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첫 판결' 안희정 1심 무죄판결...법원 "현행 처벌체계에서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어"
'미투 첫 판결' 안희정 1심 무죄판결...법원 "현행 처벌체계에서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어"
  • 최은지 기자
  • 승인 2018.08.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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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안 전 지사는 많은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YTN 뉴스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안 전 지사는 "많은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YTN 뉴스

[톱데일리 최은지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선고는 지난 3월5일 김지은 전 충남도청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미투'(Me too)를 한 후 162일 만에 이뤄지는 첫 법적 결론이다. 

서울서부지법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며 "간음과 추행 상황에서 업무상 위력의 행사가 없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위력'과 관련해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를 좌지우지할 위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피해자를 상대로 한 간음·추행 과정에서는 이런 위력이 행사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열거한 뒤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떠나 피고인이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성적자기결정권을 제한 당했다고 볼 만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자유가 침해됐다는 증명이 부족하다. 현재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체계 하에서는 이런 것만으로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난 안 전 지사는 "많은 실망을 드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라면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법원을 떠났다. 

김 전 정무비서 측은 1심 선고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란 말이 나왔을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 전 지사의 범죄 생위를 법적으로 증명하겠다"며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자신의 수행비서를 수차례 간음·추행한 혐의로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권력형 성범죄가 자리 잡지 못하게 해달라"라며 안 전 지사에 징역 4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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