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 마지막편인 ‘50가지 그림자:해방’이 지난 21일 개봉했다.
‘50가지 그림자: 해방’은 E. L. 제임스의 3부작 소설 ‘50가지 그림자’를 원작으로 한다. 멋지고 돈 많은 상사와 철없는 여대생의 ‘아찔한’ 사랑을 다룬 1편, 두 사람이 연인관계로 접어드는 2편에 이어 마지막편에서는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모습을 담는다.
이 시리즈는 영미‧유럽권에서는 기혼 여성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아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였지만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한국 아침 드라마에서 수 백 번 다뤄졌던 소재인 것이다. 잘나가는 재벌 아들이 캔디같은 소녀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는 ‘신데렐라형’ 시나리오는 진부함을 넘어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20대 여성들이 관람객의 반을 차지했다. 여대생이 잘생긴 부자를 만나 아찔한 사랑을 나눈다는 데서 자기 동일시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격’, ‘아찔’, ‘도발’ 등 섹시코드를 들이부었지만 결국 ‘셀링 포인트’는 여성들의 대리만족과 당신도 부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판타지다.
3편은 그간 우위에 서있던 남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잡혀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잘나가던 남자를 결혼한 뒤에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여성들의 판타지다. 해방은 없고 통속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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