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IPO] ③외줄타는 사익편취, 내부거래액 1000억→1.7조↑
[현대ENG IPO] ③외줄타는 사익편취, 내부거래액 1000억→1.7조↑
  • 류세나 기자
  • 승인 2022.01.12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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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매출 의존' 엠코 인수 나비효과…총수家, 사익편취 안전지대 진입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엠코를 품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순풍에 돛 단 듯 성장을 이어갔다. 외형뿐 아니라 내실 측면에서도 두 회사가 합쳐진 것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두 회사 모두 건설분야 기업이었지만, 각자 주력하는 분야가 달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상당했다.

다만 총수일가 사익편취 시각으로 보면 회사 리스크는 확연하게 커졌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계열매출로 내던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 영향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진 합병에 따른 결과로 잃은 건 없고, 얻은 것만 있다. 관계사간 합병으로 사업은 시너지를 냈고, 정의선-의선 부자는 현행법상 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 엔지니어링-엠코 합병, 꿩 먹고 알 먹고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 이후 도드라지게 변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계열매출이다.

합병 전까지 4% 남짓하던 계열매출(연결기준) 비중이 합병 첫해인 2014년 24.52%로 20%p 가까이 늘었다. 금액적으로는 합병 직전 해 1239억원에서 2014년 1조3895억원, 합병 실적이 온기 반영된 2015년엔 2조5060억원으로 뛴 것으로 집계된다.

거래 관계사도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제철 정도 수준에서 현대·기아차,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현대글로비스 등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계열매출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해오던 현대엠코를 합병한 영향이다. 현대엠코는 매년 매출의 60% 이상을 현대차, 현대제철, 기아차 등을 통해 내왔다. 그 액수만 2조원대다.

사실 현대엠코의 피흡수합병은 총수일가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거래였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는 권력을 악용한 부의 축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총수일가에 대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감시 레이더 작동을 예고했고,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지분율(합산 35.06%)이 높은 현대엠코는 그 대상이었다.

◆ 현대엠코, 미합병시 규제 타깃…합병 작업 속전속결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좌)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좌)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합병 전 현대엠코의 최대주주(25.06%)는 현재 현대차그룹 총수인 정의선 회장이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도 주식의 10%를 들고 있었다.

2대주주는 정 회장이 최대주주(23.29%)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다. 사실상 현대엠코는 정 회장 지배 체제에 있는 개인회사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잔여지분 또한 기아와 현대모비스가 19.99%씩 양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00%였다.

당시 재계는 '일감몰아주기'로 통칭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실제 두 회사간 합병은 2014년 1월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된 이래 불과 석 달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사익편취 금지제도는 그해 2월부터 시행됐다.

그때 나온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회사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상장사 30%)인 기업이다. 정몽구-의선 부자 합산 지분율이 35.06%인 현대엠코도 여기에 해당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규제 대상 기업은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계열사와의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을 경우 제재를 받는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12% 이상일 때도 문제될 수 있다. 합병 직전 현대엠코의 내부거래 매출과 비중은 각각 2조537억원, 60.28%다. 거래 내용의 적정성은 따져봐야겠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법에서 허용하는 기준을 크게 뛰어 넘는다.

◆ IPO 구주매출 총수일가 지분율 추가 희석 가능성↑

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으로 회사는 사업 시너지 증대를, 정몽구 부자는 규제 이슈에서도 자유로워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었다.

합병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로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11.72%,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율은 4.68%로 낮아졌다. 합산 지분율도 16.4%에 불과하다.

오는 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범위(상장사·비상장사 구분없이 지분율 20%로 일원화)에서도 자유롭다. 또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보유주식을 구주매출할 경우 지분율은 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물론 여전히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매출액(2020년 기준 1조4696억원)과 비중(20.44%)은 법적 기준을 크게 웃돌지만, 도의적 책임만 있을 뿐 현행법상 제재대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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