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감독의 세상엿보기] 질문하지 않는 사회
[장감독의 세상엿보기] 질문하지 않는 사회
  • 장성수 감독·기자
  • 승인 2017.12.18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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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질문해서는 안 되는 나라'가 있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답을 주는 사회가 있었다.

“전문가인 우리가 다 할 테니 잘 모르는 너희들은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 “선택 받은 엘리트들이 계획을 세울 테니 무식한 중생들은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된다.” “너희들은 학생이니 선생님이 알려주는 것만 달달 외우면 된다.” “내가 가장으로서 너희들을 먹이고 재워 줄 테니 가족들은 내 말만 잘 듣고 따르면 된다.” “내가 곧 하늘이고 법이니 진리이니 그대로 따르면 너희들도 행복에 이를 것이다.”

이렇게 답을 정하고 강요하는 그런 시대가 있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중략)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얼마나 세뇌가 되었는지 몇 십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구호처럼 우리 몸 속에는 질문을 해서는 안된다고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선 시대에는 계급사회라 그랬고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지사회라 그랬고, 해방되고 나서는 독재자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이 질문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질문 할 수 없었다. 질문하는 사람들은 간첩이 되거나 실종됐다. 의문조차 가져서는 안 되고 질문을 해서는 위험에 처하는 사회.

질문은 절대자에 대한 도전이다.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2010년 9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우선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2010년 우리의 자랑스런 대통령은 이명박이었다.

노태우를 끝으로 우리는 질문해도 되는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희망을 가졌는지 모른다. 김대중 대통령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에 와서 우리는 질문해도 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시 시간을 거꾸로 돌리려는 두 명의 대통령을 우리는 만나야했다.

그야말로 질문을 해서는 안 되는 시대를 풍미했던 두 인물이다. 박물관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무덤에서 되살아 나 듯, 그 둘을 필두로 좀비들이 되살아났다.

공안 좀비, 민간인 사찰 좀비, 언론통제 좀비, 국정 교과서 좀비,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시대착오적인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질문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구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굴복시켜서 권력의 꿀맛을 즐기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 것일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질문해 보아야 한다.

거실에 꼼짝 안하고 누워 손가락 까딱하는 것으로 가족들을 움직이던 가부장 시대를 되찾고 싶은가? 군인이라는 이유로 나라를 주물럭 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베트남 가서 우리랑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죽여서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시절이 그리운 사람인가?

권력을 가진 자들 밑에 들러붙어 그들이 던져주는 달콤한 유혹들을 맛보고 그들의 그늘 아래서 힘을 휘두르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가?

약한 자의 약점을 잡고 룸쌀롱에서 거나하게 대접받던 시절을 아쉬워 하는 사람인가? 부하 직원에게 야한 농담을 툭툭 던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시절이 다시 오기를 바라는 사람인가?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말로는 진보를 외치고 정의를 부르짖지만 타인의 질문에 너그럽지 못한 사람은 아닌가? 당신은 당당하게 타인에게 질문할 권리를 줄 수 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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