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 끝 향한 SI기업, 내심 찔리는 대기업 집단
공정위 칼 끝 향한 SI기업, 내심 찔리는 대기업 집단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5.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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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내부거래 비중·사유, 보안성·긴급성 등 조사
삼성SDS, 롯데정보통신, 현대오토에버, LG CNS 등 높은 비율 유지 중
버티다 지분 팔면 끝…"총수일가 비주력 계열사 지분 정리" 촉구 이유
삼성SDS 잠심 캠퍼스.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삼성SDS 잠실 캠퍼스.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김상조 위원장이 밝힌 일감몰아주기 해소 노력 촉구 발언 후 후속 조치로 대기업 집단의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구축)기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음을 인정했다.

지난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와 독립 SI기업의 내부거래 비중과 수의계약 비중, 내부거래 사유, 보안성·긴급성 거래 대표사례 등을 조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기업 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꾸준히 높은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LG CNS, 롯데정보통신 등이 주요 대상으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삼성SDS는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3조63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삼성SDS 매출액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5조837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율이 전체 매출의 71.4%다. 2017년 88.3%에서 다소 낮아졌다.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액이 3525억원으로 전체 매출 6912억원의 50.9%를 차지한다. 2017년 계열사간 거래를 통한 매출액은 593억원으로 전체 매출 1232억원의 48.1%에 해당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에 노트북 등 전산장비 양도를 통해 332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LG CNS 또한 2018년 기준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와 ‘IT 시스템 통합·관리 및 컨설팅서비스’를 거래해 1조7001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2017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84.3%, LG CNS는 57.2%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외 신세계그룹의 신세계I&C는 지난해 1979억원(52.9%), GS그룹의 GS ITM는 2017년 기준 1267억원(63.3%)규모의 내부거래를 가졌으며 CJ그룹의 CJ올리브네트웍스는 3283억원(18.0%)을 기록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은 내부거래를 행하는 이유로 그룹 차원의 ‘보안성’과 ‘효율성’을 들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보안이 필요한 자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그룹 계열사를 통해 관리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 공정거래법 또한 보안성과 효율성, 긴급성 등의 사유가 인정되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주도록 돼있다.

하지만 SK그룹의 경우 SK C&C를 지주사로 편입했으며 한화그룹은 한화S&C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이미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한 그룹이 있어 보안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들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SI업체의 내부거래가 대부분 수의계약과 지명입찰 등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불러올만한 관행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톱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SI기업의 경우 보안을 담당하다 보니 외부로 주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미 다른 회사에 그러한 업무를 맡기고 있으며 보안성도 계약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SI기업에도 경쟁논리를 적용해 과도한 수직 계열화와 내부거래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불공정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SI업체들의 지분 구조가 비록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해당하지 않지만 내부거래 관행이 결국 총수일가 사익에 기여하는 점도 문제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2015년 매입한 판토스 지분을 일감몰아주기 의혹에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매각해 500여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티다 필요시 사용하면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했다며 좋게 평가된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이 총수일가의 비주력 계열사 지분 처분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다.

권 국장은 "SI기업들이 손쉽게 일감을 받아 순식간에 성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한 이익은 결국 총수일가로 향하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상승한 지분을 총수일가가 매각하면 남아 있는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 국장은 "김상조號가 출범하고 지주회사 수익 구조 등 실태조사를 했지만 사실 공시 자료나 세간의 예상과 크게 다른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고 이번 SI기업 조사도 큰 기대를 가지기 힘들다"며 "대기업 집단 총수일가가 부담을 느껴 지분 정리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이왕 조사를 한다면 불공정 관행에 대한 제대로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강한 처벌로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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