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갑질,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 우려
시몬스 갑질,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 우려
  • 연진우 기자
  • 승인 2019.03.27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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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일방적 계약해지, 거리로 내몰린 대리점주

 

25일 서울강남구 시몬스영업본부앞에서 대리점들이 시위를 펼치고 있다.이들은 '갑질공장'이라 외치며, 회사측의 불공정계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5일 서울강남구 시몬스영업본부앞에서 대리점들이 시위를 펼치고 있다. '갑질공장'이라 외치며, 회사측의 불공정계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톱데일리 연진우] 정부의 무관심속에 다시 한번 시몬스 대리점주들이 거리로 나왔다

"시몬스 본사측과 대화라도 하게 해달라." 시몬스 대리점주들이 외치는 목소리다.

지난 26일 시몬스 대리점주 20여명이 다시 강남구 삼성동 시몬스 영업본부를 찾았다. 지난해 12월 시몬스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한지 약 100여일만이다.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를 이용해 국내 생산 후, 백화점 등 직영매장과 온라인판매, 대리점판매 등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 날 모인 대리점주들은 작년 말 갑작스런 시몬스 본사 측의 일방적인 마진 축소통보에 응하지 않다가 하루아침에 계약해지된 사람들이다. 또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시몬스측의 불공정한 조건에 동의했던 대리점주들도 그 후, 생계가 위협받자 다시 거리로 나왔다.

◆대리점은 팔아도 손해! 시몬스측 일방적 마진 삭감

시몬스 대리점주 14명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몬스 갑질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작년 10월, 시몬스 본사로부터 '기존 40%의 절반도 안되는 12~13%의 마진으로 계약을 하거나 아니면 계약을 해지할 것'을 통보 받았다.

통상 가구대리점은 매장규모 때문에 임대료비용이 커 매출의 20%가량 임대료와 인건비로 나간다는 것이 점주들의 설명이다. 즉, 12~13%의 마진은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문제는 대리점의 생존과 직결된 계약 조건 변경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다.

회사측이 내민 계약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자, 10년 넘게 시몬스대리점을 해 온 최원혁씨는 결국 대리점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최 씨는 "시몬스 본사측은 매장을 넓히면 사전DC(할인)를 해준다고 해 대리점들이 투자를 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중단했으며, 장려금 또한 중단해 23%의 마진이 줄었다"며 "기존 계약조건에서도 임대료와 직원인건비를 빼면 10%정도 남았는데, 회사측 조건으로는 오히려 팔아도 손해보는 지경"이라고 시몬스의 횡포를 지적했다.

또 다른 점주 A씨는 "불과 3일 시간을 주고 수용여부를 결정하라 해 머뭇거리다 바로 계약해지가 됐다. 결정을 못했다고 바로 계약해지할 줄은 몰랐으며 결국 대리점을 모두 죽이기 위해 만든 계약조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B점주는 일방적으로 계약이 해지된 상태로 매달 500만원 이상의 임대료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 돈 한푼 가져다 주기는 커녕, 대출도 한도가 꽉찼다. "어차피 계약을 해도 손해를 보고, 해지되도 손해보는 거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대리점주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최 씨는 시위 주동으로 미운털이 박혀, 최근에는 시몬스 본사로부터 10년 넘게 걸려있던 간판을 떼지 않았다고 1000만원의 민사소송까지 당했다. 무슨 이유로 이런 소송을 자신에게만 거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시몬스측은 대리점들의 절규를 소송으로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 회사측 조건을 수용해도 폐업위기, 과도한 가격인상이 문제

또 다른 대리점주 B씨는 어쩔 수 없이 회사측이 내민 조건에 동의했다가 역시 거리로 나앉게 된 신세다.

몇 년 동안 해온 사업인데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데 불행은 그때 부터였다.

"계약연장 후에 가격인상이 있었는데, 매출이 1/3 토막 났어요, 소비자들도 대리점에서 구경만 하고 구매는 온라인이나 홈쇼핑에서 하기 때문에 문을 닫을 위기입니다." 회사 측이 제품가격을 최근 급격하게 올려 매출이 뚝 떨어졌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회사측이 내건 조건에 대리점 연장계약을 체결하자마자, 인기품목인 '한혜진 메트리스'는 319만원에서 404만원으로, 화장대의 경우 70만원짜리가 109만원으로 무려 55% 인상됐다.

