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소홀' KT 구현모, 탈통신 리더십 도마
'본업 소홀' KT 구현모, 탈통신 리더십 도마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2.01.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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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통신 장애 '속수무책'
디지코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디지코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탈통신을 강조한 구현모 KT 대표의 리더십이 잇따른 통신 장애 사태로 난관에 부딪혔다. 통신으로 몸집을 키워온 KT인데 정작 본업인 통신에 소홀하며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일각에서는 KT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서 발생한 장애 원인은 장비 전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IPTV 채널 신호분배기의 전원 공급장치에서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올레TV에선 지난 9일 밤 11시경 1시간 동안 전국 곳곳에서 지상파와 종편 일부 채널이 나오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지역과 관계없이 일부 올레TV 시청을 위한 셋톱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해 최대 49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KT는 지난 2018년 아현지사 화재 사건 이후 재방방지를 약속했지만 지난해부터 인터넷 먹통 사태에 이어 이번 IPTV 장애가 터지면서 사회적 질타가 거세지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특별한 통신 관련 사고가 없었던 시기에 유독 KT에서만 굵직한 사건이 3번 연달아 발생한 셈이다.

KT는 지난해 4월 최대 10기가 인터넷 상품을 100분의 1 속도에 불과한 100Mbps 수준으로 제공했다는 IT 유튜버 '잇섭' 폭로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전형적인 장비 관리 소홀 때문이었다. 그 결과 KT는 정부로부터 5억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고 이용자 보호 평가에서 2단계 등급이 강등됐다.

지난해 10월엔 KT 서버 내 단순 프로그래밍 작업 실수에 대처하지 못해 유무선 망 전체가 마비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일반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금융가, 병원, 공공기관 등 주요 시설에서도 1시간 가량 전산 마비 사태가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상당했다. KT가 추산한 보상금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이번 IPTV 먹통 사태는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벌어진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불과 한 주만에 벌어진 일이라 KT를 향한 고객 불신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통신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은 우리의 책임이자 사명"이라며 통신 장애 재발방지를 강조했다.

국내 통신 부문에서 KT 비중은 압도적이다. KT는 전국적으로 기간통신망을 보유해 주요 공공기관에서 이용하는 인터넷 전용선도 대부분 서비스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과기정통부 집계 기준 국내 유선 통신 시장에서 41%를 차지한 지배적 1위 사업자다. 이에 비해 경쟁사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29%, LG유플러스는 20% 수준이다.

IPTV에서 KT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크다. KT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 전국 상용 IPTV 서비스를 출시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상반기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 KT는 국내 IPTV 이용자 1900만명 중 814만명으로 전체 43%에 이른다. SK브로드밴드가 580만명으로 30%, LG유플러스가 506만명으로 27% 수준이다.

이같이 통신에 집중된 KT 사업에서 본업 소홀 논란이 벌어지는 배경엔 탈통신을 강조한 구현모 대표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구 대표가 수장을 맡은 이후 탈통신에 집중하는 동안 본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축소한 결과다. 유무선 설비 투자를 줄이며 통신 시설 노후화에 안일한 대처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난 2020년에 부임한 구현모 대표는 그해 10월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이후 본격적으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위주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39% 수준인 KT 비통신 부문을 오는 2025년까지 50%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3년 간 KT가 집행한 설비투자비(CAPEX). 그래프=이진휘 기자
최근 3년 간 KT가 집행한 설비투자비(CAPEX). 그래프=이진휘 기자

KT는 LTE 상용화 이후 2012년부터 매년 설비투자비(CAPEX)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구현모 대표 체제에 와선 CAPEX가 더욱 줄고 있다. 2020년 KT가 집행한 CAPEX 규모는 2조8720억원으로 SK텔레콤 유무선 투자 3조236억원보다 적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CAPEX는 1조4648억원으로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KT가 여전히 통신 위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본업 소홀 논란은 더욱 문제시 된다. KT는 지난 3분기에만 5G 호황과 유선, IPTV 가입자 증가로 통신 부문 3조원 이상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5G 3.0%, 초고속인터넷 2.4%, IPTV 3.1% 증가를 기록해 꾸준히 성장한 실적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최대치 1조498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결국 KT가 본업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통신 운영과 관리에 제대로 대처 못한 경영진 책임으로 귀결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되풀이되는 통신 관련 고객 피해에 KT가 개선 없는 미흡한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새나온다. 

KT새노조 측은 "전국통신 장애 후 KT 내부에서는 네트워크 안정 구호만 외치는 등 실질적인 개선 조치가 전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경영진들이 탈통신을 외치고 있지만 통신의 기본을 무시하면서 달성되는 게 아니고 구현모 체제에서 유독 쏟아지는 통신대란을 계속 일시적 실수로만 치부해서는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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