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엔씨·넥슨·넷마블, 가챠 확률 공개 고민할 때가 아닌데…BM 전면 재검토 필요
[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엔씨·넥슨·넷마블, 가챠 확률 공개 고민할 때가 아닌데…BM 전면 재검토 필요
  • 이주협 기자
  • 승인 2021.09.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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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개정안 발의…업계는 자율 규제 추진
게이머, 확률 공개로부터 이어진 게임사 과금모델 불만 고조
"블소2는 무협리니지"…엔씨 주가 하락 속 자사주 매입으로 방어
최근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게임사와 게이머간 동상이몽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블레이드소울2 홈페이지
최근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게임사와 게이머간 동상이몽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블레이드소울2 홈페이지

톱데일리 이주협 기자 = 국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자율적인 노력으로 만회하려 하지만 등돌린 게이머들의 마음을 되돌리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랜덤박스 또는 가챠라고도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이용자가 구매하면 아이템 또는 아이템 강화 재료 등이 등급에 따라 다른 확률로 나온다. 예를 들어 PC온라인게임 '리니지'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을 제작하려면 최소 3억원을 들여야 하며 여기에 확률이 가미돼 있기 때문에 실제 제작비용은 3억원을 훨씬 넘어 간다.

당초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로 떠오른 건 확률 조작 때문이었다. 지난 3월 넥슨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며 명시한 조건과 다른 확률로 아이템이 나오도록 설정한 게 드러남에 따라 게이머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이런 논란에 국회는 법안 발의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획득 확률을 표시하고 이용자에게 고지하도록 하며 획득확률 조작을 금지하고 컴플리트 가챠(변형된 확률형 아이템)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한 게임업계 입장은 다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오는 12월부터 자율규제 강령으로 '확률형 아이템 적용대상 확대', '확률정보 표시방법 다각화'를 시행함으로써 법을 통한 규제를 대신하려 한다.

게임업계는 이런 법안들이 영업 자유를 침범하기에 게임사는 업계 자율규제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2017년 자율규제를 도입한 이후 이를 미준수한 게임들이 대부분 해외 게임이란 점에서 국내 게임에 대한 역차별이란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계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이기에 규제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게 가장 크다.

지난 2018년 '아이온' 게이머를 대상으로 진행한 'REFLY 업데이트 주말 이벤트 기대하고 오시개' 배너 일러스트가 논란이 됐었다.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2018년 '아이온' 게이머를 대상으로 진행한 'REFLY 업데이트 주말 이벤트 기대하고 오시개' 배너 일러스트가 논란이 됐었다. 사진=엔씨소프트

이런 반응은 매출을 책임져 주는 게이머들의 생각과 괴리감이 크다. 이번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는 게이머가 적지 않은 돈을 게임에 지출하고 있음에도 확률까지 조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반발심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8월 엔씨소프트(엔씨)가 '블레이드앤소울(블소)2'를 출시 후 보인 게이머들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블소2는 리니지의 과금 시스템을 그대로 옮겼다며 '귀여운 리니지'로 불린 '트릭스터M'에 이어 '무협리니지'란 말이 나오고 있다.

블소2에 대해 게이머들은 확률이 아닌 과금 요소 그 자체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아이템과 경험치 획득량을 올려주는 영기는 정액제 결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을 게이머들의 불만에 출시 하루 만에 변경했다. 하지만 소울과 수호령 소환, 장신구 등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이템들은 과금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과금유도 인식을 지우지 못했다.

이 정도는 국내 MMORPG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과금요소라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게이머들이 게임사들의 과금 유도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엔씨는 리니지 2M에 도입한 '융합' 요소는 최고 등급을 얻기 위해 어마어마한 과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소2를 지켜보는 게이머들은 후에 블소2에서 리니지 2M의 융합 요소가 도입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과금 유도 수준이 낮을지라도 결국 리니지 시리즈처럼 블소2 또한 새로운 과금 요소가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란 반응이다.

'개돼지'라는 단어는 게이머가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게임사에 돈을 갖다 바친다는 표현으로 쓰기도 한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개돼지'라는 단어는 게이머가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게임사에 돈을 갖다 바친다는 표현으로 쓰기도 한다. 사진=구글 캡처

일련의 사례를 통해 게이머들은 "돈은 돈대로 쓰고 대접은 못 받는다"고 말한다. 지난 2018년 엔씨 '아이온'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REFLY 업데이트 주말 이벤트 기대하고 오시개'에서 마치 게이머를 표현한 듯한 개와 돼지 일러스트를 보고 "엔씨가 유저들을 개돼지로 취급한다"며 논란이 생겼다. 이에 대해 엔씨는 신입 팀장을 캐릭터화한 것에 개띠 해를 상징하는 강아지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게이머들은 이미 엔씨를 불신하고 있었다.

최근 게이머들의 반응은 엔씨소프트 주가로 이어졌다. 지난 8월 블소2 출시 전 주가는 83만7000원이었지만 출시 당일 주가는 70만9000원으로 내려갔다. 지난 7일에 61만6000원으로 마감됐다. 엔씨는 지난 7일 1899억원을 들여 자사주 30만주를 매입함으로써 주가 방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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