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은행 주택청약 꼼수 협박
[기자수첩] 국민은행 주택청약 꼼수 협박
  • 유지윤 수습기자
  • 승인 2018.05.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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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수습기자
유지윤 수습기자

[톱데일리 유지윤 수습기자] "이렇게 기사 쓰면 앞으로 자료 보내지 않을 겁니다." 화난 목소리의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국민은행 주택청약통장 관련기사 때문이다<관련기사: 5월 3일자 국민은행 주택청약 이벤트 알고보니 꼼수>. 당일 국민은행은 청년들에게 주택정약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출입기자들에게 뿌렸다. 마침 이날 오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국민은행 주택청약통장'이 오르면서 1석2조의 효과도 누렸다.

기업 보도자료는 기업 입장이 최대한 녹아 있어 자칫 검증하지 않고 기사를 출고하면 그 피해는 오롯이 독자들이 입는다.

국민은행의 청년 주택청약 이벤트 자료는 얼핏보면 청년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 같았다. 실제 그런 줄 알고 청약에 가입하기 위해 국민은행 서초점을 찾게 됐다. 하지만 이벤트 내용과는 전혀 다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굳이 5월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6월에 더 좋은 상품이 나온다고 오히려 가입을 말렸다. 국민은행 본사 측은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지점에선 말리는 형국이다. 그래서 알고 보니 국민은행 본사의 꼼수가 이벤트 내용에는 들어 있었다.

바로 국민은행 관계자가 전화로 화를 내면서 협박을 한 이유다. 이벤트 보도자료를 팩트체크해보니 약간의 꼼수가 섞여 있어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차원의 기사를 쓴 것을 가지고 해당 홍보팀 직원은 노발대발했다. 심지어 "5월 이벤트보다 6월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 직원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며 고객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자사직원을 위협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청약통장 가입 응대해준 직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차라리 6월에 하는 게 낫지 않나요?”라고 재차 확인하자 “통상적으로 6월부터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5월에 가입한 청년들도 혜택을 보게는 해주겠지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6월에 가입 하시는 게 나을 것”이라며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거듭된 팩트체크 후 국민은행 본사 관계자에게 어떤 부분이 잘못됐냐고 물었다. 타당한 반박을 기대하고 이를 반영하려 했지만 국민은행 측은 “이벤트성 기사를 이렇게 공격적으로 쓰시는 기자 분은 처음 봤다”며 “다른 은행들도 이런 이벤트를 한다. (국토교통부에서) 신설하는 청약 혜택은 6월에 국민은행에서 출시될지 안 될지도 모른다”고 이미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들만 늘어놨다.
 
4일 오전 국토교통부에 확인한 결과 ‘청년 우대 형 청약통장’은 6월부터 신청 가능하며, 가입은행은 국민, 하나, 기업, 농협, 신한, 우리 은행 등이 있다. 최고 연 3.3%의 금리가 적용되며, 1년 이상 유지 시 이자소득 500만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 또 5월에 가입해도 가입 기간은 인정 되지만, 6월 적용되는 혜택을 받으려면 다시 은행에 방문해 통장 해지나 전환을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6월 달 출시 예정이기 때문에 6월 1일부터라고 확정지을 순 없지만 6월 달 언젠 가 신청 가능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5월부터 가입을 했으면 6월에 적용되는 혜택은 못 받는 거냐는 질문엔 “은행에 가서 해지나 전환 후 6월에 다시 만들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자칫 회사를 위한 이벤트성 기사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여느 청년들처럼 혜택이 제공되는 줄 알고 직접 청약 통장을 개설하러 갔다가 “그건 이벤트고 금융 혜택은 없다”는 말을 듣고 황당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담당자는 “이런 이벤트는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회사에서 홍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국민은행 홍보팀 관계자의 말처럼 "보도자료를 이렇게 쓰는 경우가 어딨냐"는 말도 이해가 간다. 우리끼리(기자와 홍보)는 그걸 불문율로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매번 그만 좀 짜고 치라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자잘한 이벤트로 소비자를 유혹하려는 궁리보다도 청년 고객과 더불어 갈 수 있는 홍보 전략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물론 국민은행 측이 억울하다며 방패막이로 내세운 ’국민은행 말고도 이벤트를 시행하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보도자료 안 주겠다고 협박하지 말았으면 한다. 보도자료 없다고 기사 못 쓰는 시절도 아니질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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