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한반도의 화약고…백령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
[현장보고] 한반도의 화약고…백령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
  • 장성수기자 박근제기자 김동길기자
  • 승인 2018.04.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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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과 중국항로 개설
북한 장산곶서 15km 전쟁요새, 평화공원 탈바꿈
섬 떠나고 싶었다는 주민들도 "기대반 설렘반"
세계에서 단 두곳밖에 없는 백령도 사곶사빈해수욕장 멀리 여객선이 들어오고 있다.사진=신진섭기자
세계에서 단 두곳밖에 없는 백령도 사곶사빈해수욕장 멀리 여객선이 들어오고 있다.사진=김동길기자

[톱데일리] 백령도는 북한의 핵포기와 곧 판문점에서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의 최대 수혜지다. 배를 타고 들어가기도 전에 그곳의 분위기는 들썩이고 있었다. 갑자기 오른 부동산에 백령도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외지 사람들이 하루 서너명씩 찾아오곤 한다고 전했다. 또 이런 훈풍으로 최근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백령도 주민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톱데일리 탐사보도팀>은 4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간에 걸쳐 종전 수혜지 백령도에 직접들어가 종전협정과 남북대화에 따른 백령도 현지 분위기와 현지 실태를 자세히 취재했다. 편집자·주

지난주 금요일, 해 뜰 무렵 백령도행 배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지도를 살펴보니 멀어도 너무 먼 서쪽 최북단 섬을 향하는 배는 연안부두에서 하루 세 번 있으며, 약 네 시간정도 소요된다. 이른 아침부터 승선을 기다리는 대합실은 주말을 앞둬서인지 여행객과 면회객으로 북적였다.

백령도행 배편은 오전에 하루 2번 백령도를 들어갔다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지만, 최근 들어서 오전에 백령도를 출발해 인천에서 오후에 돌어가는 배편이 생겨 섬 방문이 매우 편해졌다. 게다가 올해는 서해5도 방문의 해로 평일에는 배 삯이 50%할인된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191.4km 떨어진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이며 울릉도 크기와 비슷하다. 백령항에 도착하자 어선마다 흰색배경에 푸른색 한반도가 있는 서해5도 한반도기가 달려있다.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민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큰 환호를 보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긴장과 위기없이 안전하게 조업을 하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곳은 한반도의 화약고다.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이 벌어졌고, 2002년6월 제2연평해전이 벌어졌다.

그 후 천안함 폭침이 있었고 2010년11월 연평도에 포탄이 쏟아졌다. 250km의 휴전선에서도 국지적인 단순도발은 있었을지언정, 이 곳 서해5도 만큼 많은 인명을 앗아간 충돌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도민들은 평화로운 바다가 소원이 아닐 수 없다.

백령도는 북한 장산곶에서 불과 15k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북한의 특수대원들이 십 여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기에, 주민들은 매일 긴장 속에서 생활을 해왔다.

평생 백령도에서 어업과 농업에 종사했던 김종원(78) 할아버지는 “연평해전 때나 연평도 포격이 있을 때 섬을 떠나 있고 싶은 심정뿐이었다”며 "섬에 젊은 사람들이 자꾸 떠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NLL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에 큰 기대

김할아버지처럼 불안감이 잔존하는 반면 서해 NLL해역의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에 대한 기대는 부풀어 있었다. NLL인근 어장을 조업제한 때문에 눈앞에 두고 볼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중국어선들이 이 틈을 노려 싹쓸이를 해가는 것에 속수무책이었다. 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야간조업은 물론 조업반경이 커져 섬주민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이곳 어민들의 판단이다.

또 최근 인천시장후보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박남춘’ 후보의 공약도 서해5도를 흥분시키고 있다.

◇중국~백령도 항로 건설, 백령도 공항 건설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동력

박후보는 해양수산부 관료답게 현실적인 서해평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는데, 서해로 통하는 길을 확대해 여객, 물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통일·북방교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중국과 백령도간 항로를 건설하고, 추진 중인 백령도 공항을 조기에 착공하며, 한강~해주~대동만~백령도~강화도를 연결하는 한반도 해양평화공원조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백령도 공항 건립은 서해5도 긴장완화와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인천시와 국토교통부는 ‘백령도 소형공항건설사업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경제성 전망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결과 사업비 960~1100억원을 투입해 1200미터 활주로와 계류장 등을 설치하고, 김포~백령간 요금을 편도8만8000원으로 책정해 연간 1만1900회 운항하여 48만 명이 이용한다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민간항공기비행금지구역을 풀어야하고, 항공기의 월경과 피납 등의 우려로 인해 국방부가 난색을 표해 진행에 애로를 겪고 있었다.

철조망너머 멀리 북한땅이 보이고 있다. 사진=신진섭기자
철조망너머 멀리 북한땅이 보이고 있다. 사진=김동길 기자

서해 NLL공동조업 등이 실현되면 비행금지구역도 풀릴 수 있어 공항건설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백령도 주민들의 최대 애로사항은 의료문제다. 노령인구가 많은 백령도에 공항이 생기는 것이야 말로 의료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백령도에서 농사를 짓는 정용산(66)씨도 “아프면 인천까지 가야하는데 이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섬을 떠난다” 면서 “공항이 생기면 급할 때 육지로 나갈 수 있고 또 파도 때문에 배편은 결항되기 일쑤지만 비행기는 결항될 우려가 적어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의 화약고에서부터 부는 평화의 훈풍이 반세기동안 가슴 졸였던 서해5도민의 삶의 질을 크게 높여 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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