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회장 가족회사 '티앤케이정보'는 떴다방?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정몽진 KCC 회장 가족회사 '티앤케이정보'는 떴다방? [SI업체 일감몰아주기 대결]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11.04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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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진 가족회사 '티앤케이정보', 일감몰아주기 '한탕'
티앤케이정보 내부거래 97~98%, KCC 자금력 '든든'
신고누락 공정위 고발 당하자 3개월 만에 '공중분해'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KCC 계열사 티앤케이정보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KCC 계열사 티앤케이정보 내부거래 비중.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가족회사 중 그룹 내부거래 특혜만 십 수년 간 받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정리된 기업이 있다. KCC그룹을 통한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한탕‘ 의혹이 제기된다.

‘티앤케이정보‘는 정몽진 KCC 그룹 회장 가족이 운영하던 회사다. 지난 2008년 컴퓨터와 주변장치 도매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사업으로 하는 시스템통합(SI) 회사로 설립돼, 올해 공정위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 KCC그룹 내부거래 수익에 의존해 왔다. 

티앤케이정보는 내부거래 내역이 공개되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지난 2019년 매출 52억원 중 50억원에 해당하는 97.3%를 내부거래 수익으로 올렸다. 지난 2017년엔 매출 43억원 중 97.1%, 2018년에도 매출 38억원의 98.6%가 내부거래 수익에서 나왔다.

티앤케이정보에 제공된 그룹 일감은 주로 KCC,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등 주요 계열사에서 나왔다. 지난 2019년 기준 KCC에서만 티앤케이정보 총매출 90% 상당인 47억원의 일감을 제공했고, KCC건설이 2억원, 코리아오토글라스가 1억원 상당의 일감을 줬다.

KCC는 정몽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지주사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사망한 아버지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 지분을 상속 받아 올해 상반기 기준 지분 22.58%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 포함 친족 지분을 합산하면 전체 39.51%를 차지할 만큼 오너일가 지배력이 높다.

KCC건설은 KCC가 지분 36% 보유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회사다. 자동차 안전유리 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지난해 9월 KCC글라스에 흡수합병되기 전까지 정몽진 회장 동생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지분 25%가 있던 곳이다.

티앤케이정보가 비록 매번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됐지만 결국 매년 1년 수익 대부분을 계열사를 통해 얻어낸다는 점은 특이하다. KCC 말고도 다른 계열사가 내부거래에 참여할 때도 같은 방식을 거쳐 현금이나 카드 거래했다. 이는 티앤케이정보가 그룹 외 거래처가 없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그럼에도 KCC 정도 되는 회사가 경쟁입찰에서 티앤케이정보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티앤케이정보는 정몽진 회장의 친인척 지분 100%로 구성돼 있지만, KCC그룹에는 지난 2018년이 돼서야 정식 편입됐다. 오너일가 4촌 이내 가족인 안병엽 티앤케이정보 대표(79%)와 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장승현(21%)씨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안병엽 대표와 장승현 감사는 티앤케이정보 설립 이후부터 올해 들어 회사가 해산될 때까지 회사 이사회를 계속 맡아왔다. 이 둘을 제외한 이사회 내 다른 임원은 없었으며, 전체 사원수는 10명에 불과했다.

티앤케이정보가 13년 간 사업을 펼쳤기에 그룹 편성 이전에도 KCC,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등 KCC그룹으로부터 일감을 받아왔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동안 티앤케이정보는 오너일가 회사면서도 회사 존재 자체가 공개되지 않아 공정위 감시망에서 피할 수 있었다.

정몽진 회장이 숨겨왔던 친인척회사는 티앤케이정보 말고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공정위에서 계열사 공시 누락 혐의로 정몽진 KCC그룹 회장을 고발할 때까지 오너일가 회사에서 일감몰아주기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대부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정몽진 회장은 올해 2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고발된 상태다. 지난 2016~2017년 대기업 집단 지정 자료를 공정위에 보고하며 티앤케이정보 포함  실바톤어쿠스틱스, 세우실업, 동주상사, 동주, 대호포장, 동주피앤지, 상상, 주령금속, 퍼시픽콘트롤즈 등 KCC그룹 계열사 10곳과 친족 23명 신고를 고의로 누락한 혐의 때문이다.

공정위는 정몽진 회장이 신고 누락을 의도했다고 여겨 사안의 중대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차명주주 이용, 친족 은폐 등을 통해 외부 감시시스템에서 미편입 계열사 확인을 어렵게 해 규제 적용을 피해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KCC는 계열사 누락으로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피할 수 있었다.

공정위 칼날을 피하기 위해 정몽진 회장은 문제가 됐던 계열사를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앞서 내부거래 91%(10억원)으로 친인척 100% 소유로 운영되던 ‘상상‘은 지난 2019년에 정리했다. 정 회장의 차명회사 의혹으로 가장 논란이 컸던 ‘실바톤어쿠스틱스‘는 올해 6월에 정리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티앤케이정보도 결국 버티지 못했다. 티앤케이정보는 올해 5월 6일 임시주주총회 결의로 해산 결정이 났다. 정몽진 회장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친인척을 이용한 직간접 ‘꼼수‘ 운영에 대한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다만 마지막까지 티앤케이정보를 살리려 애쓴 정황이 확인된다. 해산 한 달을 앞둔 지난 4월 티앤케이정보는 100% 자회사 주령금속과의 흡수합병을 시도하기도 했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목적은 자회사 결손누적에 따른 구조조정 목적이다. 주령금속 또한 공시 누락 기업으로 연 매출 17억원 규모의 건설자재 제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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