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유재석이 유행 시작점일까? 대세로 떠오른 '부캐 마케팅' 그 배경은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유재석이 유행 시작점일까? 대세로 떠오른 '부캐 마케팅' 그 배경은
  • 변정인 기자
  • 승인 2021.11.25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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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 마케팅'으로 이름 각인시킨 농심 '배홍동'
페르소나에서 시작해 트렌드 용어로 꼽힌 '멀티 페르소나'
신세계‧빙그레 등 유통업계에서 활발한 마케팅, 앞으로도?
그래픽=변정인 기자
그래픽=변정인 기자

#부캐마케팅 #놀면뭐하니유재석 #배홍동유씨 #계속되는 #부캐유행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 부캐 마케팅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유행으로 생긴 마케팅이라고 착각할 법 하지만, 어떻게 보면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현대인 대부분 알게 모르게 부캐 하나쯤 갖고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최근 유행하는 부캐 마케팅의 시작점을 떠올리자면 바로 ‘놀면 뭐하니’ 방송이 아닐까 싶다. 홀로 방송을 이끌어가는 유재석은 트로트를 부르다가도 갑자기 드럼을 배우고 또 다시 음반 제작사 나선다. ‘유산슬’ ‘유고스타’ ‘유야호’ 등 각각 다른 이름을 가진 ‘부캐’로 말이다.

유재석은 다양한 부캐로 인기를 끈 ‘놀면 뭐하니’에 이어 이제는 ‘배홍동 유씨’라는 이름으로 TV 속 광고에 등장한다. 비빔면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농심은 유재석이 출연하는 광고를 통해 ‘배홍동’이라는 신제품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런 행보를 통해 배홍동은 팔도비빔면의 뒤를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로 상승하게 된다.

최근 떠오른 부캐 마케팅이 유행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따지고 보면 부캐 마케팅은 심리학 용어 ‘페르소나’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페르소나는 연극 배우가 쓰던 가면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지금은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서 투사된 성격을 의미하며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고 있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멀티 페르소나’라는 신조어다. 멀티 페르소나는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듯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현대인을 일컫는 말로 지금의 부캐와 밀접하게 관련 돼 있다. 집에서, 직장에서, 친구와 있을 때 '나' 등  환경과 주위 사람에 따라 다른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은 광고 속 부캐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인의 부캐 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 바로 SNS다. 최근 현대인은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하나의 SNS 안에서도 여러 계정을 만들어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 대화 상대 별로 다르게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는 카카오톡 멀티 프로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 2019년 시장 조사 전문기관 글로벌웹인덱스에 따르면 한 사람이 갖고 있는 SNS 계정은 평균 8.1개에 달한다.

이와 같은 모습은 집단에서 개인 중심 시대로 변화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최근 몇 년간 트렌드 단어를 살펴보면 개인이 중심이 되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매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선정해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책을 살펴보면 지난 2016년 ‘1인 미디어’ 2017년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욜로’ 2018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이르는 ‘워라밸’ 등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단어가 트렌드용어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멀티 페르소나가 주요 트렌드 용어로 선택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코리아2020’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은 멀티 페르소나의 해”라며 “멀티 페르소나는 가면을 바꿔 쓰듯 다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다층적 자아를 의미하며 현대 사회의 다양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만능 키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요즘은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이후 모습이 완전히 다르고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개인이 많아졌다”며 “개인의 취향이나 취미 등을 중시하는 덕질 문화가 중요한 사회가 되면서 이런 변화를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멀티 페르소나 즉 부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대세 마케팅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 흐름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빙그레 대표 캐릭터인 빙그레우스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빙그레우스는 바나나맛 우유 왕관에 비비빅 벨트 등 빙그레 제품을 걸치고 있으며 나르시시즘 콘셉트로 자사 제품 소식을 전한다. 빙그레는 기업 SNS에 이어 유튜브까지 빙그레우스 영역을 확대하면서 구독자 10만을 끌어 모았다. 빙그레우스가 등장한 영상은 이날 기준 690만회로 빙그레가 올린 동영상 중 전체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를 앞세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가 우주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세계관을 구축해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빵집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도 ‘오떼르’라는 이름으로 SNS를 개설하기도 했다. 백화점이 문을 닫는 시간 에평행세계 ‘르쏘공 왕국’이 펼쳐지고 이 왕국 공주가 문제를 해결하면 ‘오떼르’라는 명예 칭호를 받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이 SNS는 개설 8개월 만에 팔로워 4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가 함께 활동하는 콘셉트를 내세운 아이돌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가 함께 활동하는 콘셉트를 내세운 아이돌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부캐 마케팅이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세계관 구축을 위한 스토리텔링이 필수적이다. 특히 유통업계가 공략하는 MZ세대 중 특히 Z세대는 부캐 마케팅이 떠오르기 전부터 K팝을 통한 세계관 콘셉트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 2012년 데뷔한 아이돌 엑소는 멤버마다 빛, 불, 바람, 등 능력을 갖고 있다는 세계관으로 등장한 바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에스파도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가 조합해 만든 그룹이라는 콘셉트로 활동 중이다. 부캐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하는 트렌드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부캐 마케팅의 인기가 반짝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지난 1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구직자 대학생 등 성인남녀 1795명을 대상으로 ‘부캐문화 열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4.9%가 ‘긍정적’이라는 선택지에 응답했다. 반면 ‘부정적’에는 7%, ‘잘 모르겠다’가 28%로 나타났다. 더불어 향후 부캐 마케팅에 대한 전망에 대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응답이 64.9%이 가장 높았으며 ‘한동안 유행하다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3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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