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착한 '척'은 통하지 않는 ‘코즈 마케팅’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착한 '척'은 통하지 않는 ‘코즈 마케팅’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1.1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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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CJ제일제당, 코즈마케팅 상반된 결과
가치 소비 추구하는 소비자로 활발해진 코즈마케팅
기업과 사회적 이슈 연관성 관건…이 점을 놓친 KFC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코즈마케팅 #기부에구매유도까지 #도미노는역효과 #CJ제일제당은성공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도미노피자의 ‘착한’ 마케팅은 매출 상승이 아닌 소비자 비난이란 결과를 받았다. 착한 척 하는 건 쉽지만 소비자들은 기업을 꿰뚫어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도미노피자와 CJ제일제당은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같은 코즈마케팅을 선택했다. 그리고 도미노피자는 실패, CJ제일제당은 성공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받았다.

지난 2010년 도미노피자는 ‘도미노 1/2 캠페인’을 진행했다. 소비자가 피자 한 판을 주문할 경우 15% 혜택을 제공받으며 반은 소비자에게 배달되고 나머지 반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이었다.

CJ제일제당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2년 생수 ‘미네워터’ 제품 이름이 담긴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을 진행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면 선택에 따라 100원을 기부하게 되고 기업에서도 추가로 100원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기부금을 모아 아프리카 물 부족 국가에 전달하는 캠페인이었다.

양 사가 공통적으로 선택한 전략은 코즈마케팅이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환경, 보건,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를 기업 이익 추구와 함께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소비자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 기업의 이미지 상승과 함께 제품 구매까지 유도하는 전략이다.

도미노피자와 CJ제일제당은 똑같이 기부를 앞세웠음에도 다른 결과를 받게 됐을까.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내세우는 단순 자선 활동과 확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기업 이미지 상승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자선 활동과 달리 코즈마케팅은 소비자의 구매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부분이 기업의 목적이며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다.

​지난 2010년 도미노피자가 코즈마케팅으로 선택한 '도미노 1/2 캠페인' 사진= 도미노피자​
​지난 2010년 도미노피자가 코즈마케팅으로 선택한 '도미노 1/2 캠페인' 사진= 도미노피자​

도미노피자는 이 점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도미노피자 캠페인은 기업이 사회적 이슈보다 이윤 추구를 보다 중요시한다는 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 패착이었다. 당시 캠페인을 주목한 소비자들은 도미노피자 한 판의 마진율을 생각해볼 때 기업보다 소비자의 부담이 훨씬 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세웠고 논란은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졌다. 결국 도미노피자는 마케팅에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캠페인을 종료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도미노피자와 달리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3.5배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생수 제품을 통해 물 부족 국가를 위한 공익을 추구한다는 연관성이 잘 맞아떨어진 캠페인이었다. CJ제일제당은 이미지 상승과 구매 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코즈마케팅의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과 마케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자사 제품을 좋다고 어필하는 것은 통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것이 필요했고 코즈마케팅은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코즈마케팅은 지금까지도 기업들이 활발하게 선택하고 있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많은 선택지 중에서도 왜 코즈마케팅일까. 소비자는 이제 단순 소비를 넘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를 원한다. ‘돈쭐’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난 것을 보면 이제는 가치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봐도 될 듯 싶다. ‘돈’과 ‘혼쭐’의 합성어인 ‘돈쭐’은 선행을 한 기업이나 업체에 ‘돈으로 혼쭐 내주자’, 즉 많은 소비를 하자는 일종의 구매 운동이다. 실직 후 딸 생일을 맞은 한 부모 아빠에게 공짜 피자를 선물한 피자가게 가맹점주 이야기가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돈쭐 세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소비자가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것은 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00명을 대상으로 착한 소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 활동에 있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소비 태도가 강해지고 있으며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조사 대상자 약 90%가 ‘나의 소비가 남을 돕는데 쓰이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라는 문항에 동의했으며 ‘나는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도 약 69%가 동의 의사를 밝혔다.

최근 SNS 이용자들은 텀블러 이용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챌린지를 인증하기도 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SNS 이용자들은 텀블러 이용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챌린지를 인증하기도 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착한 소비는 MZ세대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미닝아웃’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닝아웃은 현상이나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나온다(Coming out)의 합성어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치, 사회적 성향을 드러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MZ세대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SNS를 통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챌린지를 인증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MZ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코즈마케팅을 선택한다.

모든 기업의 착한 의도가 소비자에게 와닿을 수는 없다. 소비자도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코즈마케팅을 선택하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코즈마케팅으로 선택한 사회적 이슈가 기업과 연관성이 떨어질 경우 소비자는 기업이 가진 ‘착한’ 의도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가 가치 소비를 위한 제품으로 선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가 반감되는 역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KFC에서 진행한 유방암 예방 캠페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미국 KFC에서 진행한 유방암 예방 캠페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지난 2010년 미국 KFC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KFC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판매 금액의 일부를 유방암 예방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좋은 의도로 시작됐음에도 이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KFC가 판매하는 치킨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트랜스지방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당시 소비자들은 담배 회사가 폐암 예방 단체를 후원하는 것과 똑같다는 반응을 보였고 캠페인은 중단되면서 코즈마케팅 실패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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