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CAS 패소, 한국 축구 이미지 살릴 기회 놓쳐
전북의 CAS 패소, 한국 축구 이미지 살릴 기회 놓쳐
  • 나현우
  • 승인 2017.02.0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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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끼운 안일한 대처

3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전북 현대에게 심판 매수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고 전북현대모터스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결과로 울산 현대에게 AFC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주어지는 게 확실시 되었으며, 전북은 챔피언스 리그 디펜딩 챔피언이 출전권을 박탈당해 이듬해 리그에 나가지 못하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심판 매수 구단으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전북은 자신들의 명예를 자신들의 손으로 3번이나 깎아 내렸다. 첫 번째는 심판 매수, 두 번째는 항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기각 판결이 그것이다. 심판 매수를 자신들의 에이전트 개인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던 전북의 첫 대처부터 이미 잘못되었다. 에이전트만의 잘못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상식적으로 에이전트가 심판 매수를 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에이전트 역시 구단 내부자였으며, 어떻게 봐도 심판 매수는 전적으로 전북 구단의 잘못이다. 이 상황에서 전북이 해야 할 일은 즉시 죄를 인정하고, 처벌을 기다리며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었다. 하지만 전북은 책임 전가에 뒤이어 항소를 통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잇달아 실추시켰으며, 수많은 외신에서도 이를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나서며 전북은 추락할 수 없을 곳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결국, 당연하게도 기각 판결이 나오며 생각할 수 있는 결과 중 가장 최악의 결과를 자초했다.

이 과정 중에서 전북은 자신이 마땅히 져야할 책임까지도 저버렸으며, 같은 리그의 팀들과 K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물론 한국 축구도 저버렸다. 팬들은 전북의 행동으로 인해서 K리그 자체에 신뢰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이는 매수와 관계없는 리그내의 다른 팀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심판 매수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전북을 무작정 비호하며 다른 팀들을 비방했던 일부 전북 팬들의 모습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미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구단뿐만 아니라 팬 모두가 자정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애써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며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결과, 그들은 앞으로 영원히 ‘매수’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전북만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난 9월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전북 현대에게 심판 매수에 대한 처벌로 '승점 9점 삭감, 벌과금 1억원 부과'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는 죄에 걸맞지 않은 약한 징계였으며, 만약 이때 프로축구연맹이 강한 처벌을 내리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작금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결국 솜방망이 처벌로 전북의 잘못을 슬쩍 눈감았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안일한 대처가 이 사태와 더불어 한국 리그, 그리고 한국 축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은 이렇게 오욕으로 뒤덮인 채 끝났다. 한국 축구에게 주어진 기회도 이게 마지막이다. 지금이라도 K리그의 팀들은 리그 자체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자정의 모습을 보이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매수 관련 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하며 새로운 규정을 만들고, 투명한 K리그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실추된 K리그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힘써야한다. 그렇게 해야만 한국 축구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외부기고는 우리 논조와 다를 수 있으며, http://blog.naver.com/broken888에도 게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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