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조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서 얻은 교훈
[칼럼] 선조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서 얻은 교훈
  • 연진우
  • 승인 2017.10.01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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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추석 연휴를 맞아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진우 기자

역대 대통령들은 자신들의 치적 쌓기에 열중해왔다. 임기 내 무조건 업적을 만들어야 역사에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내 역사는 늘 그래왔다. 이순신 장군의 명랑대첩은 선조대왕 역사에서 그저 지방의 한 장수가 약간의 업적을 이룬 것으로만 치부돼 기록됐다. 반면 선조는 이순신장군의 업적을 모두 본인의 것 인양 역사에서 다뤘다. 조선왕조 최악의 군주라는 평도 이 때문이다.

치적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늘 반복적으로 이어져 온다.

이명박정부 때만해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태가 적나라케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치적 사업이 4대강 사업이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기 내 어떻게 하든 밀어붙여서 만들어낸 대표 사업인데, 그런데 이 사업의 경우 역효과가 났다. 4대강 보 근처의 환경오염이 심각했고, 이로 이해 환경 생태계의 변화 문제까지 초래하게 됐다. 특히 이 사업에는 예산만 22조나 투입이 됐다. 혈세를 사용해 한다는 게 환경오염이냐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또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명박정부의 또 하나 치적 쌓기 실수는 바로 해외자원외교 사업이다. 자원외교는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의 공급을 위해 국가가 주도하는 외교를 말한다. 석유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가 사실상 매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필요한 모든 석유를 외국에서 수입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외국 회사에게 돈을 주고 자원을 사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하는 외국 회사나 그 국가의 정책,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국내 공급이 불안해 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떠 오른 자원외교는 우리나라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서 자원을 생산, 유통하는 외국회사에 투자를 하거나, 회사 자체를 사들임으로서 회사에 대한 지분을 높여간다. 결과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자원의 국내 공급이 가능해지고, 자원을 다른 나라에게 판매하여 돈을 벌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도입 취지는 좋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니, 해외에 투자를 해서라도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였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민족주의,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외화벌이라는 명목 하에 정권 홍보와 개인의 치적을 위해 비전과 사업성 없는 개발 사업에 엄청난 규모의 국민혈세를 탕진했다. 특히 지난 2012년 이미 부도(default)가 난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에 올 해까지 자그마치 1조5000억원의 혈세를 쏟아 부으며 현장관리조차 하지 않은 이 사업은 유례가 없는 국민 사기극이었다. 또한 한국석유공사는 캐나다 정유공장(NARL)에 돈을 쏟아 붓고 불과 4년 만에 이를 매각해 무려 2조5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600억원짜리 사업을 여덟 배인 4조6000억원을 주고 매입하며 경제성 평가는 고작 5일 만에 부실하게 해치웠다. 특히 가스 가격이 두 배로 뛴다는 허무맹랑한 예측 후에 가스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도 눈먼 돈을 기하급수적으로 쏟아 부은 혼리버 사업은 1조원의 혈세를 낭비했다.

이런 잘못된 투자가 사기업에서 이뤄졌다면 그 기업의 총수는 검찰에 기소되어 정당한 법 집행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의 비호아래 추진한 해외자원 투자는 수년간 은폐돼 왔다. 이렇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 낭비한 혈세만 해도 수십조에 이른다.

추석연휴 첫날, 전국의 장애인들이 고속버스터미널에 모였다. 그 자리에서 그들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는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도 깜짝 방문했다. 사실 깜짝 방문은 아니고, 사전 계획돼 있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정부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 단체와 함께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 하겠다”고 약속했다.

속전속결 문재인정부의 특징답게 바로 다음날인 오늘(1일)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초까지 장애인 단체와 국토부 등 관계자 15명 정도가 참여하는 민관위원회를 꾸려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방안을 논의한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내가 비장애인이라고 해서 남의 얘기처럼 말하면 안 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장애인들을 그저 선거용, 민심용으로 활용하기 급급했다. 이런 정책이야 말로 치적 쌓기에 혈안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가 가장 아둔한 왕을 ‘선조’리고 기억하듯,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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