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ITX 공정위 철퇴 맞을까 '조심조심'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ITX 공정위 철퇴 맞을까 '조심조심'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9.30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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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ITX 내부거래 284억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조현준 지분 35%, 효성ITX 내부거래 더 못늘리는 이유
공정위 철퇴에 '몸사리기', 조현준 오너리스크는 계속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효성ITX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효성ITX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공정위에 찍힌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감시망 속에서 효성ITX 내부거래를 조심스럽게 키워나가고 있다.

올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효성그룹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 최다 기업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는다.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회사가 18개 늘어나 기존 15개 회사에서 33개로 늘어난다. 

이중 효성ITX는 조현준 회장의 높은 지분율과 내부거래 활동으로 공정위 규제 위험도가 높은 기업이다. 효성ITX는 지난 1997년에 설립돼 컨택센터 서비스, 시스템통합(SI)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코스피에 상장한 효성그룹 대표 계열사 중 하나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ITX 지분 35.26%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SI사업을 하는 상장사 중에선 그룹 총수 개인 지분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기업이다. 효성ITX 다음으로는 최태원 회장 지분 18.44%가 들어있는 SK(주)가 있다.

효성그룹 상장사 중에서도 효성ITX는 조 회장 개인 지배력이 가장 큰 곳이다. 갤러리아머니트리(32.98%), 효성(21.94%), 효성티앤씨(14.59%), 효성화학(8.76%), 효성중공업(5.84%), 신화인터텍(0.03%)을 넘어선다. 조 회장의 높은 지배력 때문에 효성ITX에 대한 공정위 감시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효성ITX는 내부거래 비중 자체는 높지 않지만 해당 매출 규모만으로 이미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지난해 효성ITX 내부거래 수익은 매출 4812억원 중 284억원으로 비중 5.89%를 차지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낮더라도 공정위 규제 기준 200억원을 초과해 공정위 규제 사정권에 속한다.

효성ITX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이유는 규모가 큰 다른 사업 대비 SI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고객 대응 사업인 컨택센터가 전체 매출의 65.2%를 차지한 반면, 내부거래 활용도가 높은 SI사업은 27.9%에 그친다. 규모가 큰 컨택센터 사업이 SI 내부거래를 감싸는 효과다. 

조 회장은 최근 효성ITX 내부거래를 서서히 증가시키고 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 아래에서 내부거래를 이용했지만 2018년 내부거래 매출을 145억원에서 234억원으로 크게 올렸다. 이후 3년째 내부거래 매출은 200억원 이상 계속 발생하고 있다.

효성ITX가 다른 대기업그룹 SI 기업처럼 내부거래 비중을 급격히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효성ITX에 조 회장 지분이 남아있는 한 언제라도 공정위가 불시에 칼날을 겨눌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정한 내부거래 매출 규제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확장할 수밖에 없다.

국내 다른 대기업그룹에선 총수일가 지분을 팔거나 분할, 합병 등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꼼수를 활용해 당당히 내부거래 활동을 하는 SI 기업들도 많다. 지난해 기준 현대오토에버 (95.9%), 삼성SDS(83.2%), CJ올리브네트웍스(81.2%), 롯데정보통신(66.3%), 신세계I&C(66.5%), LG CNS(61.3%) 등이 대표적으로 내부거래 매출은 각각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에 이른다.

조 회장 입장에서 효성그룹 내 이미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 많고 신규 추가될 곳들도 많아 지금 당장 효성ITX를 내부거래로 키우키엔 부담이 크다. 35%가 넘는 조 회장 지분을 낮추지 않고서 지금처럼 내부거래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설 경우 이는 추가적인 규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지주사 효성도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 48.4%에 달했고 공덕개발(93.7%), 갤럭시아디바이스(92.6%),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55.9%), 신동진(38.1%) 등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초과했다. 규제 대상에 신규 편입되는 곳들 중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세빛섬, 행복두드리미, 엔에이치테크, 아승오토모티브그룹 등도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회장을 따라다니는 공정위 이슈와 오너리스크도 맘놓고 효성ITX를 키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효성그룹은 2000년대 후반 조석래 명예회장 때부터 비자금 조성과 정경유착 논란,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아들 조현준 회장 역시 부임 전부터 여러차례 법적 이슈에 휘말려 효성그룹이 같이 홍역을 치러왔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02년과 2004년 미국에서 450만달러짜리 호화주택과 180만달러 상당의 콘도를 구입했다. 이에 대한 자금 출처가 효성아메리카 회삿돈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2010년 횡령 혐의로 기소 후 2012년 대법원에서 유죄 판정을 받았다. 조 회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77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조 회장에 대한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일었다. 조 회장은 법인자금 16억원 횡령과 부친 조 명예회장에게서 받은 157억원에 대한 증여세 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해 말 조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확정됐다.

이후 동생 조현문 변호사가 2014년에 형 조 회장 등을 상대로 검찰에 배임·횡령 혐의를 고발하면서 효성그룹은 또 다시 오너리스크에 휩싸였다. 지난 2019년엔 조 회장과 조석래 명예회장이 회사 자금으로 개인 변호사 비용을 지출했다는 혐의로 검찰 고발되기도 했다.

지금도 조현준 회장을 둘러싼 오너리스크는 계속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고, 조 회장은 검찰에 고발됐다. 그룹 총수가 사익편취 혐의로 고발된 첫 사례로, 조 회장은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에 나섰지만 올해 1월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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