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50년 유산 '교보정보통신' 덕보나 했더니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신창재 회장, 50년 유산 '교보정보통신' 덕보나 했더니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8.20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년 만에 매출 최대, 데이터센터 합병 후 내부거래 급증세
신창재 장남 신중하 '디지털 전환' 특명, 교보정보통신 이동
공정위 규제 예고에 한숨…신 회장 33.8% 지분이 '걸림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교보정보통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교보정보통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50년 만에 이제 막 성장 신호탄을 날리는 교보정보통신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교보정보통신은 무려 반세기라는 업력을 자랑한다. 1971년 한국보험전산을 전신으로 교보생명보험에 인수 후 1996년 사명을 교보정보통신으로 변경했다. 현재 그룹 지주사 교보생명보험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 사업은 시스템개발(SI) 부문으로 국내 SI 업계에선 역사적으로 단연 으뜸이다. 삼성SDS(1985년), LG CNS(1987년), 롯데정보통신(1996년), 현대오토에버(2000년) 등 대기업그룹 집단 내 SI 사업 활동을 하는 기업들과 비교해도 한 세대 가량 앞선다.

다만 지난해 기준 총자산 759억원으로 긴 역사에 비해 회사 규모는 초라하다. 최근 2년 들어 매출 500억원에 영업이익 30억원 규모로 올라 영업이익률 6%를 달성했지만, 지속적으로 수익 침체와 영업손실을 겪었다. 보통 10% 이상 수익 창출이 가능한 SI 업계 특성상 교보정보통신 실적은 참담했다.

교보정보통신이 최근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교보정보통신은 교보생명보험을 중심으로 교보증권, 교보문고, 교보핫트랙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 계열사와 거래를 하고 있다.

지난해 교보정보통신은 회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매출 대부분이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이다. 지난해 매출 543억원 중 내부거래 수익만 44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내부거래 수익 332억원보다도 1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내부거래 비중도 81%로 회사 출범 이후 최고다.

교보정보통신이 그간 내부거래 비중 50% 안팎 수준에서 그룹 일감을 받아온 것과 대비된다. 내부거래 물량도 20년 동안 줄곧 매년 200억원 수준이었다. 2017년엔 내부거래 매출 216억원에 비중 48.2%, 2018년 내부거래 매출 241억원(46.3%)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교보정보통신을 밀어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영향이 컸다. 교보정보통신은 지난해 8월 교보데이터센터를 흡수합병하고 몸집을 불렸다. 교보데이터센터는 교보생명보험으로부터 전체 매출 약 50억원 중 절반 이상 일감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양사 합병엔 디지털 경제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신창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신창재 회장은 올해 그룹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교보정보통신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그룹 내 교보정보통신 입지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신창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사업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미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업전략인 DBS(디지털 전환 전략)를 수립했다“며 “새롭게 바뀐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전환은 필수로 향후 3년간 DBS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회사 경영의 모든 것을 디지털시대에 맞게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변화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존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막중한 사명을 아들에게 부여했다. 신창재 회장은 올해 1월 장남인 신중하 팀장을 교보정보통신 디지털혁신(DX)신사업추진팀장으로 선임했다. 신 팀장은 지난 2015년 손해사정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5년여 동안 근무한 바 있다.

별개로 신 회장 차남 신중현 매니저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에서 디지털 신사업 전략 수립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 매니저가 그룹 신사업을 보조하고 있어 교보정보통신에서 그룹 전반적인 디지털 사업을 지휘할 신중하 팀장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교보정보통신은 교보데이터센터 합병과 신중하 팀장 투입으로 본격적 내부거래 확장 기틀을 마련했지만, 시기적으로는 상황이 좋지 않다. 교보정보통신이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만나 사업 확장에 장애물이 놓였기 때문이다. 교보생명보험은 올해 12월부터 시행될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가 50% 이상 소유한 자회사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범위가 확대된다. 교보생명보험그룹은 신창재 회장 지분 33.8%를 소유한 교보생명보험이 자회사들을 총괄하는 구조다.

규제 문제를 해소하려면 신창재 회장이 가진 교보생명보험 지분율 중 14% 가량을 팔든지, 교보생명보험이 가진 교보정보통신 지분 50%를 처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창재 회장의 교보생명보험 지분율에 변동이 없으면 국내 계열사 9개가 한꺼번에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편성된다. 교보정보통신 외에도 교보문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 6개 회사가 교보생명보험 100% 소유다. 이외 교보증권(73.1%), KCA서비스(66.7%), 교보악사자산운용(50%)도 교보생명보험 지분율이 높아 공정위의 감시망에 오를 처지에 놓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