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초리는 없다”...부모 체벌 금지 사회적 논의 시작
“좋은 회초리는 없다”...부모 체벌 금지 사회적 논의 시작
  • 이서영 기자
  • 승인 2019.06.07 14:3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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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체벌 금지 시민 의견 각양각색
전문가 아동학대 인식변화 이끌어야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잖아. 체벌도 어찌할 수 없지 않나?”(80대 남성)

“요새는 교사도 학생을 때릴 수 없는데 부모도 못하면 애들이 잘 클까요?”(60대 여성)

“체벌은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금지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20대 여성)

“저는 어렸을 때 맞으면서 커서, 체벌 수위가 낮다면 괜찮지 않을까요?”(20대 남성)

“체벌 금지의 명확한 기준이 있나요? 법으로 금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요.”(30대 남성)

“체벌이 금지되면 좋겠네요. 그런데 가능할까요.”(40대 여성)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잖아요. 체벌이 금지되면 좋죠.”(30대 여성)

“때리는 건 쫌 그렇지. 때리지 않고 훈육을 해야지.”(50대 남성)

“체벌 금지에 동의해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40대 남성)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아동의 행복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정부가 최근 ‘부모의 자녀 징계권’을 없애는 작업에 돌입했다.

‘부모가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현행 민법을 개정해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자녀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면서, ‘부모의 징계권’과 ‘자녀의 안전권’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 부모 체벌 금지 법...시민 의견 찬반 엇갈려

부모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훈육을 위한 체벌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어떠한 이유에서도 체벌은 금지돼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섰다.

일부 시민은 부모의 자식에 대한 체벌이 필요한 이유로 교육적인 측면과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시했다.

김모씨(60·여·동작구 신대방동)는 “요새는 선생님들도 못 때리지 않느냐”며 “부모마저 교육을 위해서 체벌을 못하면 애들이 잘 클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조모씨(80·택시기사)도 “법은 멀고 주먹을 가깝다는 말이 있다”며 “스트레스는 순간에 일어나는 거니까 체벌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수위와 강도를 구분할 수 있다면 체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손예지씨(24·여·용산구)는 “부모가 체벌을 하는 건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걸 법으로 금지하는 건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유성씨(20·종로구 연건동)는 “저는 어렸을 때 맞으면서 커서 체벌의 수위가 낮다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반문했고 김모씨(32·동작구 신대방동)도 “체벌을 금지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느냐. 막 때리는 게 아닌 이상 체벌 자체를 금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체벌은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박모씨(30·여·강동구 길동)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느냐. 체벌이 (법으로) 금지되면 당연히 좋은 것”이라고 했고, 이모씨(50)도 “때리는 건 좀 그렇지. 때리지 말고 훈육을 해야지”라고 했다.

최영곤씨(49·군포시 산본동)는 “체벌 금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항상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10대들도 부모의 체벌 금지에 대한 찬반 견해가 갈렸다.

백모양(15·광진구 자양동)은 “부모의 체벌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고, 김모군(16·광진구 구의동)도 “저야 부모님과 그런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게 되는 게 좋다”라고 했다.

반면, 이모군(가명·18·강동구 상일동)은 “체벌의 정도가 어떤지에 따라 다르다. 꿀밤 때리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부모의 징계권 vs 아동의 안전권,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1차 아동학대 예방 포럼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부모의 징계권 vs 아동의 안전권,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1차 아동학대 예방 포럼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 “좋은 회초리 없다”...아동 학대 인식변화 필요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부모의 징계권 vs 아동의 안전권,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1차 아동학대 예방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부모의 체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좋은 회초리는 없다”며 “법을 개정하면서 체벌에 대한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예외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예외의 허용은 아동학대의 기로에 서있는 부모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법과 제도가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안준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처음부터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부모는 없다”며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체벌에서 학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부모의 징계권 삭제에 동의하지만, 체벌 금지를 조항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강동욱 동국대 법학대학 교수는 “징계권 폐지가 되는 것이 맞지만, 민법에 체벌 금지 조항이 들어갈 경우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훈육 방법을 제시해 부모 교육으로 아동학대를 방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민법에 체벌 금지 조항을 넣었을 때, 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주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은 “현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는 문제”라며 “기준이 확실해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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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모 2019-06-08 13:40:19
부모 체벌에 대한 나의 의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기사네요^^

YK 2019-06-07 16:14:43
다양한 의견들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런 사회적 논의가 더 활발해지길 바랍니다 :)

조웅이 2019-06-07 14:54:11
시민들의 의견을 담아서 써주셔서 재밌게읽었습니다 좋은기사

왕서방 2019-06-07 14:45:43
맞아요 좋은 회초리는 없어요 좋은 기사 이 기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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