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급제 폐지 '갑론을박'…맞춤형 복지 어디?
장애인 등급제 폐지 '갑론을박'…맞춤형 복지 어디?
  • 연진우 기자
  • 승인 2018.03.0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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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밴 부르기 더 힘들어지는 것 아냐?"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를 놓고 장애인들 일부에서는 중증 환자에 대한 혜택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껌값으로 장애인 우롱하는 장애인연금제도는 장애인 기만이다."

장애인들은 그간 수차례 정부를 향해 목청껏 이같이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 어떤 메아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애인들에 대한 나라의 차별은 장애를 안고 사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을 줬다. 그랬던 슬픔의 응어리가 조금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장애인 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사실 장애인등급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또 하나의 차별이었다. 몸이 아픈 것도 힘든데, 그걸 등급까지 먹여 심하고 덜 심하고를 따졌었다. 그래서 덜 심한 장애인에게는 혜택을 덜 주고, 더 심한 장애인에게는 혜택을 더 줬다. 하지만 이처럼 등급에 따라 차등 지원되던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된다. 복지 혜택이 내년 하반기부터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되면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정부가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감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장애인 등급제 폐지시 1~3급 중증장애인들은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7월에 일상생활지원(활동지원·보조기기 지급·거주시설 입소자격 부여 등)을 결정할 종합욕구조사를 실시한다. 2020년에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 주차구역 이용 등 이동지원을, 2022년에는 장애인연금 지급, 장애의무고용 대상 포함 등 소득·고용지원을 위한 조사를 한다.

종합욕구조사가 실시되면 특정 서비스 이용이 필수적인데도 등급 제한에 걸려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 자격은 1~3급, 특별교통수단 이용 자격은 1~2급으로 한정돼 있다. 장애인연금도 1·2급 및 3급 중복장애인으로 수급자격이 정해져 있어 직장생활이 불가능한 3급 이하 장애인은 연금을 받지 못했지만,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이 문제 또한 점차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은 장애 정도에 따라 1~6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이 같은 등급제에 대해 서비스가 획일적이고 개별 편의를 고려하지 못해 장애인단체들의 폐지 요구가 들끓었다. 이 같은 요구 때문에 복지부는 지난 10월부터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면서 2019년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목표로 구체적 실행안을 마련 중에 있었다.

정부의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따른 구체적 실행 방안에 따르면 먼저 오는 9월부터 25만원으로 인상되는 ‘장애인연금 기초급여’가 3년뒤인 2021년에는 30만원까지 인상된다.

장애인에 대한 두터운 소득보장을 위해 ‘장애인연금 기초급여’가 9월 25만원으로 인상하고, 이어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아울러 2022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을 위한 ‘장애인연금 부가급여’와 ‘장애수당’의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추가비용 보전은 소득수준보다는 장애특성, 연령 등을 고려해 지급하는 현금급여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늘린다. 현재 특수학교 174개교에서 22개교 늘려 196개로, 특수학급도 1만325학급에서 1만1575학급으로 1250개를 확충하는 것.

또 특수학교 용지확보 및 설립이 용이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진로탐색 활동 및 미래 진로설계 지원 강화를 위해 특수학교 자유학기제를 164개교로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문화 관련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통합문화이용권 지원을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리고, 장애인 등이 불편함이나 활동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 100개소를 2022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도 450명에서 2022년까지 1000명으로 늘리고, 권역별 장애인국민체육센터 설치를 통해 장애인들이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장애인들에 대한 포괄적 혜택을 두고 일부 장애인들은 오히려 난맥이라는 말도 한다.

장애인이라고 같은 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뜩이나 부르기 힘든 콜밴을 장애인등급 폐지해서 사용하기 더 어렵게 만들고, 경증장애인 위주로 보려는 활동보조인들 때문에 최중증장애인은 활동보조인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장애인등급을 폐지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번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반대하는 한 장애인은 "물론 등급이라는 말 때문에 장애인들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 유형에 따라 단계를 세분화해서 더 힘든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장애등급제 폐지 이전에 '이럴 거면 너도 나도 장애인이 돼 혜택을 보자'라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만들어서 경증, 중증, 최중증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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