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누더기 비판 ‘공정경제 3법’,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미완의 과제] 누더기 비판 ‘공정경제 3법’,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1.09.27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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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중 감사위원 선임 시 '개별' 3% 룰…알차게 활용한 사조산업
20년째 말만 나오는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대선 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겠다?
금융계열사 위험 전이 방지한다는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6개 관리하려고 이 고생을?
지난 14일 사조산업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진우 회장은 상법 개정안 중 '개별' 3%룰을 적극 활용하며 경영권을 방어했다. 사진=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네이버 카페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누더기’와 ‘기업 옥죄기’ 논란에서 누더기가 1승을 거뒀다. 말 많았던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3법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한 결과가 즉시 나타났다.

공정경제 3법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감독법을 지칭한다. 이중 상법은 감사위원 선임에서 소액주주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안이었다.

처음 거론된 방안은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일괄적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산해 3%로 제한하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도입된 건 감사위원 선임 시에는 합산 3%지만 사외이사 중 감사위원을 선임 시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개별적으로 3%로 인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최대주주가 10%, 특수관계인 4명이 5%씩 총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은 감사위원을 선임 시 1/10인 3%만 행사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도입된 방안에서는 사외이사 중 감사위원을 뽑을 때 각각 3%씩, 총 15%의 의결권을 가진다.

사조산업 임시주총을 통해 3%룰은 반쪽짜리란 게 드러났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임시주총에 앞서 주진우 회장은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조산업 주식 71만2046주 중 30만주를 각각 15만주 씩 두 명에게 대여했다. 이에 따라 주 회장 지분율은 기존 14.24%에서 8.24%로 6%p 감소했지만 실질적으로 9%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또 사조산업은 감사위원 선임을 별도로 선임하던 것에서 사외이사 중 선임하도록 정관 변경 안건을 함께 추진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했다. 사조산업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시도는 무산됐고, 대여 주식도 최대주주 의결권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여년째 말이 나오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은 이번 정권에서도 유지된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만이 고발권을 가지도록 한 조항이다. 정부 개정안은 전속고발권 폐지 조항이 들어가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삭제했다.

전속고발권을 도입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대부분 국가들이 가격담합, 공급제한담합, 시장분할담합, 입찰담합 등 경성담합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거나 행정처분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일본은 부당 거래제한·독점화 위반은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지만 불공정거래 조항은 제외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속고발권이 유지되는 이유로는 공정위의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일반적인 형사범죄와 달리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경쟁제한성 등 현재 또는 장래에 나타내는 효과를 분석해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번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도 나왔듯 과도한 형벌 부과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고 검찰 수사가 별건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폐지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다른 법과 달리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 피해자들은 전속고발권으로 피해를 입고도 직접 고소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피해자의 청구권이 제한 받으면서 공정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피해자의 재판 받을 권리, 재판절차 진술권 등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의견이다.

또한 전속고발권 폐지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후보들이 내걸었던 공약이다. 당연히 예상되는 우려에 대해 대선 당시 검토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재언급하며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강지원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공정거래법은 법 위반행위에 대해 폭넓게 형벌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통해 시장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형벌 부과를 제한할 필요가 인정돼 왔다”며 “형벌 부과의 제한은 공정위의 행정적 제재만으로 위반행위를 억지하는데 충분하다는 전제하에서만 그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도 민감한 주제다. ▲같은 기업집단 내 소속금융회사들이 여수신업, 금융투자업, 보험업 중 둘 이상을 영위하고 ▲금융위원회의 인가·허가를 받거나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금융회사가 하나 이상이며 ▲부실금융기관 또는 이에 준하는 금융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일정 비율 이하이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지정된 기업집단은 대표금융회사를 선정하고 소속 금융회사 간 건전한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 이는 동일 그룹 내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부문 전체로 전이되는 위험을 막기 위함이다. 실제로 2013년 동양그룹은 계열사의 재무 악화를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통해 시장에서 대규모 사기성 CP(기업어음)를 판매하고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부실계열사에 자금을 대출하도록 해 위기를 피해가려 했었다.

다만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금융복합그룹에 적용되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차, 한화, 교보, 미래에셋, DB 등 6개 대기업집단로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법을 도입하는 꼴이다.

특히 카카오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처럼 플랫폼을 앞세워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앞으로 늘어나겠지만, 규모만으로 지정하는 건 오히려 은행 계열 금융지주에 대한 차별이란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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