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중간지주사 체제 윤곽
SK스퀘어, 중간지주사 체제 윤곽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2.01.04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호 대표, SK하이닉스 지원 활동 박차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분할 후 첫해를 맞은 SK스퀘어가 본격 중간지주사 체제로 활동을 개시했다. 향후 지주사 ㈜SK와 합병이라는 최종 목표에도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SK그룹은 공식적으로 SK스퀘어와 ㈜SK의 합병 계획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시간의 문제일 뿐 향후 양사 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중간지주사 지위를 인정받았다. 공정거래법상 회사 자산총액 중 자회사 보유 지분 합계금액이 50%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한 결과다. 

SK스퀘어는 작년 11월 SK텔레콤에서 100% 인적분할한 신설 회사로 올해 본격 투자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SK의 SK텔레콤과 SK스퀘어 보유 지분은 기존에 갖고 있던 SK텔레콤 지분 30.01%와 동일하다. 

SK스퀘어가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두른 이유는 올해 당장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신규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이 20%에서 30%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해 해를 넘겨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시 추가 지분 10% 확보에 9조원 상당 자금 마련이 불가피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SK 손자회사로 과거 지분율 상향 필요 여부가 문제가 됐지만 개정안은 신규 지주회사와 자회사에만 적용되므로 해당 사항이 없다"며 "SK스퀘어가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해 기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SK스퀘어가 중간지주사 활동을 선언한 만큼 박정호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박 대표는 기존 SK텔레콤 수장을 맡다가 유영상 전 MNO사업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신설법인 SK스퀘어로 넘어왔다. 통신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 부담을 덜어내고 자회사 투자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SK스퀘어는 올해 중간지주사 자격 획득을 발판 삼아 기존 SK텔레콤에서 넘어온 자회사 대상으로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낸다. ▲앱마켓 '원스토어' ▲보안업체 'SK쉴더스(구 ADT캡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OTT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모빌리티 전문회사 '티맵모빌리티' 등이 해당된다.

이중 IPO 첫 타자는 원스토어로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인 지난해(2021년) 11월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윈스토어 다음으로는 올해 상반기 SK쉴더가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SK쉴더스는 1월 초순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대표의 SK스퀘어 첫해 성과는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성공적인 IPO 유치에 달렸다. 이 두 회사의 IPO 성적에 따라 향후 11번가, 콘텐츠웨이브와 티맵모빌리티까지 이어지는 상장 릴레이 계획에도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는 오는 2023년, 티맵모빌리티는 2025년 IPO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지난 3일 "올해는 우리가 잘 키워온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SK스퀘어가 보유한 투자자산의 가치를 시장으로부터 온전하게 인정받고 투자 역량도 증명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SK스퀘어 출범의 궁극적 목표가 ㈜SK와 합병으로 지목되는 만큼, 순차적으로 자회사 IPO를 성공시켜 합병 전까지 회사 몸집을 불려야 하는 박정호 대표의 사명감은 막중하다. SK스퀘어는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 75조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SK스퀘어 순자산가치 26조원이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에그테크 등 신사업 투자 활동도 병행 중이다. SK스퀘어는 지난 11월 말 첫 투자처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고, 카카오계열 자회사로 3D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 지분 40%를 인수했다. 지난달엔 농업 혁신기업 그린랩스에 약 3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SK와 SK스퀘어 합병은 오는 2025년 기점을 전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SK는 지난해 2025년까지 시총 140조원, 주가 200만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SK스퀘어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작년 말 ㈜SK가 SK머티리얼즈와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 지주사 합병은 지배구조상 손자회사 위치에 있는 SK하이닉스 사업 지원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단독으로 SK그룹 총자산 33%(71조1739억원), EBITDA 61%(15조6140억원) 비중을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역량을 가졌지만 손자회사라는 이유로 여러 사업적 제약 속에 활동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대상기업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전폭적인 그룹 지원이 필요한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승격시키고 M&A 관련 걸림돌을 해소시키는 것이 SK그룹의 숙원 사업이다.

박정호 대표가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박정호 대표는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3사가 함께 모여 힘과 지혜를 합친다면 SK스퀘어 투자 영역이 반도체 전후방 사업부터 미래 혁신 기술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자회사 승격은 최태원 회장 개인에게도 이점이 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SK하이닉스는 그간 손자회사라는 지배구조 한계로 인해 최태원 회장에 배당 등 재무적 결실을 제공하는데 충실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SK스퀘어 분할 전부터 SK텔레콤 투자 부문이 ㈜SK와 합병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차원에서 ㈜SK 기업가치 향상에 대한 목표치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어 목표 기한이 다가올 즈음 SK스퀘어와 합병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SK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단계적 합병 계획은 그룹 내부적으로 사전에 모두 검토를 마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