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사태로 알짜 아시아나IDT 매각길 험난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박삼구 사태로 알짜 아시아나IDT 매각길 험난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8.06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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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회장 횡령 구속기소로 아시아나IDT 상폐 위기까지
내부거래 60~80% 꾸준…지난해 코로나19 칼바람에 매출 '뚝'
한진정보통신 우회상장 위한 통합 계획, 투자 신뢰 회복 과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시아나IDT(아시아나아이디티)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시아나IDT(아시아나아이디티)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키운 알짜 매물 아시아나IDT(아시아나아이디티)가 박삼구 전 회장 구속기소로 매각 과정에서 고초를 겪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5월 23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수 천 억원에 달하는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반에 불어온 코로나19 경영 악화와 매각 이슈 악재에 더해진 결정타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과 함께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가 51일 만에 구조됐다. 주가는 떨어져 지금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 중지 직전 아시아나IDT 주가는 2만4350원에서 5일 종가 기준 2만1150원으로 13% 떨어졌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아시아나IDT가 뒤늦게 경영 개선책을 꺼내들었지만 진정성을 담기엔 미흡했다. 아시아나IDT는 ▲내부거래위원회 분기별 점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구성 ▲자금운영 이사회 심의 등 규정 개정으로 경영 개선을 선언했지만 현재 시행 중인 사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5월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이경희 의장을 중심으로 이훈규 사외이사, 김창규 사외이사가가 내부거래 감시를 이미 진행하고 있음에도 높은 계열사 의존도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감사위원회도 현재 사외이사 3인으로 이미 구성된 상태다.

아시아나IDT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대규모 계열사 일감을 받아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지난 1991년에 설립해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2018년 코스피 증시에 상장한 후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은 76.2%다.

아시아나IDT는 출범 초기부터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2004년 아시아나IDT의 내부거래 비중은 86.0%로 전체 매출 744억원 중 640억원이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이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298억원) 외에도 계열분리 전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로부터 150억원 상당 매출을 올리며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췄다.

아시아나IDT는 20여년 넘도록 전체 매출의 60~80% 수준으로 내부 일감을 받아 수익을 올리며 몸집을 불려갔다. 상장 직전해인 2017년에는 1680억원에 달하는 계열사 일감 수혈을 받아 일시적으로 몸집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업계에 칼바람이 불면서 그룹 일감이 줄은 탓에 아시아나IDT 매출 또한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개별 기준 아시아나IDT 총매출은 1959억원으로 이중 58.4%에 해당하는 1144억원이 내부거래 수익이었다.

다만 아시아나IDT는 계열사 전반에서 경영 악화를 겪는 동안에도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에어부산, 아시아나세이버, 에어서울, 금호고속 등과 거래를 지속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 중 아시아나항공에서 올린 수익만 644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아시아나IDT의 주요 내부거래는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과의 내부거래는 수의계약을 통한 현금 결재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난 2019년에도 계열사에 제공한 주요 상품과 용역은 모두 수의계약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를 키우는 과정에서 과도한 일감몰아주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16년엔 23년 간 기내뉴스를 제작한 협력업체와 계약해지하고 아시아나IDT로부터 뉴스를 공급받았다. 협력업체에겐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통보였다.

일감을 제공한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은 배당금을 두둑히 챙겼다. 아시아나항공이 지금까지 아시아나IDT를 통해 받은 배당금 수익은 300억원이 넘는다. 지난 2019년에는 아시아나IDT가 당기순손실 8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총액을 55억원을 책정해 배당성향이 -68.9%에 달했다.

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IDT 키우기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 상황이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실탄을 마련할 캐시카우 역할의 자회사가 필요했다. 자금 확보를 위해 떠오른 방안이 그룹 일감으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했던 아시아나IDT 상장이었다. 당시 박삼구 전 회장이 그룹 재건 과정에서 무리한 기업결합(M&A)을 주도하는 등 2017년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700%를 넘어갔다.

박삼구 전 회장은 아시아나IDT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알짜 계열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2018년 9월 아들 박세창 사장을 대표이사 자리에 세워 2달 뒤 코스피에 상장시켰다. 박세창 전 대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든든한 지원까지 약속받았다.

박세창 전 아시아나IDT 대표는 당시 “그룹 차원에서 IT 관련 투자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어 사업 영역을 유기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며 “아시아나IDT의 실적 향상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법 이익으로 이어져 그룹 전체의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IDT는 박삼구 전 회장 구속으로 인한 오너리스크 찬물로 현재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다. 아시아나IDT는 매각이 성사되면 한진그룹 SI 업체 한진정보통신과 통합될 수순이다. 단순 사업 통합이 아닌 비상장사 한진정보통신의 우회상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진정보통신(971억원)이 자산 규모에서 2배 이상 큰 아시아나IDT(2049억원)를 합병하면 연매출 3000~4000억원 규모 기업으로 덩치를 키우고 한진그룹의 장기적인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미 통합을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아시아나IDT는 최근 하반기 이례적인 대규모 인력 충원을 진행했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박세창 전 대표가 나가고 난 뒤 서근식 전무가 이어받아 이끌고 있다. 서 대표는 PMI(인수 후 통합 전략) 작업 일환으로 아시아나IDT와 한진정보통신의 전산시스템 사전 통합작업도 구상 중이다.

아시아나IDT 매각 전까지 투자자에 대한 신뢰 회복이 관건이다. 아시아나IDT의 떨어진 주가 회복과 함께 기업에 대한 평가 개선도 우선 과제다. 박삼구 전 회장 구속 이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등급위원회는 7월 아시아나IDT를 아시아나항공 등과 함께 ESG 통합등급 B에서 C로 하향 조정했다.

서근식 아시아나IDT 대표는 “경영개선 계획의 성실한 이행으로 경영 투명성과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며 “IT서비스 기업으로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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