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으로 신사업 확장하는 하림…높은 가격, 차별화 부재 걸림돌
'라면'으로 신사업 확장하는 하림…높은 가격, 차별화 부재 걸림돌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0.1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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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더 미식 장인라면' 출시하며 라면 시장 진출 본격화
라면 한봉지에 2200원…건면‧액상스프 등 경쟁사와 비슷한 전략
뒤늦은 무첨가물 즉석밥 '순밥' 실패 사례 따라가나
하림의 신제품 '더 미식 장인라면' 사진=하림
하림 신제품 '더 미식 장인라면' 사진=하림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하림이 신제품 출시로 라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뚜렷한 차별점이 없으면서 가격은 높아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지난 14일 하림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를 발표했다. 이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라면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 미식’ 론칭 계획도 알렸다. 하림은 라면 외 제품군을 늘려 HMR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더 미식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육계사업 의존도가 높은 하림의 최근 매출액은 지난 2017년 8673억원 2018년 8286억원 2019년 8058억원 2020년 8954억원으로 정체 중이다.

라면은 기존 업체들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시장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이 라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오뚜기가 20%, 삼양식품이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 지난 1986년 라면 시장에 진입한 빙그레는 이 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17년이 지나 결국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후발주자인 하림이 시장 내 존재감을 보일 방법은 차별화다. 하림의 장인라면은 인스턴트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난 건강 프리미엄 라면을 콘셉트로 한다. 하림은 장인라면에 소고기와 닭고기, 사골 등 육류 재료와 함께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채소 재료를 20시간 끓여낸 육수를 강점을 내세우며 분말 스프가 아닌 액상스프를 활용했다. 면은 유탕면 보다 칼로리, 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건면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보기는 어렵다. 앞서 농심, 풀무원 등 경쟁사가 건강한 라면을 콘셉트로 한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미 농심 ‘신라면건면’은 건면을 활용해 칼로리를 낮췄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었다. 또한 풀무원은 건면 제품인 ‘정백홍’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높은 가격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림은 장인라면의 가격을 편의점 기준 1개당 22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신라면 블랙, 오뚜기 진짬뽕 등 기존 프리미엄 라면 가격인 약 1500~1600원 정도에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지난 2011년 신라면블랙은 기존 신라면 보다 2~3배 비싼 가격인 1600원 가격으로 출시되자 논란이 일면서 4개월 만에 판매가 중단되고 1년 후 재출시된 바 있다. 

또 국내 라면 시장이 정체돼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은 지난 2013년 첫 2조원 대를 돌파한 이후 수년 째 2조원에 머무르고 있으며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라면에 앞서 하림은 신사업 확장을 위해 즉석밥 시장에도 진출했지만 마찬가지로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하림은 ‘순밥(순수한 밥)’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섰다. 하림은 순밥 출시 당시 100% 쌀과 물만으로 제품을 만들었으며 이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림이 내세운 무첨가물 전략은 이미 경쟁사도 시도한 바 있어 강점으로 내세우기 어려웠다. 경쟁사인 동원F&B는 첨가물 없이 만든 ‘쎈쿡’을 출시했지만, 현재 1%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등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하다. 

라면 시장과 마찬가지로 즉석밥 시장도 기존 업체 점유율이 확고해 차별화 전략 없이는 후발주자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현재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이 62.1%, 오뚜기가 36.8% 점유율을 차지하며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 라면과 어떤 차별화 요소를 도입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최근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이 편이기 때문에 관련 제품들과 관련해서 어떤 다른 요소가 있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2200원 가격이 비싸다고 하더라도 품질이 월등하다면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다"며 "하지만 건면 같은 경우 다른 제품에도 사용되고 있고, 하림이 건강을 키워드로 내세웠음에도 소비자가 특별한 차별화를 느끼지 못하고 가격만 비싸다고 느끼게 된다면 호응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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