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도 당한 '롤(LoL) 패작러'…라이엇게임즈가 조만간 내놓을 내용은?
페이커도 당한 '롤(LoL) 패작러'…라이엇게임즈가 조만간 내놓을 내용은?
  • 이주협 기자
  • 승인 2021.09.1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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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프로즌', '정점파이크' 등 저격 고의 패배 만들어
현 프로게이머 20만원 현상금까지…오픈채팅 검색만 해도 수두룩
라이엇게임즈 "반년 만에 수십 만개 계정 정지 등 창과 방패의 싸움 지속…조만간 관련 공지 내놓을 것"
올해로 출시 10주년인 롤에서 패작 이용자가 늘어나 게이머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 사진=롤 홈페이지
올해로 출시 10주년인 롤은 어뷰징이 늘어나며 게이머를 떠나고 있다. 사진=롤 홈페이지

톱데일리 이주협 기자 =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이하 롤)에서 어뷰징, 일명 패작 이용자가 게이머들을 떠나게 만들고 있지만 라이엇게임즈 제재는 미흡하기만 하다.

지난 11일 전 프로게이머 '프로즌'이 유튜브를 통해 같은 팀이자 탑 라인을 맡은 챔피언 클레드가 게임 초반에 상대팀 챔피언 베인에게 고의로 킬을 당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또 지난 7일 유튜버 ‘테스터훈’ 채널에 출연한 롤 게임 유튜버 '정점파이크'는 이와 같은 경우를 하루 13번의 게임 중 4번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만난 건 소위 '어뷰징' 또는 '패작러'로 고의로 게임에서 팀이 패배하는 행위 또는 그런 행위를 일삼는 게이머를 말한다. 이들은 게임 내 등급을 의미하는 '티어(tier)' 전 구간에 걸쳐 활동을 하고 있다. 저티어 구간에서는 의뢰를 받고 고의로 패배해 의뢰자가 승리를 하도록 함으로써 티어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하거나, 같은 팀이 되면 제대로 게임을 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 게임 패배로 등급이 떨어지는 데 민감한 고티어 구간에서는 고의 패배, '패작(敗作)'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 상대방을 괴롭히며 이를 즐기는 쪽이다.

유튜브 채널 '테스터훈'에 출연한 정점파이크가 자신에게 걸린 현상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테스터훈'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테스터훈'에 출연한 정점파이크가 자신에게 걸린 현상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테스터훈' 영상 캡처

프로즌과 정점파이크는 '현상금'까지 걸렸다. 패작 의뢰자가 유명 게임 스트리머, 프로게이머, 일반 유저 등을 지목해 패작으로 패배하게 하면 현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상금은 보통 유명 스트리머 15만원, 전 프로게이머는 18만원, 현 프로게이머는 20만원이 넘어간다.

프로즌과 정점파이크가 언급한 단체채팅방은 찾을 수 없었지만, 이런 패작을 주도하는 모임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카카오 오픈채팅방에 '롤 패작러'만 검색해도 수 십 개의 톡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0여명이 모여 있는 패작러 오픈채팅방은 나름 조직화돼 있었다. 몇몇은 패작 플레이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대부분 채팅방이 실제 롤 아이디 사용을 규칙으로 하고 있었다.

이중 한 게이머는 최근 전적 중 한 챔피언으로 7연패를 기록 중이었고 다수의 챔피언으로 패작 플레이를 행하고 있었다. 

채팅방 참여자 전적을 검색해보니 대부분 패작용 챔피언과 정상 플레이용 챔피언을 구분하고 있었다.

다른 채팅방은 패작을 처음 시작하는 이용자를 위해 공지사항에 롤 패작에 관해 상세히 알려주는 블로그도 올렸다. 블로그를 클릭해 들어가보니 블로그에는 패작 후 정지 기준, 패작 챔피언 추천·공략 관련 글이 게시됐다..

먼저 패작 이후 정지 당하지 않는 노하우에 ▲아군을 자동으로 따라 다니는 패작 방식인 ‘동꼽’을 사용하지 말기 ▲유튜브, 트위치 등에서 방송금지 ▲2분당 1데스(게임 내에서 상대팀에게 죽는 것), 3분당 1데스를 유지 등이 있었다.

