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신년토론, 결론이 없었다.
JTBC 신년토론, 결론이 없었다.
  • 김민용
  • 승인 2017.01.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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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의 비전에 관한 심도있는 토론에 대한 기대 그리고 아쉬움을 남긴 대목들

2016년 대한민국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그리고 정유년, 붉은 닭의 첫 울음이 대한민국을 깨웠다. 정계, 학계 인사들이 저마다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가운데, 지난 2일 JTBC에선 ‘2017 한국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토론이 있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그리고 <썰전>에서 맹활약 중인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출연했다. 또한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2009년 ‘100분 토론’을 떠난 이후로 사회자를 맡았다. 패널과 사회자의 명성만으로도 ‘2017년 한국의 비전’에 관해 심도 있는 토론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이 컸다. 아쉬움을 남긴 대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먼저 JTBC ‘신년토론’의 주제는 2017년 대한민국의 전망과 각 패널이 생각하는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토론은 어떤 사안에 관하여 찬성과 반대를 나눠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토의는 주어진 주제에 관하여 지식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전망에 관해 어떤 찬성과 반대를 나눌지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JTBC는 이 특집을 ‘신년토의’가 아닌 ‘신년토론’으로 명명했다. 프로그램 명칭이 오해가 있었을지라도 이에 참여한 패널은 그동안 각종 토론과 토의에 참여해왔다는 것을 짐작한다면 이번 토론이 당위성을 논하는 토론자리가 아니란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패널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이념에 따른 상대에 원색적인 비판으로 치중했던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의 전망과는 거리가 먼 주제들로 대화를 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정공백과 수출불황에 따른 저성장의 국면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정경계 안팎으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토의 자리에서 각 패널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들이 생각하는 이념에 따라 어떤 해법을 지니고 있는지 교환할 수 있었어야 했다. 그래서 방송을 시작하기 전 어떤 주제에 관하여 논의를 할 것인지 사전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토론시간 100분 중 20여분은 ‘개혁보수신당’과 관련한 보수의 정의를, 40여분은 대선후보자로서 이재명·유승민을 검증하는 데 소비했다. 또한 청년배당에 관한 논의에서 성장과 복지에 관한 대화가 이어지는 듯 했으나 통계치로 인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유의미한 논의가 되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방영된 내용은 서민을 위한 대한민국의 전망과는 상관이 없었다.

또한 유시민 작가의 침묵은 길었던 것이 매우 아쉬웠다. 토론 중 개혁보수신당을 논하는 시점부터 유 작가의 침묵이 시작했고 이 시장과 전 변호사의 토론이 격해지자 이를 정리하기 위해 비로소 발언을 했다. 정리 발언까지 그의 침묵은 20분 이상 있었다. 그 이외의 주제에서도 유 작가가 토론에 기여하는 정도는 매우 낮았다. 이런 토론 태도를 일각에서는 ‘배려’라고 얘기하지만 침묵은 배려가 아니다. 2017년 대한민국의 전망에 관하여 유 작가의 생각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다른 패널이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했지만 정작 자신의 생각을 이번 토론에서 전혀 드러내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자가 발언의 비중을 고르게 하도록 토론을 잘 이끌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유 작가와는 달리 전 변호사는 표현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었지만 토론에 있어서 자신의 주장을 명백히 드러냈다. 이런 면에서 유 작가의 침묵은 배려라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은 소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기대가 컸던 탓에 아쉬움도 컸다. 유 의원과 이 성남시장은 정계를, 전 변호사와 유 작가는 학계를 대표하며 시민의 지지를 받는 오피니언 리더이다. 지지를 받는 이유는 그들의 이념과 비전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토론은 대한민국의 전망을 그들의 비전에 빗대어 펼쳐보고 유의미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그들이 이번 토론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드러낼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공인으로서 현재 유례없는 대한민국 상황에 관하여 진단과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결론이 없었다. 소문난 잔칫집엔 먹을 게 없었다.

<외부기고는 우리 논조와 다를 수 있으며, http://blog.naver.com/broken888에도 게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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