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니치마케팅' 선택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니치마케팅' 선택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0.0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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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마케팅, 우회 전략으로 틈새시장 노려라
특정 소비자층 선정과 정확한 니즈 파악이 관건
아이디어스‧광동제약 '성공'…롯데칠성음료 '글쎄'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틈새시장공략하기 #니치마케팅 #지금도어색한 #투명콜라 #초록색케첩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유통 시장이 격변하면서 곳곳에서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다. 차별화가 중요한 니치마케팅 시대지만 무턱대고 남들과 차별점만 내세워 장사했다간 날벼락을 당할 수도 있다.

'니치'는 장식을 위해 벽면을 오목하게 파서 만든 공간을 뜻하는 이탈리어 '니키아'에서 유래됐다. 이로 인해 니치마케팅은 ‘남이 모르는 좋은 낚시터’를 선점하는 것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돼 왔다.

니치마케팅은 특정 소규모 소비층을 상대로 판매 목표를 설정하는 전략이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자는 목표다. 기존 소금 대신 '유기농소금', '천연소금', '암반소금' 판매가 대표적인 니치마케팅 예다.

니치마케팅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내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995년 최초로 김치냉장고를 선보인 딤채가 니치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전까지 냉장고를 만드는 기업은 많았지만, 딤채는 '김치만을 보관하는 냉장고'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일반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할 경우 냄새가 나거나 공간 효율에 어려움을 겪던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나온 결과물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근 많은 기업이 니치마케팅으로 돌아섰다. 과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에선 생산, 유통, 판매 등 과정을 모두 대량으로 추구하는 매스마케팅이 대세였다. 매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은 매스마케팅은 사라진 채 니치마케팅만이 남아있다.

니치마케팅을 시행할 때 기업은 시장 흐름과 소비자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소비자 수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소비자층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니치마케팅 실패 사례로 꼽히는 투명한 콜라 '크리스탈펩시' 그래픽=변정인 기자
니치마케팅 실패 사례로 꼽히는 투명한 콜라 '크리스탈펩시' 그래픽=변정인 기자

1990년대 미국에선 탄산수 ‘클리어리 캐나디언’, 투명한 맥주 ‘밀러 클리어’ 등 투명한 색 음료가 유행으로 번졌다. 당시 펩시도 투명한 콜라 ‘크리스탈펩시’를 출시하며 유행에 합류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기존 짙은 갈색 콜라에 길들여진 소비자에게 투명 콜라는 거부감이 컸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993년 미국크리스탈 펩시는 당초 판매 목표치 2%보다 한참 뒤처진 0.5% 증가에 그치면서 1년 만에 투명 콜라 생산을 중단했다.

비슷한 실패 사례로 케첩 세계 1위 회사 하인즈가 있다. 하인즈는 2000년대 초반 주 소비층인 어린이층 공략을 위해 색다른 케첩을 선보였다. 하인즈는 기존 빨간 케첩에서 벗어나 초록색, 보라색 등 기존과 다른 색깔이라는 특징을 가진 ‘하인즈 이지 스쿼트’를 출시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빨간색이 아닌 케첩은 시장에서 외면받고 끝내 단종됐다.

성공적인 니치마케팅 효과를 위해서는 특정 소비자층에 대한 선정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니치마케팅은 완전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의미였다면 현재는 '레드오션' 사이에서도 특정 소비자층 공략을 전문으로 노리는 니치마케팅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는 핸드메이드 온라인 플랫폼 아이디어스다. 아이디어스는 포화시장인 이커머스 사이에서도 핸드메이드 플랫폼이라는 전문화된 콘셉트를 경쟁력으로 취했다. 모두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제품을 갖고 싶다는 소비자 심리를 활용했다. 현재 핸드메이드 플랫폼 1위인 아이디어스엔 1만7000명 작가와 530만 고객이 가입돼 있다. 지난 6월엔 누적 거래액 5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정 소비자층 공략에 성공한 광동제약 '광동 헛개차' 사진=광동제약
특정 소비자층 공략에 성공한 광동제약 '광동 헛개차' 사진=광동제약

또 다른 사례로 광동제약이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0년 ‘광동 헛개차’를 출시했다. 당시 광동제약은 음주가 잦은 남성을 타깃층으로 선정해, 음주 후 피로를 광동 헛개차로 해결하라는 마케팅을 구사했다. 당시 17차, 옥수수수염차 등 여성 전용 건강 음료가 장악했던 음료 시장에서 광동제약은 숙취해소음료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헛개차는 틈새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출시 10년 만에 누적판매 6억병을 돌파했다.

그렇다고 니치마케팅 공략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니치마케팅은 사업 초기 경쟁자가 많지 않은 시장에서 과도한 비용 투자 부담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틈새시장인 만큼 거대한 수익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이라면 자칫 틈새시장에 발을 들였다가 막대한 투자 비용만 날릴 수도 있다.

맥주업계 3위 롯데칠성음료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와의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자 올해 들어 수제맥주 위탁생산이라는 틈새 공략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가 수제맥주 위탁생산에 집중하는 동안 맥주 공장 가동률이 전년 대비 두 배 상승하기도 했지만 실제적인 니치마케팅 효과는 보지 못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맥주 시장 점유율은 3.5%인 반면 카스의 오비맥주와 테라의 하이트진로는 각각 49.5%, 32.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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