또한 패작용 챔피언을 추천하기까지 했다. 현재 블로그에서 챔피언 ‘유미’, ‘이렐리아’, ‘누누와 월럼프’, ‘갱플랭크’, ‘스웨인’ 등 공략이 게시됐으며 ‘그레이브즈’, ‘애니’, ‘트런들’ 등 챔피언은 추가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채팅방 공지사항에 기재된 블로그에는 패작에 대한 공략이 들어있다. 사진=패작 오픈 채팅방 공지사항 캡처
채팅방 공지사항에 기재된 블로그에는 패작에 대한 공략이 들어있다. 사진=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처

채팅방에는 패작으로 지목된 사람들의 인격모독까지 이어졌다. 유튜브, 아프리카 등 스트리머 아이디와 사진을 올려놓고 ‘저격을 하자’라고 말했으며 등급을 떨어뜨리기 위한 토의까지 진행될 정도였다. 심지어 외모에 대한 비하도 나왔다.

심각성은 사설 토토 업체가 패작에 가세하면서 더 커진다. 단순히 프로 경기 팀 경기만이 아닌 스트리머, 프로게이머, 일반 이용자 게임도 대상이다. 여기에 패작러들이 배팅이 더 많은 쪽을 의도적으로 패배하도록 만들어 토토 업주와 패작 의뢰자가 이득을 보기도 한다.

어뷰징 행위에 대한 라이엇게임즈 제재는 전혀 없는 수준이다. 패작러를 신고해도 게임이나 계정정지를 당한 경우를 찾기 힘들다. 오히려 패작러에게 욕을 했다며 같은 게임 내 다른 유저가 채팅금지 제재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오픈채팅방에 패작 이용자들이 저격할 대상을 정하고 심지어 인격모독까지 저지른다. 사진=패작 이용자 오픈 채팅방 캡처
오픈채팅방에 패작 이용자들이 저격할 대상을 정하고 심지어 인격모독까지 저지른다. 사진=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처

해당 유저가 패작러인지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우선 게임 내에서 킬을 당하는 횟수가 현저히높다. 보통 저티어 구간에서는 10명을 합해도 분당 2번 정도 죽지만 패작러들은 게임 초반 죽는 횟수가 혼자서도 2번 이상을 기록한다.

또 게임 내에서 돈이 모여도 상위 아이템을 구입하지 않는다. 당연히 아이템 등급을 올려야 게임에서 유리하지만 그런 모습이 없다.

이와 함께 상대방에게 입힌 피해량도 현저히 낮다. 게임 시간 30분 기준 적어도 1만의 피해량을 입힐 수 있지만 패작러들은 1000대를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수치들은 게임 내 로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롤 게이머라면 수치만 보고도 해당 게이머가 패작러인지, 아니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다 죽은 것인지 감이 온다.

하지만 게임을 운영하는 입장은 게이머와는 달라 보인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규정이나 약관을 보면 불공정 게임 행위에 대한 제재가 11가지로 정의돼 있고 내용들에 따라서 차수가 누적되는 것이 다 있다"며 "고의적 패배를 한다는 것이 상황적·정황적 추정 또는 ‘저거는 저기서 굳이 죽을 게 아닌데’하면서 추론에 근거해서 판단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못해서 죽었는데 자기를 고의트롤이라고 제재까지 했냐라는 억울한 케이스가 나올 수 있고, 그래서 굉장히 여러가지 조건을 보고 거듭 확인한다"고 말했다.

또 "차수별 제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같은 것을 공개를 하면 ‘유저가 무엇을 하면 걸리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공개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것들은 시스템적인 측면을 완벽하게 다 풀어서 설명해 드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면을 감안하면 라이엇게임즈도 나름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패작러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은 듯 하다. 특히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패작러들의 활동은 최근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지난 7월 페이커 선수도 솔로랭크를 연습하는데 자꾸 뭔가 방해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당시 9개의 관련 계정에 대해서 제재를 가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이런 조짐이 보여 지속적으로 계정에 대해서 도용이 의심되는 계정 경우는 본인 인증이나 이용제한 조치를 취해 대략 반년 만에 수 십만 개 정도 계정에 조치가 취해졌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 계정은 "(전부)고의트롤이라기 보다 도용이 의심되는 계정, 비정상적 접근에 대해서 본인인증을 요구하고 심각하면 이용제한을 걸었고 단순히 승부조작 경우보다 넓은 개념이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심각성은 라이엇게임즈도 인식하고 있는 듯 하지만 게이머들은 패작러와 관련해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는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안 그래도 공지를 준비하고 있지만 패작러 관련 사항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면 유저가 이를 참고해서 다르게 접근해서 우회할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다 안 담겨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공지를 보면 '이런 식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었고 강화되고 있구나'라고 게이머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사실 창과방패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고 머리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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