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고치 닮아가는 '리니지M'
다마고치 닮아가는 '리니지M'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9.02.22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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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미디어 컨퍼런스 'HERO(히어로)' 개최… 골자는 '자동화'
리니지 시리즈의 미래는 다마코치를 닮은 '방치형 게임'
편리함이 유저 호응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다마고치(たまごっち). 지난 1996년 출시된 가상 애완동물 육성 게임이다. 동그란 알모양의 전자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캐릭터에게 밥을 주고 훈련을 시키는 내용이 주다. 반려동물에 대한 우호도가 높았던 젊은 여성, 아이들에게 소구하면서 다마고치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리니지M' 개편안은 다마고치와 닮아 있었다. 

엔씨(NC)는 22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리니지M의 개발 방향성을 소개했다. 골자는 '무접속 플레이'와 '보이스 커맨드'였다. 게임 접속도, 조작도 최소화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시키는 개발 방향이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전무가 22일 열린 '리니지M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비전 스피치를 발표하고 있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전무가 22일 열린 '리니지M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비전 스피치를 발표하고 있다.

과거 엔씨는 자동화(오토)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규정, 유저 계정을 정지시키는 정책을 유지했다. 이는 공정 경쟁 문제 뿐 아니라 리니지에 만연해 있었던 작업장과의 전쟁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리니지M 출시 이후 엔씨의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리니지 게임 내 오토 프로그램을 긍정하는 것을 넘어, 게임 자체를 자동화하고 있다. 리니지 출시 20년, 격세지감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리마스터에 처음 적용한 게임 스트리밍 앱 예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리마스터에 처음 적용한 게임 스트리밍 앱 예티.

지난해 11월 29일 엔씨는 리니지 서비스 20주년 미디어 간담회 '온리 원(ONLY ONE)'에서 '리니지:리마스터' 주요 콘텐츠로 조작 없이도 플레이 가능한 'PSS(Play Support System, 자동사냥)과 모바일로 캐릭터 상태를 볼 수 있는 'M-Player'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 PC와 모바일의 연동을 지원하는 '예티' 앱도 곁들여진다. 

금일 밝힌 리니지M의 무접속 플레이의 개발 방향성도 위와 궤를 같이 한다. 엔씨가 꿈꾸는 리니지 시리즈의 미래는 다마고치를 닮은 '방치형 게임'임이 분명해졌다.

리니지 시리즈는 신규 유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일명 ‘고인물 게임’이다. 주 소비층은 '린저씨'로 불리는 30대 이상의 직장인. 개발 방향성은 이들의 UX(사용자경험)을 극대화시키는데 맞춰졌다. 생업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리니지 시리즈의 길고 고된 사냥과정은 걸림돌이다. 이들의 '즐겜'을 위해 엔씨는 리니지에서 '사냥'이라는 콘텐츠를 사실상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변화에 따른 콘텐츠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엔씨는 '무너지는 섬'과 '마스터 서버'를 제시했다. 

무너지는 섬은 신규 경쟁 전투 콘텐츠로 이용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장에서 생존 경쟁을 펼쳐 최후의 생존자가 돼야 한다. 

'마스터 서버'는 리니지M의 모든 서버의 이용자가 같은 시공간에서 전투를 펼칠 수 있는 전장이다. 앞서 출시됐던 '리니지 토너먼트'가 이용자들을 한 데 모아 전투를 유도할 뿐 일회성 유희에 그친데 비해 마스터 서버는 실제 사용하는 장비를 이용해 전투 결과가 본 서버에 영향을 끼치는 '진검 승부' 개념이다. 

전투는 더 어려워진다. 새로 추가되는 리니지M 오리지널 클래스 '암흑기사'는 유저에게 더 많은 전략을 강제한다. 주요 스킬은 ▲적의 HP를 식별해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는 '다크 아이' ▲상대방에게 스턴과 동시에 디버프(Debuff, 약화) 효과를 줄 수 있는 '다크 스턴' ▲상대방을 생존에 불리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커스 언데드' ▲적의 스턴 공격을 반사할 수 있는 '스턴 미러' ▲적 처치 시 HP/MP를 회복할 수 있는 '다크소울' 등이다. 암흑기사 등장에 따라 전투에는 더 많은 변수가 개입되고 이는 '전략성'으로 게임 내 녹아들 전망이다. 

여기에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을 개편, 이용자가 한 달 동안 200의 축복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정액제 상품을 추후 선보일 계획이다. 주기적으로 아이템을 소비해 축복 수치를 올리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한 달간 얼마만 지불하면 걱정 없이 캐릭터를 방치할 수 있게 됐다. 리니지M은 월정액제 게임이 됐다. 

리니지M은 월정액제 다마고치가 된걸까. 사진=일본 애니메이션 '크레용 신짱'에 등장하는 다마코치 패러디.

문제는 기존 상위권 유저들의 반발이다. 무접속‧자동사냥은 더 많은 상위레벨 캐릭터 탄생을 가속화한다. 리니지 시리즈는 상위레벨로 갈수록 필요 경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자동사냥으로 모두가 똑같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면 고수와 중수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더 쉬운 아이템 획득도 가능해진다. 아이템 공급이 늘어나면 아이템의 가치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리니지 시리즈가 현실과 금전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고려하면 시스템 변화로 자신의 자산이 훼손됐다는 유저 불만이 예상된다.   

어레인 서버에서 최초 52레벨을 달성했던 '빛'.
어레인 서버에서 최초 52레벨을 달성했던 '빛'.

편리함이 유저의 호응으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리니지 유저들은 '하드코어'한 레벨업 과정을 리니지 고유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일명 ‘노가다’를 통해 던전에서 폐관수련을 하며 강해지는 게 리니지에선 하나의 미덕으로 여겨진다. 

'리니지' 최초 50레벨 '구문룡', 최초 80레벨의 '포세이든', 리니지 2 최초의 70레벨 '아키러스' 등은 고된 레벨업을 통해 전설로 남았다. 무접속, 보이스, 자동사냥의 리니지 월드에선 칭송 받기 어려운 위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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