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나·국민은행의 답답한 성차별 채용 개선
[기자수첩] 하나·국민은행의 답답한 성차별 채용 개선
  • 유지윤 기자
  • 승인 2018.05.17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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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유지윤 기자
금융부 유지윤 기자

[톱데일리 유지윤 기자] “(여자)직원 한 두명 조정하는 거 갔다가 성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그거는 잘못된거죠.”

하나은행 A임원은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성차별 채용비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나은행이) 여태까지 성평등 관련 내규가 없었고 성차별 채용 비리 이후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질문에는 “은행 지점 한번 가보세요. 여자가 많잖아요. 은행에서 여직원 텔러 뽑을 때 남자 안 뽑는건 성차별 아니에요?”라고 반문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2013년과 2015년 대졸 신입 공채에서 남자 지원자들의 점수를 고의적으로 올리고 여자 직원들을 떨어뜨렸다. 지난 3월 이런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래서 비난도 받았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났어도 성차별 채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개선의 여지도전혀 없어 보인다. 다만 은행쪽에 유리하게 시끌벅적 했던 논란은 잠잠해졌다. 한 달이 훌쩍 넘어가도록 별다른 대책을 발표하지 않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반성은커녕 역정을 내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임원이 언급한대로 은행 지점에 ‘여직원 텔러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은행권의 무기 계약직 직원이 거의 여성이어서다. 지난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준정규직’이라는 무기계약직 직원이 3700명이 넘고 이중 87.6%가 여성이다. 신한은행은 압도적 비율인 99%가 여성행원이다. 반면 기업은행의 임원 21명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다. 신한은행의 임원은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남자다. ‘무기계약직 텔러’는 여성 직원을 쓰고‘고위직 임원’은 남성을 뽑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논란 이후 은행권 전수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 조차 여론 압박으로 인한 울며 겨자씹기식 대처에 그쳤다. 지난 1월 금감원은 신한 금융과 관련해 채용비리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논란 이후 겨우 재검사를 진행해 관련 내용 22건을 적발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측은 “금감원에 전수조사를 요청했지만 발표나온 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금융노조의 말과 달리 “조사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 등에서 요청하는 세부적인 것들) 다 조사해서 전달하지는 않는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영주 노동부장관 또한 금감원의 금융기관 성차별 채용 실태 전수조사 협조 요청을 거절했다. 금융기관의 채용비리가 관행이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서 낸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 또한 실효성이 의심된다. 필기 전형 도입, 면접 시 외부 인사 고용이 주된 내용이지만 필기시험은 성차별 채용비리 논란이 일었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조차 시행하고 있었던 절차다. 또 외부 인사들이 과연 성별에 따른 편견 없이 지원자들을 공정히 평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강제성도 없어 은행들이 채용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은행권의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선 지원자 성비 공개, 여성 임원 쿼터제 등 구체적이고 강제성이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은행들과 관할 기관들, 정부가 모두 가라앉은 논란을 틈타 얼렁뚱땅 대처한다면 은행권의 성차별 피해자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상처만 남긴 은행권의 성차별 비리 개선에 대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진성성을 가지고 이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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