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감독의 세상엿보기] '하지 마'를 하지마
[장감독의 세상엿보기] '하지 마'를 하지마
  • 장성수 기자
  • 승인 2018.02.1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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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있으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사랑 한다’는 말일까요? ‘네가 와줘서 기뻐...’ 같은 영화 속에나 나올 말일까요?

현실은 이렇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이거 하지 마! 저거 하지 마!’ 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 맛!” 걱정되어서 하지 말라 하고, 신경 쓰여서, 귀찮아서 하지 말라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수십 번 씩 ‘하지 마!’ 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면 어떤 사람이 될까? 상상해보셨나요? 모범생이 되어 사회가 원하는 사람이 될까요? 아니면 수동적이고 비겁한 사람이 될까요?

아마 지금 어른들이 가진 문제의 많은 부분도 어릴 적에 들었던, 때론 강제적으로 교육 받았던(세뇌되어 체화된) ‘하지 맛!’ 때문 아닐까요.

아마도 제가 ‘하지 마!’라고 입에 달고 사는 것도 알게 모르게 일제 강점기, 독재정권 시절 거치면서 우리 조상들의 몸에 각인된 ‘하지마!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 사회엔 ‘하지 말라’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한번 해봐!’라는 말은 오히려 무책임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한번 해봤다가 실패하면 당신이 책임 질 거야!’ 라는 비난을 받을 확률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실패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회인가 봅니다.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느니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임을 우리의 부모들은 침 튀기며 설득하려 합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우리가 하라는 것만 해! 이미 검증된 것만 해! 한번 실패하면 끝이야!

이런 구시대적인 전철을 아버지가 된 저도 밟으려하고 있다는 게 슬퍼집니다.

‘하지 맛! 이데올로기’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젊은이를 좌절하게 하고, 남 탓을 하게하고 자살하게 만듭니다.

한번 실패하면 <넌 낙오자야>하는 낙인을 찍으려고 달려드니 어느 누가 견딜 수 있을까요?

‘하지 마!’ 라는 말은 아이들을 단지 겁쟁이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입 시키는 것입니다. 불만투성이의 어른이 되게 합니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하게 합니다. 누군가 ‘해!’ 라고 말해줄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는 어른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안으로는 반발심이 생깁니다.. 모든 생명은 ‘하지 마!’라는 명령에 본능적으로 반발하게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공격으로 받아들입니다. 우습게도 그 반발력은 약한 곳으로 표출되나 봅니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힘을 휘두르려 합니다. 비겁하지요. 우리 사회는 오히려 비겁하라고 가르칩니다. 용감하지 마! 라고 가르칩니다.

‘하지 마!’ 라고 ‘하지 마!’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부모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쉽게 해결 하려고 하니 화내고 짜증내는 겁니다. 하지 맛! 하는 말투는 반발을 생기게 합니다.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냅니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것은 진리입니다.

‘이거 하지 마!’ 라고 강요하는 대신 ‘저거 해보는 건 어떨까?’ 라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리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부모들은 피곤하겠죠. 부모노릇하기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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