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 자금줄 'HDC아이콘트롤스' 본격 키우기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정몽규 HDC그룹 회장, 자금줄 'HDC아이콘트롤스' 본격 키우기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9.1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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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상장 전 45% → 상장 후 28.89%,
내부거래 65%, HDC아이서비스 합병 후 자금줄 확대
올해 말부터 사익편취 규제 대상, 정몽규 지분 파나?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HDC아이콘트롤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HDC아이콘트롤스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자금줄 회사 HDC아이콘트롤스 몸값 띄우기에 나섰다.

HDC아이콘트롤스는 1999년에 설립된 시스템통합(SI) 업체로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파크몰, HDC아이서비스, HDC아이앤콘스, 북항아이브리지 등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HDC아이콘트롤스가 지난해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은 1690억원으로 전체 매출 2602억원 중 비중 65.0%를 차지했다. 내부거래 매출이 184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던 지난 2018년에는 비중이 68.7%였다.

이는 정몽규 회장의 높은 지배력 덕분에 가능한 결과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지주사 HDC 다음으로 정 회장 그룹 지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재 정몽규 회장은 HDC 33.68%, HDC아이콘트롤스 28.89%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다른 주주들로부터 HDC아이콘트롤스 지분 32.26%를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HDC아이콘트롤스는 연매출 300~600억원으로 회사 규모가 작았다. 이후 서서히 내부거래 수익을 올리며 회사 매출 규모를 4배 이상 키울 수 있었다.

HDC아이콘트롤스가 정 회장의 자금줄 역할로 두각을 드러낸 계기는 지난 2015년 코스피 상장이다. 상장을 기점으로 자금 유입이 커져 HDC아이몬트롤스 내부거래 매출도 전년보다 300억원 이상 한번에 급증했다.

정몽규 회장은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한때 45%까지 늘렸다가 상장 직후 일감몰아주기 규제 리스크가 가시화 되자 30% 아래로 낮췄다. 주당 5000원에서 500원 액면 분할을 통해 지분율을 낮추면서 지분 매각은 피할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는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분류된다. 내부거래 금액이 연 200억원이 넘거나 매출 비중 12%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데, 정 회장이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율을 낮추면서 공정위 감시망에서 벗어난 것이다.

상장 이후 HDC아이콘트롤스는 정 회장의 수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2015년 250원에서 매년 서서히 증가하며 지난해 4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정몽규 회장이 챙긴 배당금 수익만 75억원이 넘는다. 최근 HDC아이콘트롤스 실적이 부진하고 직원 평균 급여가 줄었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정 회장의 HDC아이콘트롤스 주식 자산과 배당금 수익은 이후 HDC그룹에서 진행될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초 자금이나 증여세 재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지난 2017년 정몽규 회장은 HDC자산운용에 가지고 있던 39% 지분을 세 자녀에게 배분하며 경영승계 과정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2년 간 정몽규 회장 세 자녀의 HDC 지분 매입이 부쩍 잦아져 경영권 승계 시점도 가까워오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수 차례 지주사 지분 매입을 통해 현재 장남 정준선 씨의 HDC 지분율은 0.33%, 동생 정원선 씨와 정운선 씨의 지분율은 각각 0.28%, 0.18%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렬 이후 침체된 경영 흐름을 HDC아이콘트롤스를 통해 벗어나고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합병을 통해 HDC아이콘트롤스 그룹 비중을 키우고 몸집을 불리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지난 6월 건축물 관리 서비스업을 하는 알짜 비상장사 HDC아이서비스와의 흡수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HDC아이서비스 또한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로 HDC아이콘트롤스보다 매출 규모가 앞선다. HDC아이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3573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이 1607억원(44.9%)을 차지했다. 

HDC아이콘트롤스와 HDC아이서비스의 합병비율은 1 대 0.671로, 합병 발표 당시 HDC아이서비스가 저평가돼 HDC아이콘트롤스에 유리한 합병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합병 발표 이후 HDC아이콘트롤스 주가는 장중 1만6100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간 최고점을 기록했다.

HDC그룹 차원에서 HDC아이콘트롤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IT 서비스 업체인 HDC아이콘트롤스가 HDC그룹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장남 정준선 씨의 데뷔 무대로도 적절하다. HDC아이콘트롤스 성장 발판 마련이 정준선 씨의 경영승계 수업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준선 씨는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로 현재 네이버 산하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올해 말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올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상장사와 비상장사 상관 없이 총수일가 20% 지분이 넘는 기업은 모두 규제 대상이다. 정몽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HDC아이콘트롤스는 공정위 제재 조치로 인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이 머지 않아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규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정 회장은 지분 9%만 팔아도 되지만 HDC아이콘트롤스와 HDC아이서비스 합병 이후 주가가 오른 시점에서 지분 전량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HDC아이콘트롤스와 유사하게 다른 대기업그룹 집단에서도 공정거래법 개정 대비 일감몰아주기 추가 분류 회사에 들어 있는 총수일가 지분을 매각한 사례가 적지 않다. SK그룹 SK디앤디는 내부거래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후 최창원 부회장이 지난 2018년 보유 지분 24%를 전량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LG그룹에선 구광모 회장과 총수일가가 판토스 지분 19.9% 지분을 2018년에 매각 완료했다. GS ITM은 GS그룹 오너 4세들이 지배하던 기업으로 50~70% 수준 내부거래 비중이 문제되자 총수일가가 지분 64.5%를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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