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두번 울리는 보험사들...요양병원 입원비 부지급 행패
암환자 두번 울리는 보험사들...요양병원 입원비 부지급 행패
  • 유지윤 기자
  • 승인 2018.05.24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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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유지윤 기자]“아픈 여성암환자가 살림을 제대로 못하면 가족들의 눈총 때문에 눈에 띄지 않게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한다고. 이게 왜 사기입원인가?”

지난 23일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일부 영리 보험사들이 암환자들의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거부해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계약자들의 빠른 회복을 도와야 하는 보험사들이 오히려 요양병원 입원비를 요구하는 암환자들을 ‘보험 사기단’으로 몰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부산 경찰이 D요양병원에 입원한 암환자 91명을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가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장기 입원했다’는 이유였다. 기소된 91명의 암환자들은 현재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기저귀를 찬 전이함 환자가 나이롱환자라고요?…보험금은커녕 집까지 '가압류'

지난 해 11월 기소된 91명의 암 환자들 중 한명인 김 모씨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 '전이된 암환자가 나이롱환자로 보험사기범으로 몰리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 해 11월 기소된 91명의 암 환자들 중 한명인 김 모씨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 '전이된 암환자가 나이롱환자로 보험사기범으로 몰리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앞서 기소된 91명의 환자들 중 한 명인 김 모씨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씨는 ‘전이된 암환자가 나이롱환자로 보험 사기범으로 몰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이된 암환자가 죽을 것 같아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가입한 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이게 어떻게 사기가 됩니까. 더군다나 가입한 보험회사에서는 이것을 빌미로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을 가압류 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부산에서는 저와 같은 암환자 91명이 암보다 더 무서운 법정에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24일 오전 이 청원엔 2,468명이 동의한 상태다.

◆'갖다 붙이기 나름’인 암보험 약관

같은 암 보험을 가입하고도 보험회사에 따라 약관 해석이 달라져 입원비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사례(소비자보호원)
같은 암 보험을 가입하고도 보험회사에 따라 약관 해석이 달라져 입원비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사례(한국소비자원)

이러한 피해 사례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모호한 암 보험지급 약관 때문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생명,흥국생명 등 보험사의 암 보험지급 약관은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수술 등을 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불명확한 약관 때문에 소비자들은 동일한 암보험을 가입하고도 보험사의 재량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라는 말의 상세한 기준이 없어 법원의 판례 등을 참조하는 수밖에 없어서다.

◆보험사에 유리한 판례만 쏙쏙?...최근 판례 두고 2008년 판례 가져와

소비자들 편에서 이러한 부당함을 해결해 줘야하는 금융감독원조차 환자들 편이 아니었다. 금감원은 꾸준히 보험회사에 유리한 판례들만을 근거로 들어 약관을 해석해왔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암 의 후유증, 면역력 강화 등을 위해 실시한 입원치료에 대해 보험회사가 입원비를 일부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이 내세운 근거는 “환자의 면역력 강화를 통한 대체 항암요법인 압노바 및 헬릭스의 투여는 아직 항암효능이 입증된 바 없다”는 2008년 판례(대법원 2008다 13777 판결)와 “잔존종양이 없는 상태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의료행위 및 항암치료의 후유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의료행위는 ‘암의 직접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2004년 판례(서울지법 2004가합 48985 판결)였다.

이후 피해사례들이 계속 늘자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15년 10월 금감원에 ‘암보험 약관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관련 정책을 건의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후 2017년 11월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앞서 언급된 2008년 판례를 내세우며 “병원에 입원했다고 무조건 암보험비가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2016년에 요양병원 입원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례(대법원 2016다230164)가 있는데도 불구, 또 다시 2008년 대법원 판결을 가져와 보험사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3년 만에 내 놓은 방안은 '특약 상품' ?

이에 암환자들은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을 꾸려 지난 2월부터 꾸준히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금감원에 ‘2016년 판례를 기준으로 입원보험금 약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질의서도 제출했다.

결국 금감원은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정책을 건의한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2016년 대법원 판례를 감안하겠다고 했지만, 그나마도 일반 약관이 아닌 ‘특약 상품’을 따로 만드는 방안으로 검토 중이다. 일반 암 보험 뿐 아니라 추가로 보험료를 내야 입원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또한 요양병원 치료는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지난 23일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부분의 암보험 약관들은 암에 직접적인 치료를 위한 수술, 입원을 목적으로 한다”며 “하지만 요양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직접적이지 않다. 다른 요양의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간병해줄 사람이 없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상황들은 보편적인 경우가 아니라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보험사들도 아무 맥락 없이 그러한 환자들을 고소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출신 보험사 직원 10명...'유착관계' 의혹도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가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금감원이 지난 2015년과 2017년 보험사에 유리한 판례만을 입원비 부지급 근거로 든 것을 거론하며 둘 사이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사진=김미숙 대표 트위터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가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금감원이 지난 2015년과 2017년 보험사에 유리한 판례만을 입원비 부지급 근거로 든 것을 거론하며 둘 사이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사진=김미숙 대표 트위터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보험사와 금감원이 유착 관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생계는 영리보험사가 꽉 쥐고 있지”라고 폭로했다.

금감원 직원들이 퇴직 후 보험사에 취직할 정도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리포트와 CEO 스코어가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회사 임원 및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금감원 출신 직원은 현재 10명이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24일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금감원 직원들은 퇴직 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퇴직하고 바로 보험회사로 가는 건 굉장히 어렵다. 예전에 퇴직하신 분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아 보험사로 간 부분들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애매한 약관의 명료화 필요...

보험사의 자의적 해석을 막기 위해서 암 보험 약관이 명료화 돼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보암모는 지난 2월부터 열어온 금감원 앞 집회에서 '암보험약관 명확화'와 '암입원일당 보험금 100% 지급'을 요구해왔다.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은 금감원에 건의한 ‘암보험 약관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서 후유증 및 합병증 치료라 할지라도 ▲의사의 소견상 암치료가 주된 목적인 경우 ▲말기암 환자 치료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된 경우 ▲암 합병증 발병시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유지가 불가능한 경우 등에는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김창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또한 지난 3월 28일 발표한 ‘암보험 약관의 문제점 및 개선과제’에서 “보험소비자들은 여전히 금감원의 조치들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매년 보험관련 민원은 증가하고 있다”며 “보다 정교한 암보험 약관규정이 기술과 해석이 보험사업자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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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2018-05-24 18:09:27
암환자들은 보험사들의 횡포로 또 다른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금감원은 즉시 보험사에게 암입원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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