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감독의 세상엿보기] 모자라는 삶
[장감독의 세상엿보기] 모자라는 삶
  • 장성수 영화감독·기자
  • 승인 2017.11.16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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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로망은 번쩍거리는 빨간색 페달 자동차였다. ‘바나나’가 부잣집의 상징이듯, 빨간 자동차는 있는 집 자식들의 상징이었던 것 같다. 지금 오십이 다됐는데도 빨간 자동차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가지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련은 평생을 간다.

난 어린 시절 너무 갖고 싶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친구 집에서 처음 본 ‘레고’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더 갖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또, 미니카를 아는가? 작은 모형 차들이다. 그 시절 정교한 제품은 ‘메이드 인 재팬’ (MADE IN JAPAN)이었다. 한 때 ‘메이드 인 재팬’은 꿈의 발명품들이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일제’가 최고이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레고’보다도 ‘미니카’보다도 나를 설레게 했던 것은 ‘주먹이 발사되는 마징가 제트’였다. 이것도 역시 일본 출장 갔던 친구의 아버지가 사온 것이었다.

요즘 세대는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때는 일본 물건이 정식으로 수입도 되지 않던 시절이다. 아무튼 그 지경까지 가면 어린 마음에 일본에 태어나지 않은 게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일본에 출장 가지 않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미국에 출장 갈 일 없는 아버지가 미웠다.

나의 어린 시절은, 우리 세대의 어린 시절은 그렇게 모자라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우습게도 우리 아버지 세대에 비하면 우리 세대는 풍족했다고 하니 삶이란 반복된다. (‘요즘 젊은 것들이.. 어쩌고’ 하는 말은 아마도 선사 시대부터 있었던 말일 것이다.)

많은 것들을 갖지는 못하고 마음에만 담아두고 어른이 됐다. 뭔가 부족한 삶이었지만, 그럴수록 인간들은 무언가로 결핍을 메우려 한다.

그것이 인간이 발전해가는 원동력은 아닐까? 결핍이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모자라는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장난감들에 둘러싸여서 있다. 그리고 장난감 회사들은 아이들의 요구에 맞춰? 매번 업데이트된다. 그러니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장난감들을 소유 하면서도 항상 모자람을 느낀다. 한 달만 지나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찬밥 신세가 된다

‘토이 스토리’가 그래서 공감을 얻는 이유일 것이다.

너무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도 결핍을 느끼는 아이러니는 무엇일까?

정보는 넘쳐 나는데 무지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풍족해져도 인간은 결핍을 느끼게 된다면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 하는 것 아닐까? 많은 것을 가지려 애쓰기 보다는 버리는 삶은 어떨까? 그래서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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