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아쉬운 봉사활동, '장애인은 친구가 아닙니다'
롯데쇼핑의 아쉬운 봉사활동, '장애인은 친구가 아닙니다'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9.02.22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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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롯데쇼핑은 정 반대였다. 말 한 마디로 다 된 밥에 코를 풀어버렸다.

롯데쇼핑은 22일 ‘롯데e커머스 샤롯데봉사단, 빵으로 사랑을 전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은 훈훈하다. 롯데e커머스 샤롯데봉사단이 지난 21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송파 봉사 나눔터에서 ‘사랑의 빵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는 것. 

호칭이 문제였다. “이 날 만든 모카머핀과 엔젤브레드 500여개도 송파 지역의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를 통해 송파 지역의 ‘장애우’ 분들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장애우는 얼핏 봐선 장애인을 친숙하게 부르는 말 같지만 은연중에 장애와 비장애의 우열을 조장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도 청년에게 친구소리를 들어야 한단 얘기다.

장애우라는 단어는 스스로에게, 1인칭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의존적 단어다. 본인을 ‘직장인’이 아닌 ‘직장우’라고 부르는 경우는 없다. 오로지 타인에게 불림당하기 위한 용어가 바로 장애우다.

한 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중심으로 장애우(障碍友)라는 용어를 쓰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정작 장애인들이 거부하는 상황이다. 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인들이 장애우라는 용어를 장애인보다 더 싫어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악의를 담아 ‘장애우’라는 표현을 썼다고 보긴 어렵다. 장애인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은 의도였을 거라 짐작된다. 현재도 장애우가 각종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회사 측도 오용(誤用) 했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롯데쯤 되는 회사가 이런 실수를 범한다는 건 애교로 넘어가기 어렵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단어 하나에 봉사활동의 진실성이 훼손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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