한달에 1억정도 매출을 올리던 대리점주 C씨는 "매출이 지금 3000만원 안팎으로 급감했는데, 13%의 마진으로는 임대료도 못 낼 형편"이라고 말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본사측은 홈쇼핑과 온라인 판매시, 쿠폰이나 가격할인을 하고 있어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점주들의 이야기다.대리점 공급가보다 온라인에서는 더 싸게 팔기 때문에 대리점은 고사위기라고 일부 점주들은 성토했다.

또 다른 대리점주 D씨는 "재산을 모두 털어 시몬스 대리점을 연지 6개월밖에 안됐는데, 1년도 안돼 본사가 마진을 낮춰 재계약을 요구하는 바람에 도장은 찍었지만, 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한탄했다.

D씨는 상가 임대료뿐만 아니라 약 7000만원 정도 인테리어비용을 들였는데, 이 또한 모두 날릴 위기이다. "지금은 대리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계약 동의를 안하면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 뿐 만아니라, 회사가 오히려 저에게 위약금을 물라고 할 것"이라며 회사의 보복을 걱정했다.

◆ "결국 본사는 대리점이 없어지는 것을 바라"

지방의 또 다른 대리점주 E씨는 본사 갑질에 항의하자 이제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고사작전이 시작됐다고 하소연했다.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러면 대리점들이 설 곳이 없어진다.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홈쇼핑에 영업을 집중하는데 누가 대리점을 찾겠느냐"며 대리점은 모두 망할 수 밖에 없다며 울먹였다.

E씨는 "시몬스가 유명하지 않을 때부터 대리점을 해왔고 나름 상권을 확보하니까 지금은 직영점을 밀고 들어와 쫓겨날 처지가 됐다"며 "회사측은 대리점을 모두 없애려는 것이 아니면 이런 계약조건을 내밀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대리점주들은 한결같이 회사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시위를 벌인 이날도 회사측과 대화를 요구했지만, 회사직원들은 모두 자리를 피했다.

대리점주들은 작년 10월 회사측이 내민 계약조건에 대해 어떤 협의과정도 없었던 점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점주들이 공정위에 신고하고 시위를 할 작년 말에는 본사측이 그나마 대화를 하려는 척 하더니 지금은 아예 무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때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상조위원장 출범2년을 맞아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관행이 크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 체감도는 높지 않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대책과 대기업의 갑질을 감시할 것을 천명했지만, 시몬스대리점주들의 신고에 대한 조사는 100일 넘게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한 상태다.  오히려 공정위 측은 대리점주들이 피해본 내역 등 계속 자료제출요구만 하고 있다며 대리점주들은 허탈했다.

시몬스의 갑질은 공정위의 도마에 자주 오르내렸다. 지난 2009년에는 형제회사인 에이스침대와 합의하여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모니터하다 불공정거래행위로 적발돼 1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또 지난 2013년말에도 대리점관련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대리점관련 문제로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 대리점법 시행전 계약요건 개악(改惡) 의혹

올해 초 많은 대리점의 염원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 법은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즉, 시몬스측의 일방적인 거래조건 변경이 올해 초 진행됐다면 법위반인 셈이다. 그러나 시행직전인 작년 말 아주 긴급히 이뤄진 것으로 볼 때, 대리점법을 비웃는 일을 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임원은 "대리점법 시행이전에 여러 기업들이 계약조건을 서둘러 변경한 바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법이 무용지물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리점법만 조금 빨리 시행됐더라면 시몬스의 일방적인 계약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동주 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회사측의 정책변경을 대리점주들이 거절할 권한이 없다면서 피해를 입은 대리점들은 관련법도 잘 몰라 단체를 만들거나 힘을 빌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법이나 관계당국에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에이스침대의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아들인 안성호, 안정호 사장이 각각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안 회장 역시 미국 썰타침대와 국내 판권 협약을 맺고 침대사업을 펼치고 있어 국내 침대시장을 안 회장 일가가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시몬스의 지분100%를 가지고 있는 안정호사장은 지난 2016년 100억원을 배당으로 받아갔다. 또 최근 서울경찰청은 안정호 시몬스사장이 딸의 보모비용을 회사돈으로 지급한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시몬스사태가 사회적문제를 촉발시켰던 제2의 남양유업사태가 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감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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