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서린정보기술' 키우는 최 씨 일가…누가 과실 가져갈까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영풍그룹 '서린정보기술' 키우는 최 씨 일가…누가 과실 가져갈까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10.08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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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정보기술 내부거래 26%,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장 씨 일가 33% VS 최 씨 일가 20%…최창근 회장 나서나
영풍그룹 72년 공동 경영 체제 계열분리 조짐 '불안불안'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서린정보기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프=이진휘 기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서린정보기술 내부거래 비중. 그래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영풍그룹 내 장 씨와 최 씨 일가의 공동 경영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이 서린정보통신을 키우며 그룹 지배력 확장 기회를 넘보고 있다.

지난 1996년에 설립된 서린정보기술은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구축 관리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고려아연이 33.34%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겸직해 지난 2003년부터 19년째 부임 중이다. 

지난해 공정위가 분류한 영풍그룹 내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은 영풍, 씨케이, 영풍개발, 서린정보기술 4곳이다. 이중 지주사 영풍을 제외하면 정부 규제 감시망이 상대적으로 덜한 서린정보기술이 내부거래 기반 성장 여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영풍개발과 씨케이는 현재 그룹 내부거래가 없다. 동일인측 지분이 100%에 달해 경영승계 재원용 회사라는 비판이 일어 일감몰아주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영풍개발은 지난 2014년 내부거래 비중이 95.5%까지 치솟았지만 공정위 감시망이 강화되자 2018년부터 내부거래를 완전히 포기한 바 있다.

최창근 회장은 최근 내부거래를 통해 서린정보기술 몸집을 서서히 키우고 있다. 이전까지 30억원을 넘기지 않던 내부거래 매출을 지난 2019년부터 증가시켜 지난해엔 62억원을 넘었다. 내부거래 의존도도 2018년 12%에서 지난해 26%로 급등했다.

특히 최창근 회장이 있는 고려아연과 그 자회사 서린상사와의 내부거래가 급증했다. 지난해 이 두 기업이 서린정보기술 내부거래 비중의 87%를 차지했다. 1년 만에 고려아연이 11억원, 서린상사는 10억원어치 내부거래 일감을 늘린 결과다. 지난해 여기서 나온 내부거래 54억원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현금 거래됐다.

이와 함께 서린정보기술 재무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서린정보기술은 역대 최다 매출 23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억원을 넘겼다. 최근 4년 동안 적자가 나거나 영업이익 1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성과다.

다만 서린정보기술은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그간 서린정보기술이 내부거래 비중을 11~13% 수준으로 규제 제한선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해오다 2년새 크게 넘은 탓이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연매출 200억원이거나 비중 12%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분류한다.

서린정보기술 경영권이 최창근 회장을 비롯한 최 씨 일가들에게 있지만 장 씨 일가보다 낮은 지분율이 걸림돌이다. 서린정보기술 내 총수일가 지분은 총 53.33%다. 이중 장 씨 일가가 33.33%, 최 씨 일가 20.01%를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이 최 씨 일가 지분을 높여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회사 내 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 씨 일가 지분은 최창근 회장(3.67%)과 아들 최민석 씨(3.67%),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6.67%),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장 씨 일가에선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그 아들들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가 각각 11.11%씩 갖고 있다.

영풍그룹은 장 씨와 최 씨 일가가 공동으로 경영하는 그룹이다. 지난 1949년 창업주 고(故) 장병희, 최기호 회장이 설립한 이후 72년 동안 3대째 지속되고 있다. 장 씨는 영풍전자와 코리아써키트 등 전자계열, 최씨는 고려아연을 필두로 한 비전자계열 부문을 맡고 있다.

그룹 지배력을 두고 장 씨와 최 씨 일가 사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7~2019년 사이 공정위의 재벌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맞춰 영풍그룹은 순환출자 고리 7개를 모두 끊었다. 이 과정에서 장 씨 일가가 문제가 되는 지분들을 사들이면서 이들의 그룹 지배력이 커졌다.

순환 출자가 해소되고 그룹 내 두 일가 간 복잡했던 지분율 문제가 단순화되면서 현재 3세 경영체제 전환과 더불어 영풍그룹이 계열분리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배력이 강화된 장씨 일가에서 굳이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계열분리가 아니더라도 최 씨 일가는 그룹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서린정보기술 포함 주요 기업들의 모회사인 고려아연에 최 씨 일가가 미치는 지배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영풍으로 지분율 27.49%를 가지고 있고, 국민연금(8.87%) 다음으로 장형진 회장(3.83%) 지분율이 많다. 최창근 회장 지분율은 0.9%에 불과하다.

고려아연도 언제든지 장 씨 일가 손에 넘어갈 위기다. 최대주주 영풍에는 장세준 대표(16.89%), 장세환 대표(11.15%)가 30% 가까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장 씨 일가 회사인 영풍개발(15.53%)과 씨케이(9.18%) 지분까지 포함하면 장 씨 일가 지배력은 54%에 달한다. 반면 최 씨 일가 지분은 13.27%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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