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이재용 아킬레스건 ‘삼성생명법’, 사면과 함께 사라지나
[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이재용 아킬레스건 ‘삼성생명법’, 사면과 함께 사라지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9.1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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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보유 계열사 지분 취득 원가 아닌 시가 기준 총자산 3% 또는 자기자본 60%로 제한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가치 40조…28조원 가량 매각 해야
보험사 투자 증가로 인한 자회사 주가 불안정성 지적하지만…금융업권 중 보험계만 특혜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아킬레스 건은 현재 진행중인 삼성물산 재판보다도 ‘삼성생명법’이 더 어울린다. 문재인 정부 초기 삼성생명법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면서 위기감도 고조됐지만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함께 결국 소리소문없이 또 잊혀질 분위기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업 중 일부 내용을 개정해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현재 취득가격에서 시장가격으로 평가하고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 또는 자기자본의 60% 중 적은 금액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삼성전자 주식이 국민주식이 되면서 액면분할 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이를 지켜보는 이 부회장의 마음은 편치 않았을 거다. 이 법이 도입되면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상당수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7148주, 8.51%를 가지고 있다. 이는 장부가로 5444억원이지만 9월 15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주가 7만6800원 기준으로는 39조원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삼성생명법을 적용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 자산 337조원의 3%는 10조1100억원이며 이에 따라 39조원 중 약 28조원, 3억6000만주 가량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삼성전자 지분 6%에 해당한다.

즉 삼성생명법 입법은 이 부회장이 잃는 간접지배력이 6%라는 얘기와 같다. 삼성생명이 해당 지분을 매각해도 따로 매입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물산이 나서서 해당 지분을 매입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정리가 됐으며, 자신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 자산 55조원의 삼성물산이 나서서 이 지분을 매입할 여력은 없다.

몸집이 작은 다른 계열사들이 한 번에 매입한 건 더욱 불가능하다. 이를 나눠서 매입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지만 웬만한 규모가 있는 계열사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신규 순환출자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경우 다시 매각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또 삼성전자가 매입하는 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되기 때문에 지배력을 잃는 건 같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는 동안 겉잡을 수 없이 커버린 삼성전자의 몸집이 오히려 현재는 위기를 키워버린 게 됐다.

이를 두고 삼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업계에 대한 걱정과 함께 나오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투자가 활발해 지면서 삼성생명 외 다른 보험사들의 계열사 주식 매각으로 인한 자회사 주가 변동성과 자산 운용 불안정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금융업권은 모두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하지만 유독 보험업계만 취득원가로 둘 이유는 없다. 이런 예외가 결국 삼성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또 지금은 문제 되는 기업이 없지만 현재 보험사가 가지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재평가 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흐를수록 제2의 삼성생명이 나온다.

이런 논란은 정권에 따라 금융당국의 입장도 바뀌어 논란을 키우는 감이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임종룡 전 위원장은 “계열사 주식 비중이 과도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공정거래법이나 금융 관련법으로 따로 규제하고 있다", ”보험업의 경우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은성수 위원장은 "보험사가 자산을 한 회사에 '몰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보며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법을 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험, 은행, 증권 등 전 금융사를 통털어 시가가 아닌 원가 기준으로 계열사 지분 가치를 반영하는 건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유일하다”며 “고객 자산을 어느 한 주식에 몰빵 하지 말라는 게 법의 취지지만 시행령도 아니고 감독 규정으로 삼성생명만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전체 자산의 14%가 넘게 보유하는 건 특혜며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라는 법의 취지를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3년 시가기준 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도입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리스크가 커져 정리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 경우 지분을 보유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기에 반대로 지분을 보유한 채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킥스는 현행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에서 측정하는 위험 외 장수위험, 해지위험, 사업비 위험, 대재해 위험, 일반손해보험 리스크의 대재해 위험, 시장리스크의 자산집중 위험을 측정하며, 자산집중 위험은 자산포트폴리오 분산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위험을 말하며 총자산의 4%를 기준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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