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추락' 쿠팡, 요금제 인상 속내는
'주가 추락' 쿠팡, 요금제 인상 속내는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2.01.06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자 탈출 급선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사진=쿠팡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사진=쿠팡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는 쿠팡이 고객 요금제와 입점 업체 수수료를 인상하는 초강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악화된 재무 상황에 붙은 급한 불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고객 요금인상 올해 급물살

쿠팡은 올해 들어 '와우 멤버십(로켓와우)' 요금제를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해 받고 있다. 이는 한번에 요금 72% 올린 것으로 지난 2019년 도입 후 처음 단행한 인상이다. 당장은 신규 회원 대상 시행이지만 기존 회원도 추후 인상될 예정이다.

해당 인상안은 단순 이커머스 사업뿐만 아니라 와우 멤버십을 통해 무료 제공되는 쿠팡플레이 적자까지 메우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 2020년 말 멤버십 회원용 부가 서비스로 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했지만 지난해 1000억원 투자가 발생하면서 운영 부담이 커진 탓이다.

이와 함께 쿠팡은 지난 2019년 5월 쿠팡이츠 출시 당시부터 진행해온 수수료 프로모션도 중단하고 올해부터 신규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입점해 있던 기존 업체들은 프로모션 혜택이 종료되고, 앞으로 신규 입점 업체에만 3개월 프로모션이 적용된다. 

입점 업체들은 그간 프로모션을 통해 주문중개 수수료 건당 1000원, 배달비는 5000원만 부담하면 됐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수수료 일반형은 중개수수료 9.8%로 조정되고 배달비는 최대 5400원으로 책정됐다. 수수료 절약형은 중개수수료를 일반형보다 낮은 7.5%로 하는 대신 배달비는 최대 6000원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쿠팡이츠 입점 업체들의 비용 부담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주문금액 1만5000원을 예로 들면 이전에는 주문중개 수수료를 1000원만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기존 주문 중개 수수료 9.8%를 적용한 1470원을 내야 하고 배달비도 건당 5000원에서 5400원으로 올랐다.

여기엔 출혈경쟁으로 발생한 쿠팡이츠 적자폭을 줄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음식 배달 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배민)과 경쟁하면서 단건배달 서비스 '치타배달'을 도입하고 배달비 무료 정책으로 시장을 확장해왔다. 

결국 배민 상대로 펼친 출혈 전략으로 이용자 수는 늘었지만 커져가는 적자를 감당하는데 무리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쿠팡이츠 월간순이용자수(MAU)는 656만명으로 지난해 12월(284만명)보다 131% 급증했다. 같은 기간 18% 증가에 그친 배민보다 성장폭이 월등이 컸다.

◆주가 하락이 결정타…'만년 적자' 쿠팡의 한계

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과 쿠팡이츠 수수료를 올린 것은 적자 행진에서 비롯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성격이 크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적자가 늘어나자 수익성 창출 면에서 어필에 실패하고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 한때 주당 69달러까지 올랐던 쿠팡 주가는 현재 공모가 35달러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쿠팡 주가는 6일 기준 지난 11월 상장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던 25달러대 근처까지 다시 내려갔다. 이에 따라 한때 100조원이 넘던 시가총액도 54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쿠팡이 그간 대규모 투자를 통한 외형 확장에 집중했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해 증시 외면을 초래한 결과다. 쿠팡은 지난해까지 누적적자 4조8000억원에 더해 올해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 1조3000억원대(11억2814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쿠팡 핵심 사업인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OTT 플랫폼 사업 모두 출혈 경쟁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당장 흑자 전환은 아니어도 적자폭을 줄이는 시도가 불가피하다. 쿠팡이 적자 만회 가능성을 투자자들에 제시하는 게 당장의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지난해 3월 뉴욕 증시 상장 후 쿠팡 주가 추이. 사진=구글 파이낸스
지난해 3월 뉴욕 증시 상장 후 쿠팡 주가 추이. 사진=구글 파이낸스

◆캐시카우 확보 과제…실패시 멤버십 1만원 인상 전망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올해 6월 기준 약 5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이 지난 2020년 영업손실 5963억원을 기록했으므로 적자를 보지 않는 구조가 되기 위해선, 구독 가입자 당 매월 약 1만원씩(500만명 X 12달 = 6000억원)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결국 쿠팡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1만원대까지 단계적으로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쿠팡이 한번에 구독 요금을 올리지 않은 데엔 5000원을 넘어가 버리면 고객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 구독 요금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11번가 '우주패스'의 기본 요금제도 각각 4900원으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쿠팡이 지금처럼 적자 운영을 이어가는 한 주가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쿠팡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아마존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아마존도 이커머스 기반 각종 사업 초기 대대적인 투자 활동으로 플랫폼 확장을 시도했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캐시카우 사업이 있었기에 적자 탈출이 가능했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지난 1995년 출범한 아마존은 2002년 AWS를 출시했다. AWS 출시를 계기로 아마존은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본격적인 주가 탄력이 붙었다. 1.73달러에 처음 거래된 아마존 주당 가격은 현재 3400달러가 넘는다. 올해 3분기 아마존이 올린 영업이익이 5조7981억원(48억5200만달러)인데 AWS 사업부에서만 영업이익 5조8352억원(48억8300만달러)을 올렸다. 

쿠팡이 AWS 같은 수익 창출 사업이 부재한 데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들이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아마존처럼 독보적인 위치에 있지 못한 것도 한계점이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 규모는 약 22조원으로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약 15% 수준이었다. 쿠팡플레이 또한 지난 11월 기준 MAU 268만명을 확보했지만 같은 기간 MAU 1253만명이 넘는 넷플릭스나 웨이브(493만명), 티빙(396만명)이라는 높은 벽이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 요금 인상은)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최근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부가 서비스 매출 비중 확대는 전사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흑자전환으로 이어지기엔 아직 부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