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사장의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승계…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오일뱅크와 쌍두마차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진단]
정기선 부사장의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승계…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오일뱅크와 쌍두마차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진단]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9.0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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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부사장 소소한 계열사 지분, 답은 현대중공업지주 배당금
현대중공업-지주사로 이어지는 6년간 1조3000여억원 배당금 수취
매년 수 천억 책임지던 현대오일뱅크…2017년 1조원 영업이익 후 하락, 지난해 적자전환
정 부사장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 서비스 1600억 배당으로 만회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답이 없어 보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승계작업에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구세주로 등장할까?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그룹 국내 32개 계열사 중 4곳에만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지분은 현대중공업 지주에 있는 415만5485주(5.26%)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거니와 가지고 있는 지분 중 가장 높은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5% 남짓한 지분율에 지배력을 더하려면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지분 승계가 필요하다. 정몽준 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은 26.60%, 금액으로 약 1조35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지주 외 정 부사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너무나 소소해 승계작업에 활용할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한 한국조선해양 544주,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에 150여주 정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조선해양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적지 않은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정 부사장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중 1218억원(70%), 현대건설기계는 7985억원(46%),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1916억원(12.2%)이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정위 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는 내부거래 규모가 매우 작다. 지난해 기준 76억원, 매출의 2%에 불과하다. 다만 공시에서도 밝히고 있듯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회사로서 배당금수익을 국내계열사 매출액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이 제외된 금액이 현재로서는 정 부사장의 승계 자금줄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전체 매출 3759억원 중 배당금수취액이 3107억원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30.95%), 현대건설기계(33.12%),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37.22%), 현대글로벌서비스(62%), 현대미래파트너스(100%), 현대로보틱스(90%), 이비커스(100%), 현대제뉴인(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현대오일뱅크(74.13%)가 핵심이다.

최근 10년 배당내역을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15년 주당 1250원 이후 잦은 배당을 하고 있다. 2016년 한차례 건너뛴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2600원, 2018년 1000원, 2019년 830원, 지난해 388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이후 현대중공업 또는 현대중공업지주가 가져간 배당금은 총 1조3051억원 상당이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현대중공업이 분할하는 시기와 겹치며, 정 부사장이 분할 후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확보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정 부사장은 2018년 3월 KCC가 보유했던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5.1%(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매입했고, 당해부터 현대중공업지주는 주당 1만8500원, 총 2600~2700억원 상당을 배당하고 있다. 이중 정 부사장 몫은 매년 150억원이 넘는다.

다만 배당액에서도 볼 수 있듯 현대오일뱅크 배당금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이후 2018년 6610억원, 2019년 5219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는 5933억원 적자를 봤다.

이때 지원에 나선 게 정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11월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전기전자 AS사업을 분할해 설립된 후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600억원을 배당했다.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의 트랙레코드(운용실적)을 보여주며 승계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열사다.

정 부사장은 2017년 말 인사를 통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6년 내부거래 매출액 18억원이던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 취임 시점에 맞춰 2017년 941억원으로 급증했고, 2018년 1439억원, 2019년 1399억원에서 지난해 2316억원까지 증가했다. 내부거래증가와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인해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9607억원까지 증가했고, 이로 인해 늘어난 내부거래 금액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39.5%에서 2018년 34.8%, 2019년 17.7%, 2020년 24.1%로 낮아진 착시효과를 보이고 있다.

늘어난 사업규모로 인해 영업이익도 2017년 600억원에서 2020년 1614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33억원에서 1144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정 부사장이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통해 승계 정당성을 쌓으면서도 고배당을 통한 승계자금 마련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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