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ob칼럼] 세월호참사 1주년, 우리는 아직도 궁금하다.
[Jacob칼럼] 세월호참사 1주년, 우리는 아직도 궁금하다.
  • 김재봉
  • 승인 2015.04.13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 생존자가 한 명도 없어야 했는가?
▲ 기울어진 세월호     © 탑데일이 DB

세월호참사 1주년이 다가온다. 2014년 4월 16일, 여느 아침과 다를 바 없던 그날 아침은 대한민국 역사를 나누는 분기점이 됐다.

정기적으로 인천과 제주도를 운항하던 세월호는 알고 보니 처음부터 운항하지 말았어야 할 총체적 부실의 배였다.

세월호에는 476명의 승선인원과 많은 량의 화물과 차량들이 선적됐다. 불법증축에 평형수를 빼버리고 그 무게만큼 화물을 적재했다.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다면 세월호는 도입이 되지 말았어야 했고, 세월호는 운항금지를 당했어야 했다.

그러나 세월호를 도입하고 운항하기 위한 모든 관련법들은 정권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준비됐다. 이명박 정권은 선령이 20년이 된 배들도 도입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쳤다. 해경은 평형수가 규정대로 채워졌는지, 화물은 과적이 되지 않았는지, 초과승선은 되지 않았는지 매번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사고를 항상 잉태하고 운항한 세월호는 4월 15일 출항했다. 안개가 자욱한 항구를 말이다. 그리고 4월 16일 운명의 아침,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135도 조타를 줬다가 140도로 조타를 주라고 3등 항해사가 오더를 내리고 조타수는 조타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배는 좌측으로 기울어졌다.

법정에서 140도와 145도 두 가지 진술이 나왔다. 5도 차이든 10도 차이든 배는 조타가 안 된다는 말과 함께 기울기 시작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만약 이때 적정한 승선과 적정한 화물적재, 컨테이너를 확실히 결박하고 화물이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거나 한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했다면, 그리고 평형수가 규정에 정해진 대로 채워졌다면 큰 파도가 없던 4월 16일 아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는 특유의 복원력을 발휘하여 침몰하지 않고 정상 운항을 계속 했을 것이다.

가장 아쉬운 생명 지킴이 하나가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좌측으로 기울기 시작한 세월호, 이미 기울기 시작한 세월호보다 그 배 안에 탑승하고 있던 생명을 더 소중히 여겨 과감한 탈출명령을 내렸다면 476명의 승선 인원 중 최소 90% 이상의 생명은 살렸을 것이다. 바로 두 번째 아쉬운 생명 지킴이가 또 한 번 지나간 것이다.

배가 바다 속으로 침몰하기 시작했다. 고위직 공무원들이 내려오고, 시간이 많이 지나자 장관들과 국무총리도 내려왔다. 그들에게 보고하기 위해, 또 의전을 치르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했다면 4월 16일 밤이 되기 전에 최소 80% 이상의 사람들은 구조를 했을 것이다. 세 번째 아쉬운 생명 지킴이가 그렇게 지나갔다.

밤이 되고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다. 나중에 알려진 사진과 휴대폰 메시지 및 동영상 자료를 보면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생존해 있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 안에서 말이다. 비난여론이 쇄도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찾아왔다. 또 한 차례의 의전과 대통령에 보여주기 위한 요란한 구조 활동 흉내를 내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팽목항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만 더 일찍 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구조하라”고 말만 했어도, 그리고 구조 자를 보기위해 팽목항을 하룻밤만 지키고 있었다면 304명의 희생자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네 번째 아쉬운 생명 지킴이가 그렇게 또 지나갔다.

죽어서 싸늘하게 올라온 희생자들은 대부분 깨끗한 상태로 올라왔다. 침몰한지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났지만 올라온 시신을 보면 그들이 참 오래도 생존해 있었다는 것이 추론 가능하다. 그렇게 살고 싶어 오랫동안 버틴 희생자들이 있는데 박근혜 정권은 한 명의 생존자도 마른 땅으로, 엄마 아빠의 품으로, 그리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청해진 해운이 잘못했다거나, 유병언이 나쁜 인간이라거나, 이명박이 나쁜 대통령이었다고 화를 내는 것 보다 왜 사고 발생 후 구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가 이다. 청해진 해운이 잘못한 것은 사실이고, 유병언이 나쁜 인간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또한 낡은 선박을 쉽게 들여오도록 관련법을 변경한 이명박도 한국역사에 이름을 남길 나쁜 대통령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세월호참사 1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왜 사고 발생 후 단 한명의 생존자도 없는지 그 사실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다. 무지렁이 백성이 생각을 해도 어떤 사고가 발생해도 한 두 명의 생존자는 있을법한데 왜 304라는 숫자는 변함없이 구조 활동이 끝나는 그날까지 고정되어야 했는지, 우리는 그 부분을 알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한 명의 생존자도 없다는 것이 너무 크게 보여 세월호의 편법과 유병언의 악행과 이명박의 파렴치가 우리 눈에 비집고 들어올 아주 작은 공간의 여유조차 줄 수 없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