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마켓컬리 대표 얼굴, 전지현에서 김슬아 대표가 된 이유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마켓컬리 대표 얼굴, 전지현에서 김슬아 대표가 된 이유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7.3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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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광고 3단계 변화…스타→비교→'PI'
경영자 이미지=기업 이미지…정몽구의 안전모, 구자홍의 멜빵바지
애플의 스티브 잡스, 팀 쿡이 대체할 수 있을까…일론 머스크 트위터 좀 그만!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전지현이김슬아로 #PI(President Identity)마케팅 #회장님이우리대표얼굴 #택진이형반갑네 #일론머스크손가락좀냅둬라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마켓컬리의 시작을 알린 건 누구였을까? 바로 우리나라 톱 광고모델 전지현이었다. 전지현이 나와 당시로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은 단어였던 ‘풀콜드’를 말하고 “샛별이 뜰 때가 가가 신선할 때”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마켓컬리가 뭘까라고 궁금해 했다.

마켓컬리 마케팅 과정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 전지현을 내세워 마켓컬리 이름을 알리는데 집중했고 광고 방영 후 동시 접속자 수 10배, 100만명이었던 가입자는 6개월 후 2배 이상, 전체 매출액도 2018년 1571억원에서 2019년 4289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스타 마케팅은 명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비용적인 면에서 문제가 된다. 마켓컬리는 2018년 광고선전비로 148억원을 사용했지만 2019년 439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시작부터 적자였던 마켓컬리에게 많은 광고비 지출은 부담이었다.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마켓컬리는 이어 비교광고를 통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여러 택배 트럭이 마켓컬리 트럭을 따라오는 모습을 보여주며 “컬리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컬리의 뒤를 따라오실 줄은요”라고 메시지를 던져 우리가 원조라는 걸 소비자들에게 알렸다.

최근 방영된 마켓컬리의 TV 광고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한다. 마켓컬리 대표 모델인 박서준이 ‘100원딜’ 이벤트를 설명한다. 해당 광고는 “마켓컬리가 처음이면, 이 맛있는 걸 100원에 살 수 있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요?” 라는 언급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행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스타 마케팅 같지만 광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서준이 전화를 걸어 “잘 먹을게요”라는 말을 건넨다. 전화의 수신자는? 바로 김슬아 대표다. ‘한 사람만 빼고 다 좋아하는 100원딜’이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김 대표가 씁쓸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바라본다. 100원딜 행사에 신이 난 사람들과 박서준은 행복한 표정인 반면 김슬아 대표는 책상 앞에 앉아 절망하며 양 쪽의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이 광고는 김슬아 대표의 출연으로 할인 행사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대표의 광고 출연은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마켓컬리가 목표로 하는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켓컬리가 활용한 전략은 PI(President Identity)마케팅이다. PI 마케팅이란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각종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을 말한다. 여기서 PI는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를 뜻한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마켓컬리 광고에 김슬아 대표가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니다.

과거부터 경영자 이미지 메이킹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정몽구 현대 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과거 언론에 노출 될 때마다 작업모에 작업복 차림인 경우가 많았다. 이는 현장 경영을 중요시 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계산이 들어가 있는 선택이었다.

구자홍 LS리꼬동제련 회장은 지난 1995년 LG전자 사장 재직 당시부터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딱딱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멜빵 의상을 착용했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정몽구 회장(사진 왼쪽)의 안전모와 작업복, 구자홍 회장의 멜빵바지는 한 때 기업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사진=각 사
정몽구 회장(사진 왼쪽)의 안전모와 작업복, 구자홍 회장의 멜빵바지는 한 때 기업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사진=각 사

시대가 변하면서 경영자들이 보여주는 이미지도 달라졌다. 최근에는 유튜브, SNS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대표가 구축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과거 권위적이며 보수적이었던 대표라는 직책에서 소비자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소비로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특히 이런 이미지 변신은 가성비보다 만족감을 추구하는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을 아우르는 MZ세대 공략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택진이형’으로 불리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자사 광고에 자주 출연하는 편이다. 지난 2017년 ‘리니지M’ 100일 기념 광고 영상에서는 일식집에서 게임을 하던 손님이 아이템 강화에 실패하고 김택진 대표에게 원망을 표출한다. 우연히 듣게 된 김 대표는 깜짝 놀라며 기침을 하는 모습으로 출연한다. 리니지M은 출시 이후 각종 앱마켓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면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리니지2M’ 1주년 기념 광고에서도 김 대표의 연기 열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광고에서는 김 대표는 노란 머리의 난쟁이 대장장이 분장을 하고 망치질을 하는 연기를 펼친다.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면서 공개 하루 만에 27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근 기업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는 MZ세대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앤토니 마티네즈 맥도날드코리아 대표는 함께 진행됐던 TV 광고가 아닌 유튜브 채널에만 등장해 자사 메뉴인 ‘필레 오 피쉬’를 시식 후 직접 소개에 나섰다. 해당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PI마케팅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오너리스크’다. 대중에서 노출되지 않았던 기업 대표가 직접 나서면서 쉽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업 이미지와 실적이 대표의 변화 또는 행동, 말실수에도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팀 쿡이 스티브 잡스를 대체하는 게 우리 세대에서 가능할까? 사진=애플
팀 쿡이 스티브 잡스를 대체하는 게 우리 세대에서 가능할까? 사진=애플

지난 2011년 8월 애플의 대표 이미지로 생각되는 스티브 잡스가 최고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후 애플 주가는 5% 이상 급락했다. 또 사망 직후에는 전일 대비 0.23% 하락한 377.37달러(약 43만원2600원)에 장을 마쳤다. 팀 쿡이 등장한 후 애플이 호실적을 보이며 주가는 만회했지만, 팀 쿡이 스티브 잡스를 대체하는 건 힘들어 보인다.

미국 전기 자동차 기업 테슬라 대표인 일론 머스크도 PI마케팅의 부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자주 이용하지만 주가를 요동치게 만들며 회사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몇 달 안에 애플을 제치고 가장 큰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했지만 정작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3.39% 하락한 618.71달러(약 70만93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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