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의 네이버 시총 3위 만들기 비법은 쪼개기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이해진의 네이버 시총 3위 만들기 비법은 쪼개기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8.25 16: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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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네이버I&S→엔테크→엔아이티 연쇄 분할
엔테크·엔아이티서비스 내부거래 100% 연속 행진
이해진 네이버 지분 3.7%, 일감몰아주기 규제 피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네이버 손자회사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네이버 손자회사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네이버가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분할해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국내 최대 IT 플랫폼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사업인 네이버그룹 내에서도 네이버 플랫폼과 계열사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 있다. 네이버에서 파생된 ‘엔테크서비스‘와 ‘엔아이티서비스‘가 대표적으로, 사업 쪼개기를 통한 내부거래가 성장이 활발하다.

엔테크서비스는 네이버 플랫폼의 인프라 운영과 테스트, 보안 서비스 개발 등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SI 업체다. 지난 2011년 네이버가 100% 보유한 경영지원 자회사 네이버I&S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 사업체로 빠져나왔다.

그러다보니 지난 2018년 네이버I&S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89.2%에 달했지만 최근 그 비중이 네이버로 옮겨가고 있다. 2019년 내부거래 통로를 확장한 후 매년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수익으로만 매출 10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엔테크서비스는 100% 내부거래 수익으로만 649억원 매출을 올렸고 이는 회사 출범 후 최대치다. 이중 네이버와의 거래만 42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2.3%를 차지한다. 엔테크서비스가 네이버에 제공한 서비스 관련 상품과 용역 거래는 모두 수의계약으로 현금 지급됐다.

엔테크서비스는 네이버라는 든든한 자금줄을 등에 업고 수년 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수익 구조는 매년 적자를 넘나들며 불안하다. 지난해만에도 엔테크서비스는 약 4억원 적자를 봤다. 높은 영업이익률이 보장되는 일반 SI 업황과 비교해보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결과다.

엔아이티서비스는 지난 2014년 엔테크서비스에서 또 다시 인적분할로 빠져나온 SI 업체다. 엔아이티서비스는 네이버 포함 계열사에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담당하고 보안 서비스를 책임진다.

엔아이티서비스도 계열사 매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매년 내부거래로만 수익을 올려왔다. 지난해 기록한 151억원 매출도 모두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이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100%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현금 지급됐다.

내부거래 매출 중 최근 네이버클라우드로 재출범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의 거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네이버클라우드 거래 비중이 84.7%를 차지했다. 이외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웍스모바일 순으로 계열사 거래가 많았다.

엔아이티서비스의 수익성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에 매출 133억원 모두 계열사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렸지만 1억5380만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엔 흑자 전환해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SI 사업 분할로 인한 가장 큰 이득은 모회사 네이버I&S에게 돌아간다. 네이버I&S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엔테크서비스와 엔아이티서비스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적지 않은 금액이 네이버I&S로 흘러 들어간다. 엔테크서비스는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에 맞먹는 15억원을 네이버I&S에 배당 지급했다. 같은해 엔아이티서비스는 적자였음에도 네이버I&S에 23억원을 줬다. 합치면 당해 네이버I&S가 기록한 5억원 상당의 영업이익보다 7배 많다.

네이버 계열사 간 지나친 일감몰아주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다. 올해 12월부터 시행될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규제 확대 발판이 열렸지만 네이버 총수 지분율이 낮기 때문이다. 네이버 창업자이자 총수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지분은 3.73%에 불과해 지분 20% 이상인 규제 조건을 피해간다.

네이버가 사업 단위로 회사를 쪼개서 분할하는 것은 지극히 전략적인 판단이다. 하나의 회사 안에 있던 조직들이 각각 사업체로 떼어져 여러개 회사로 분리되면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부거래 물량을 넘겨 회사 몸집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외형성장에 나설 기반도 다질 수 있다.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각사의 재무 구조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가치를 올리는데 활용된다. 이후 이렇게 성장시킨 회사를 상장 추진까지 성공하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상장이 아니라면 다시 흡수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분할 이후 네이버I&S,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3개 회사 통합 자산은 분할 전 네이버I&S 총자산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기준 회사별 총자산 규모는 네이버I&S 433억원, 엔테크서비스 439억원, 엔아이티서비스 139억원이었다. 합치면 지난 2010년 네이버I&S 총자산 488억원보다 약 500억원 많다.

네이버는 그간 일련의 분할 작업으로 각종 사업 부문을 나누면서 성장해왔다. 네이버I&S도 지난 2009년 2월 네이버에서 경영지원 기능을 담당하던 부서가 분할돼 신설된 회사다. 같은해 5월엔 네이버에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현 네이버클라우드)이 분사됐다.

지난 2013년엔 게임사업 부문인 한게임(현 NHN)을 인적분할하고 본격 네이버 시대가 열렸다. 같은해 네이버는 밴드 등 핵심 서비스 담당 조직을 떼어내고 캠프모바일 법인을 만들었다가, 기업 규모를 키운 뒤 2017년에 다시 통합했다. 이 기간 동안 캠프모바일 매출은 약 43억원에서 676억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에는 네이버 웍스 사업을 분사해 웍스모바일을 설립했다.

네이버의 기업 쪼개기 전략은 빛을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공정위로부터 대기업그룹 지정 당시 재계 순위 51위에 안착했지만 올해 공정자산총액 13조5840억원으로 27위까지 올랐다. 지난 1년 동안만 14계단 뛰었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주가 급등으로 현재 시총 70조원을 웃돌며 코스피 3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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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n 2021-09-10 18:26:16
지극히 당연한 기업활동 아니야? 누구한테 피해준것도없고 위법하지도않은거란 거자나

omg 2021-09-06 04:14:05
저럴거면 모회사로 흡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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