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쿠팡으로 또 다시 불거진 동일인 논란, 내년에도 반복?
[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쿠팡으로 또 다시 불거진 동일인 논란, 내년에도 반복?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9.07 1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매년 5월이 되면 공정거래위원회로 세간의 관심을 몰린다. 공정위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동일인’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동일인으로 지정된다는 건 기업집단의 총수로 인정받는 것과 같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01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외부에 공인되는 것뿐만 아니라, 친족의 범위 또는 계열사 등의 범위에 따라 기업집단과 관련된 법적 책임"을 지게 되며 "상호출자의 금지, 순환출자의 금지, 채무보증의 금지, 금융회사 또는 보험회사 의결권의 제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등이 적용"된다.

동일인에 대해 법적 정의는 마련돼 있지 않다. 공정거래법 제2조 제2호는 기업집단 정의에서 동일인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동일인에 대한 정의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동일인을 “사실상 그 사업 내용을 지배하는 자”로 해석하고 있지만 ‘지배’한다는 의미가 불문명하다. 그러다 보니 제도에 대한 신뢰성이 꾸준히 논란이다.

대표적 사례가 네이버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다. 공정위는 2017년 이 GIO를 처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했지만, 네이버는 이 GIO가 2017년 당시 보유한 네이버 지분이 4%대에 불과하며 계열사 지분은 대부분 네이버가 소유하고 있기에 동일인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지주사 또는 최상위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로 지배력을 판단하지만 이 GIO는 지분율로는 지배력이 약하다. 공정위는 이 GIO가 네이버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일본 '라인' 회장이며 GIO라는 직책을 통해 실질적으로 네이버를 지배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본 라인은 지배구조상 오히려 네이버 아래에 위치해 있어 이를 실질적 지배력 행사로 볼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반면 쿠팡은 오히려 이득을 본 경우다. 쿠팡은 실질적으로 미국 법인인 쿠팡 Inc의 지배를 받고 있고, 김범석 의장이 보유한 쿠팡 INC 지분 10.2%는 차등의결권 적용시 76.7%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지만 공정위는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실질적으로 김 의장이 쿠팡을 지배함이 분명함에도 공정위가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공정위는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의 사례에서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 현행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외국 법인이나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이 자신을 최대주주로 한 법인을 미국에 두고 일감몰아주기를 한다면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김 의장과 쿠팡 어느 쪽으로 지정해도 규제 대상 계열사 범위가 같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실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쿠팡 동일인 지정을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이론적으로는 김 의장이 최대주주인 미국 법인에 대해서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공정위도 해당 부분에 대해 빠져나갈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보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논란은 있을지언정 동일인 제도는 여전히 총수 중심의 경영 방식과 여전한 사익편취,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제도의 유효성은 분명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신생 IT기업집단과 맞지 않다고 하지만, 카카오의 사례를 보면 김범수 의장에서 카카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기존 대기업집단과 매우 유사하다.

이에 대해 최 입법조사관은 "동일인 제도는 우리나라 기업 성장에 있어 해외 선진국과 다른 특수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한다"며 "과거 기준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성장하고 안좋은 행위로 인한 규제의 필요성으로 인해 시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입법조사관은  "동일인 제도 자체는 규제라기 보다는 동일인으로 지정됨으로써 어떠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지표로써 시대 변화에 따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 기업들이 무조건 세습을 하지도 않으며 전문경영인 체제도 나오고 있고, 동일인 제도가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부분도 있고 기업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성화 기자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