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대충 만든(?) LG생활건강 광고가 더 먹히는 이유?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대충 만든(?) LG생활건강 광고가 더 먹히는 이유?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09.2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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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SSG닷컴 등 대기업도 B급 마케팅 공략
장수 기업 빙그레 '빙그레우스' 이미지 변신 성공
논란 가능성도 높아…'배민 신춘문예' 미투 희화화 논란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LG생활건강 #비속어에 #단순그림체도 #인기폭발 #B급마케팅 #MZ세대취향저격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대놓고 비속어가 나오고 흰색 배경에 검정펜으로 순식간에 그린 듯한 이미지가 전부였지만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대기업 광고 틀에서 벗어나 B급 감성으로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LG생활건강은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라는 제목으로 세제 광고를 선보였다. 이 영상은 제품 홍보에 중점을 둔 기존 광고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해당 광고는 LG생활건강 광고 제작자 시점으로 진행한다. 광고 제작자는 토요일 친구와 클럽을 가려는데 급하게 세제 광고가 필요하니 컨펌 필요 없이 빨리 만들어 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화가 잔뜩 난 제작자는 “아니 씨X 일을 무슨 불토에 시키냐고”, “LG생활건강 마케팅 부서는 ㅈ됐다리 적어도 컨펌 만은 한다고 했어야 해따리”라며 불만을 쏟아낸다.

해당 영상은 총 1분30초로 구성됐지만 광고주를 향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제품 홍보는 단 20초뿐이다. 비속어가 등장하고 구성도 흰 배경에 검정 그림체가 전부다. 그럼에도 이 광고는 공개 열흘 만에 조회수 73만회를 돌파하며 반응을 이끌어냈다.

LG생활건강 세탁 세제 광고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사진=유튜브 캡처
LG생활건강 세탁 세제 광고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사진=유튜브 캡처

LG생활건강은 B급 감성을 제대로 담아내며 마케팅에 성공했다. B급 마케팅은 키치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여기서 키치는 1860년 대 독일에서 하찮은 예술품을 비꼬기 위해 사용한 단어를 의미한다. B급 마케팅은 의도적으로 키치함, 유치하고 촌스러움을 추구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LG생활건강 광고는 20~30대 반응이 대부분으로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는 이 광고가 취업난 등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MZ세대에게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해당 영상에 댓글이 달리고 있다. ‘2021년에도 보러 오신 분’, ‘가끔 보러 오게 되는 광고’라며 긍정적인 반응이 가득하다.

특히 이 광고는 대기업 광고에 B급 감성을 녹여냈다는 자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존 대기업 광고는 고급지고 세련된 이미지로 고착화돼 있었다. 시간이 흘러 소비자층이 변화하면서 대기업도 기존과 다른 전략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친근함이 필요한 대기업에게 B급 마케팅은 최적의 선택지였다.

또 다른 대기업 B급 광고는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 SSG닷컴이 있다. 해당 광고는 배우 공유, 공효진이 등장해 신세계가 만들어낸 신조어 ‘쓱어’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쓱어는 모든 자음을 ‘ㅅㅅㄱ’로 통일하는 방법으로 광고에서 등장하는 ‘식석각세’라는 문구는 ‘신선하네’를 쓱어로 변형한 말이다.

업계 후발주자였던 SSG닷컴은 이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SSG닷컴은 B급 감성을 살리면서도 배우와 제작진은 A급으로 섭외해 의도적인 부조화로 어필했다. SSG닷컴은 제작진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촬영감독인 로버트 예맨이 참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이국적 분위기를 위한 소품, 영상 색감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재미가 주 목적인 B급 마케팅은 복잡한 해석이 필요 없어 SNS를 통해 쉽게 공감하고 공유 할 수 있다.

빙그레 캐릭터 '빙그레시우스' 사진= 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빙그레 캐릭터 '빙그레우스'. 사진= 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장수기업인 빙그레는 비교적 올드했던 이미지 탈피를 위해 SNS를 통한 B급 마케팅으로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빙그레는 공식 SNS를 통해 대표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선보인다. 처음 게시물에서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안녕?’이라며 캐릭터가 등장한다. 다음에는 기업 로고 귀걸이, 바나나맛 우유 왕관 등 빙그레 대표 제품으로 스타일링된 빙그레우스가 자신을 빙그레 나라 왕자라고 소개한다. 등장 초기 빙그레우스는 제품 홍보에는 관심도 없는 듯 자기 셀카만 연이어 올리면서 SNS를 가득 채웠다.

빙그레우스 등장으로 공식 계정은 5개월 만에 14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식품업계 공식 SNS 중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 수치다. 빙그레는 이후에도 자사 브랜드에서 착안한 캐릭터를 추가로 선보였고 굿즈를 출시하는 등 꾸준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만 B급 마케팅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자극적인 요소를 활용할 경우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재밌는 요소로 호감을 얻을 수 있지만, 한 끗 차이로 반감을 사게 될 수 도 있다.

배달의민족은 B급 마케팅으로 웃기도 울기도 했다. 배민은 매년 음식 주제 창작시 공모전인 ‘배민 신춘문예’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일반인이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볼 수 있고 수상작에게는 치킨 증정이라는 유쾌한 조건까지 내걸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수상작에는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치킨을 맛있게 먹는 101가지 방법- 101번 먹는다’ 등이 있었다.

배민은 유쾌한 아이디어 속에서 논란을 키운 문구가 등장해 난감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제 다리를 보더니 침을 삼키면서 –치킨 미투운동’, ‘Meat too-운동 지지’ 등으로 미투 운동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배민은 참여자가 이벤트에 응모하면 자신의 SNS에 퍼 나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는데, 많은 참여자를 제한하지 못하면서 논란도 막지 못했다. 당시 논란은 크게 확산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민 불매운동 얘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배민은 상황 일단락을 위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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