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주사위의 잔영, 추억 속 그 게임은 잊어라
[리뷰] 주사위의 잔영, 추억 속 그 게임은 잊어라
  • 연진우 기자
  • 승인 2018.03.0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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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게임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가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포립버전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리고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추억 보정’이란 말이 있다. 과거의 단점은 여과되고 장점은 부각되는 것이 추억이다. 추억에 비춰보면 현실의 대상은 보잘 것 없어 보인다. 애초에 과장된 기억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추억의 게임이 나온다. 스튜디오포립에서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주사위의 잔영(이하 주잔) for kakao’다.

포립 버젼 주잔. 추억을 배제하고 본 과거의 주잔은 대부분의 유저가 GP획득을 목적으로 '잠수'하고 특정 아이템을 사용하면 비판받는 일명 '매너전'만 판치는 게임이었다.

주잔은 본래 2000년대 초반 소프트맥스의 커뮤니티게임 ‘4LEAF’ 속 미니게임이다. 창세기전 세계관 캐릭터들을 이용해 주사위를 굴려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는 사람이 이기는 간단한 보드게임이다.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보다는 게임 내 재화인 ‘GP’를 얻고자 참여하는 유저가 많았다. 추억 보정을 빼면 게임성 자체는 그저 그런 게임이었다.

당시 소프트맥스는 더 발전된 ‘주사위의 잔영2’를 출시하겠다며 일시적으로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십여 년간 주잔개발 소식은 간간이 들려왔지만 소프트맥스가 경영난을 겪으며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던 주잔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프리미어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다시 돌아왔다.

◇캐릭터 성장에 초점 맞춘 ‘주잔 for kakao’

체력이 모두 소모된 팀은 전투에서 배제된다. 주사위 눈 말고도 고려해야할 전략적 특성이 더 늘어났다.

주잔 for kakao는 포립 버전과 달리 캐릭터에 레벨, 공격력 등의 능력치를 부여했다. 여타 수집형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강화, 진화 등의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캐릭터 등급인 ‘눈’으로 캐릭터의 강함이 구분된다.

캐릭터를 채워나가는 재미가 있는 '도감' 메뉴.

세계관도 변했다. 소프트맥스 세계관이 평행세계 형태로 펼쳐지며 유저는 세계의 균형을 수호하는 ‘세계지기’가 된다.

공격, 방어, 지원의 역할군으로 캐릭터가 구분되며 추가로 2명의 캐릭터가 서포터를 맡게 된다. 원작에서 1개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각 캐릭터는 반지, 목걸이, 귀걸이 등 악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고 이를 강화하면 추가 능력치를 얻게 된다.

◇추억은, 그저 추억일 뿐

시나리오 모드는 세계지기들이 소프트맥스 평행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원작을 접하지 못한 팬들도 주잔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다.

테스트 기간 동안 공식 팬카페에는 주잔의 변화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팬들이 많았다. 예전 버전 그대로라면 충분했을 게임에 괜한 변화를 줬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그것도 미니게임에 불과했던 주잔을 2018년에 그대로 내놓으면 어땠을까. 분명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을 뿐이다. 당시에야 브라우저 형 보드게임이 드물어 주잔의 경쟁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 주잔은 GP를 얻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서 좋거나 싫거나 이용해야만 하는 콘텐츠였다.

추억을 배제하고 보면 주잔 for kakao는 준수한 게임이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빠른 게임 속도를 구현했고 단순하지만 깔끔한 일러스트가 수집욕을 자극한다.

전투도 적절한 어빌리티의 아이템의 활용으로 전략성을 유지했다. 상대와 자신의 주사위 점수를 바뀌는 ‘체인지’나 무조건 전투에서 승리하는 ‘투신’ 어빌리티 등을 사용하면 저등급의 캐릭터도 고등급의 캐릭터를 상대할 수 있다.

스토리 모드인 ‘차원계’는 과거 소프트맥스의 게임을 즐기지 못한 이용자를 주잔에 합류하도록 돕는다. 창세기전, 4LEAF 등 다양한 캐릭터 등을 소개하며 ‘세계지기’ 시스템을 이해하도록 하는 장치다.

4인 난투시 상대편의 어빌리티와 아이템을 파악하는 것은 필수. 상대방의 패를 카운팅 해야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이 게임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4인 난투’는 5~10분 내외로 한 게임이 끝나게 돼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다. ‘비둘기’ 아이템을 사용해 유저와의 전투를 회피하고 이동형 어빌리티를 사용하는 전략, 반대로 파괴, 철벽 등 전투형 어빌리티로 팀을 구성하는 ‘여포형’ 전략 등을 입맛따라 사용할 수 있다.

주잔 for kakao는 2018년에 맞게 발전됐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올드 유저들은 존재한다. 그들이 수 십 년간 기다려왔던 것은 하나의 보드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드유저들이 추억하는 건 주잔을 둘러싼 그 무언가다. 기사단원들과의 유대, 더 나아가 어린 시절의 자신을 추억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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