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손떼는 손정의, 야놀자 상장 순탄할까
쿠팡 손떼는 손정의, 야놀자 상장 순탄할까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9.2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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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비전펀드, 쿠팡 2조원 매각 '탈한국' 시작?
나스닥 입성 노리는 야놀자 투자 불확실성 커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불공정 행위 국감 이슈도 리스크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가운데)과 쿠팡과 야놀자 본사. 그래픽=이진휘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가운데)과 쿠팡과 야놀자 본사.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쿠팡 주가 하락세 속에서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제2의 쿠팡‘을 노리는 야놀자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보유한 쿠팡 주식 5700만주를 1주당 29.68달러에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약 2조원 가량(16억9204만달러)이다. 지속적인 쿠팡 주가 하락세에 비전펀드는 쿠팡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8월 13일로부터 한 달 만에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비전펀드가 매각한 지분은 보유 주식의 10% 수준이지만, 쿠팡 주가 하락의 늪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대량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 22일 기준 쿠팡 주가는 종가 기준 28.45달러로 상장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장 초기 100조원도 넘겼던 시가총액은 58조원으로 줄었다.

특히 이번 지분 매각이 비전펀드가 그간 제시해온 쿠팡 투자 정책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비전펀드는 지난 3월 쿠팡 뉴욕 증시 상장 당시만 해도 “쿠팡의 성장을 믿기 때문에 이른바 상장 대박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선 정부 규제로 인해 최근 탈중국에 이은 탈한국 행보가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국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IT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움직임이 커지자 소프트뱅크가 규제 리스크가 커지기 전에 투자 축소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제 발표가 관련 산업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계획이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매도 신호가 됐고 이에 따라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의 야놀자 투자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놀자는 지난 7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아 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데카콘‘ 기업에 등극했다. 손정의 회장 지원에 힘입어 야놀자는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야놀자가 상장까지 가더라도 경영 리스크로 인해 향후 투자 확대에 걸림돌은 있다. 야놀자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입점 업체들에 대한 광고비와 수수료 책정에 있어 불공정 행위와 갑질 문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당장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야놀자 거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과 함께 국감 소환 명단에 이름을 올려 강도 높은 질타를 받을 예정이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다음달 5일 출석하고,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도 산자위 증인으로 신청돼 곧 소환될 전망이다.

야놀자는 국정감사에서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광고비· 수수료 착취 문제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 ▲숙박앱 광고상품 노출 위치 ▲광고상품 발행시 지급되는 쿠폰발행 등 불공정행위 의혹 ▲일감 몰아주기 ▲성인 미인증 ▲경쟁자 배제 관련 집중 질의를 받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 리스크가 반복되면 사업 확장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어 투자 심리 축소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비전펀드가 예상보다 빨리 야놀자 투자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쿠팡도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 5조1810억원(44억7800만달러)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손실 3415억원 포함 순손실이 약 5985억원으로 5배 가량 늘면서 주가 하락폭이 커졌다. 

다만 포트폴리오 확대로 인해 야놀자가 쿠팡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안정적인 점은 긍정적이다. 야놀자는 M&A를 통해 숙박교통, 레저, 티켓, 맛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난해 영업이익 109억원 흑자 전환해 적자 행진에서 벗어났다. 반면 쿠팡은 지난 2010년 창립 후 지난해까지 포르폴리오 확장에 애를 먹으며 누적적자가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야놀자 불공정 이슈가 거세지는 상황에서)2조원이나 투자하고 빨리 이익을 회수해야 하는 손정의 회장의 걱정이 가장 클 것“이라며 “중국도 규제 바람이 불고 알리바바, 텐센트가 폭락했기에 야놀자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기존 상권과 상생하고 해외로 확장하지 않는 한 투자 회수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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