유족 "산재 인정됐어도 쿠팡 대답 없다"
쿠팡 과로사 노동자 유족 "산재 인정됐어도 쿠팡 대답 없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6.17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산재 인정
"쿠팡 과로사 책임 인정 안해, 대책마련 요청에 묵묵부답"
17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진휘 기자
17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사로 숨진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유족이 직접 쿠팡에 사고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17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 과로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쿠팡 비판과 함께 유족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쿠팡은 산재 판정 전까지 과로사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유족에게 진심을 담은 사과조차 없었다”며 “산재 청문회를 앞두고서는 유족과 접촉을 시도하더니 청문회가 끝나고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2일 당시 27살이던 장덕준 씨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 씨의 사망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며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대책위는 쿠팡에 과로사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야간근로 업무 개선을 위한 ▲일 8시간 원칙 ▲월 14일 이내 제한 ▲연속 3일 제한 ▲휴식시간 엄수 ▲업무량 조절 등이다. 또 작업장 환경 개선을 위한 냉난방 시설 구축, 주기적 특수 건강검진 시행, 과로사 방지 위한 조사연구 실시 등을 요청했다.

박석운 과로사대책위 상임대표는 “쿠팡에서는 노동자 대부분이 알바와 일용직들로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특히 물류센터의 야간 노동자들 상황이 처참하다“며 “청년 노동자들의 피와 살과 생명을 갈아넣은 쿠팡을 정상적인 기업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장 씨가 과로사 직전 회사 근무 도중에 가슴 통증을 호소했는데 쿠팡은 기본적인 생명보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쿠팡은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이행했고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17일 쿠팡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마련 기자회견에 참여한 고(故) 장덕준 씨 유족. 장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사진=이진휘 기자

이날 장 씨 유족들도 현장에 참여해 대책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쿠팡에 적극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장 씨 유족은 “산재 인정이 4개월이 지났고 그 사이 특별근로감독과 국정감사, 산재청문회가 있었는데도 쿠팡은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유족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듯한 쿠팡의 모습을 볼 때면 아들이 말하던 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어요라는 천둥소리가 머리를 내리친다“고 말했다.

또 유족은 “노동자들이 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일해야 하느냐“며 “쿠팡 없이는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김범석 의장 말 속에 노동자들도 포함시키면 안되는 것이냐“며 토로했다.

대책위는 산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에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을 통해 정부가 적극 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쿠팡과 같은 기업들을 처벌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는데 정부는 이 법안을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사망 사고가 나고 젊은 노동자들이 사망하게 되면 유족들이 직접 사인을 규명해야 하고 국민 여론에 호소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경영 책임자의 의무 불이행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사각지대 논란과 함께 책임자들이 빠져나갈 구실을 마련한 법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조은 참여연대 간사는 “지난해부터 과로사 사망자가 21명이고 최근 1년간 인정된 산업재해만 750건이 넘는다“며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 했지만 노동조건에서 후퇴하며 물류센터 노동자 쪼개기와 단기계약직 고용을 반복하는 등 극심한 노동강도, 저임금, 인권침해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