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앱솔루트 산양분유'를 둘러싼 궁금증, '초도물량 어디로 갔나'
매일유업 '앱솔루트 산양분유'를 둘러싼 궁금증, '초도물량 어디로 갔나'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8.12.2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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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산양분유 슬며시 판매중단 후 재출시, 왜?
"원재료 수급 문제 때문"→"까다로운 내부 기준 때문"→"기준 공개 어렵다"
그래픽=신진섭 기자
그래픽=신진섭 기자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최근 국내 산양분유에서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이 검출돼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이 수개월 전 판매 중단했던 산양 분유 판매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점이 공교롭다. 경쟁업체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자 제품 판매가 중단됐고, 3개월 뒤 재출시된 제품의 원산지는 바꼈다. 
   
◆매일유업 산양분유 시장 재도전, 출사표 던진 지 한 달 만에 의문의 판매중단

매일유업은 지난 2005년 11월 산양분유를 출시했지만 2009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 2007년 매일유업 산양분유에서 뇌수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인 엔테로박터사카자키균이 분유에서 검출된 탓이 컸다. 산양분유 업계 1위였던 일동후디스의 벽도 높았다.

분유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8월 '앱솔루트 산양분유'를 출시하며 산양분유 시장 재도전을 알렸다. 저출산 기조로 조제 분유 시장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음에도 산양분유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제분유 소비량은 약 1만4000t으로 2000년 2만7000t 대비 49.5% 감소했다. 매출액은 2012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35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산양분유 시장 규모는 200억원에서 600억~700억 수준으로 3배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산양분유 판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판매를 슬며시 중단했다. 경쟁업체인 아이배냇 산양분유에서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균이 검출되면서 국내 전 분유를 대상으로 식품 당국의 조사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당시 판매중단 이유에 대해 소비자에게 명확한 설명이 없어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중심으로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객상담실은) 원재료 자체정밀검사위해 더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잠정결론이라는데 그럼 이미 먹인 애들은 마루타인가요?", "빨리 공식답변하세요 도대체 뭐가 진실입니까?","아이배냇 식중독 균 사건으로 자체적으로 다시 한 번 검수중이라고 답변했다"는 등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앱솔루트 산양분유 정식 출시에 모집한 체험단에게는 해당 분유 대신 스타벅스 상품권이 지급됐다. 당시 체험단을 신청 했다는 한 소비자는 "산양분유 대신 뜬금 없이 스타벅스 커피상품권을 보내와 당황스러웠다"며 "그 이유에 대해 매일유업 고객상담실에서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원산지 변경, 초도 물량 어디로 갔나

지난 8월 판매된 매일유업 '앱솔루트 산양분유'(위)와 11월 재판매된 동일 제품.
지난 8월 판매된 매일유업 '앱솔루트 산양분유'(위)와 11월 재판매된 동일 제품. 산양전지분유 원산지가 네덜란드에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로 변경됐다.

의문과 추측 속에서 매일유업은 지난 11월 산양분유를 재출시했다. 원산지는 달라져 있었다. 출시 당시 주원료로 네덜란드산 산양고단백유청분말을 사용했으나, 재출시 제품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산 산양유청단백분말로 바뀌었다. 막 런칭한 제품의 원산지가, 초도 물량이 채 소진되기도 전에 변경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분유는 1~2개월분 재고를 확보하고 출시하는데, 나오자마자 결품됐다는 것은 특수한 사정에 의해 급히 출고를 중단 것"이라며 "출시하자마자 원산지를 바꾸는 것도 드문 경우이며, 원료 수급문제로 3개월이나 결품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분유 생산은 유청단백분말이나 식용유지, 무기질 등을 물에 녹인 후 대형 건조기를 통해 가루로 만드는 방식으로 소량 생산이 어렵다. 보통 한 제품 당 건조기를 한번 돌리면 1만 캔 정도가 생산된다. 분유 단계가 1~3단계로 구분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에 최소 3만캔 이상은 생산하는 셈이다. 

분유 원료를 수입하는 최소 단위는 컨테이너 1개 분량, 15톤 가량 으로 약 분유 5만 캔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매일유업이 '앱솔루트 산양분유' 출시 약 한 달 후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을 고려하면 초도물량 원료 대부분의 행방이 묘연한 셈이다.

◆원재료 수급 문제 때문→까다로운 내부 기준 때문→기준 공개 어렵다

산양분유 생산 일시 중단 이유를 밝히기 위해 톱데일리는 매일유업 관계자와 일주일 간 수차례 접촉했다. 매일유업 측은 해당 제품 일시 생산 중단은 품질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매일유업 관계자는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제품 생산 중단 이유에 대해 "원재료 수급 문제 때문"이라며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한 개 국가에서 세 개 국가로 원재료 수급처를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런칭 한 달만에 원재료 수급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묻자 이 관계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18일에 이 관계자는 "내부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식약처 또는 해외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제품 관리를 하고 있는데 지난 8월 판매된 앱솔루트 산양분유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수급문제 때문이라고 설명드린 바 있다"며 "체험단에게는 제품 샘플이나 다른 상품,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 "제품 회수는 없었으며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톱데일리는 기준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초도 물량이 어디로 갔는지 공개해 달라고 매일유업에 요청했다.

19일, 매일유업 측은 "기준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타사의 이슈가 있어서 출시한 제품에 검토가 있었던 것"이라며 "수입했던 초도물량에 대해선 반송 조치됐다"고 덧붙였다.

매일유업 산양분유는 현재 프랑스산 산양분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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