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행복한 줄 알았다" 추석 명절에 대한 단상
[칼럼] "행복한 줄 알았다" 추석 명절에 대한 단상
  • 연진우
  • 승인 2017.10.05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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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의 단상

10여 일간의 추석 연휴가 어느새 절반이 흘러가고 있다. 연휴가 길어지면서 예전 명절과 달라진 것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며느리들은 중노동과 맞먹는 명절 스트레스와 시집살이 등에 시달린다. 하루 한 끼 해먹는 것만도 버겁던 아내들이 명절에는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 눈치에 군말 없이 부엌에서 쪼그려 앉길 서너 시간도 마다치 않는다. 차라리 그게 낫다는 말도 한다. 어쭙잖게 대화에 끼어 들었다간 금세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을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를 수도 있겠다. 가부장적인 가정이이라면 시부모의 자녀들 사랑은 보통이 넘는다. 아무리 애지중지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인데, 며느리나 사위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없다.

긴 연휴에 또 달라진 것은 가족들과의 대화 시간이 더 늘었다는 점이다. 평소 아무리 우애가 깊은 집안이라도 각자의 고민이나 문제를 다 드러내놓고 말하기 쉽지 않는데. 긴 명절은 자연스럽게 말문을 열게 한다. 그렇게 피워진 이야기꽃은 기쁨보단 슬픈 이야기가 더 많다. 결국은 모두가 먹고 사는 얘기다.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냐는 것에 따라 희비는 엇갈린다. 형제간이 늘 잘 먹고 잘사는 가정이라면 행복이 두 배가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슬픔도 두 배가 될 것이다.

긴 명절기간은 좋은 일보단 그간 꽁꽁 감춰둔 사연을 더 많이 듣게 된다. 늘 자식들 앞에 건강하게만 보이려고 했던 부모들은 편치 않은 자신들의 건강에 대해, 늘 부모 앞에 잘 사는 모습만 보이려고 했던 자식들은 고된 객지 생활이나 가정을 꾸려가면서 금전적으로 힘든 부분들을 털어놓는다.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속사정들을 듣고 나면 후회가 몰려온다. 나는 늘 행복한 줄만 알았기 때문이다.

씁쓸하다. 나는 늘 행복한 줄만 알았는데... 라는 생각만 자꾸 든다. 서로의 걱정거리를 듣고 나면 긴 한숨에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긴 명절에 대한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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